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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170cm, 48kg.. 객실 승무원이 살찌면 탑승 불가라는데 사실인가요?

by와이클릭

단아한 유니폼과 날씬한 몸매, 단정하게 묶어 올린 머리. 승무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입니다. 기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지만, 비행기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 또한 승무원의 임무이죠.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에서 뚱뚱한 승무원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심지어 뚱뚱한 승무원은 안전상의 이유로 비행기에 탑승조차 못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왜일까요?

얼마 전 중국의 한 항공사에서 소속 승무원이 사내 적정 기준 몸무게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비행을 금지해 논란이 된 적이 있죠. 이 승무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비행기 탑승 전 실시한 체중 측정에서 평균 이상 값이 나와 탑승 금지 조치를 당했다”라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평균’이란 항공사 자체적으로 만든 기준을 뜻합니다.

해당 항공사는 논란이 거세지자 “만약 승무원의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간다면 응급상황 시 위기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법적으로 승무원들의 체중을 평가하는 기준이 있기도 하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이 ‘법적인 수준’으로는 72kg을 초과하지 않으면 긴급 상황 대처 시 문제 될 것이 없는데 그에 반해 항공사의 규제는 너무 심하다는 것이 또 다른 승무원의 견해입니다. 또한 이 문제의 항공사는, “대다수의 승무원은 표준 체중 범위 내에 속하며, 우리 항공사는 외적으로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길 희망한다.”라며 오히려 더 심한 논란을 야기할 만한 답변을 내놓았네요.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에어인디아에서도 표준보다 체중이 기준보다 많이 나가는 승무원에게 비행기 탑승 금지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항공사 측은 "기준에 맞는 몸무게의 승무원이 위급 상황에서 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사내 기준 체중 이상의 몸무게를 가진 승무원 125명을 영구히 비행 업무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연히 승무원들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었겠죠.

유니폼을 일부러 타이트하게 제작해 만약 입지 못하면 탑승이 안 되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한 항공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요, 직접적으로 체중 측정을 하지는 않지만 타이트한 유니폼을 통해 암묵적인 압박을 넣고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 역시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대한항공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일어났다는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되었죠. 전 대한항공 승무원 A 씨는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승무원에게 못생기거나 뚱뚱하다는 이유로 시말서를 쓰게 하는 문화가 존재한다.”고 답했습니다. 단지 ‘눈에 거슬리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심지어 전년 혹은 전 분기 대비 몸무게가 일정량 이상 증가하면 경고장을 받기도 한다고 합니다. 중국이나 인도처럼 탑승 금지를 하지는 않지만 애초에 몸무게를 날씬하게 유지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무언의 압박’을 행사하는 것이죠.

국내 항공사 역시 중국이나 인도와 같이 자체 ‘몸무게 기준표’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 표를 살펴보면 여성 기준 신장이 170일 경우 표준 체중은 48.2~56.2kg으로 이 이상일 경우 ‘초과체중’으로 분류됩니다. 실제 우리나라 여성 기준 키 170일 경우 정상 몸무게 상한은 63.5kg 정도라고 하니 이 숫자보다 훨씬 아래에 있는 수준이죠.

이 알 수 없는 기준이 정말 비행기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몸무게뿐만 아니라 외모적인 부분에서도 차별과 질타를 받아야 하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사내 정책이 존재한다는 것은 정말 충격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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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 세계의 모든 항공사가 이와 같은 기준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유럽이나 미국 항공사의 경우 나이나 헤어스타일, 체중 등 신체조건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 국적의 항공사를 이용해 보면 다양한 체형의, 그리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올림머리가 아닌 다양한 헤어스타일의 승무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나이대 또한 다양하여 노련한 서비스로 오히려 더 친근감과 편안한 이미지를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전이 가장 중요한 비행기에서 어느 정도의 규율과 기준이 존재하는 것은 납득할 만하지만, 승무원의 몸무게로 인해 비행기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항공사들의 다소 지나친 규정은 그저 승객의 눈 호강과 기업 이미지를 위해 실시하는 외모 평가로밖에 보이지 않는데요, 이를 보는 이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인종과 나라에 따라 평균 신장과 키가 다른 만큼 그에 맞는 기준치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인권 침해 수준의 상식을 뛰어넘는 사규가 필요한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