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차림과 사고방식, 단순성에 매료되다

[라이프]by 예스24 채널예스
옷차림과 사고방식, 단순성에 매료되다

출처_애플사 공식 홈페이지

외형적인 모습은 그 사람에게 지위를 하사하고, 위상을 가늠하게 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최고경영자(CEO) 외형을 떠올려 보면 우리 눈앞에 펼쳐진 이미지는 신뢰감을 주는 정돈된 느낌의 클래식 슈트, 흰 와이셔츠, 커프스 버튼 그 아래 손목 시계, 사각테의 안경 등 일련의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정제된 슈트를 스탠다드로 차려입은 젠틀맨이 곧 성공한 기업가는 아니다. 나는 지금 성공한 기업가를 떠올리며 무수하게 지나가는 기억의 편린들을 보기 좋게 탈피한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같은 옷만 입는다? 당신은 이 말에 동의하는가. 성공한 사람이 화려한 옷차림 대신 같은 옷을 옷장에 쌓아놓고 있다면, 쉬이 납득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실제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가들 중 몇몇은 그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갖고 있다. 시그니처 스타일이란 시그니처(Signature, 서명) 즉 그 사람의 심벌과도 같은 패션을 말한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애플 사의 창업자였던 고(故)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로 유명한 마크 저커버그, 샤넬의 부흥을 이끈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시그니처 패션의 대표 주자들이다.

 

스티브 잡스는 이세이 미야케가 디자인한 심플한 기본 블랙 터틀넥에 리바이스 청바지를 매치하고 뉴밸런스 992 운동화를 즐겨 신었다. 페이스북 CEO이자 젊은 사업가인 마크 저커버그는 옷장 속에 회색 티셔츠가 20벌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회색티 마니아’로 정평이 났다. 샤넬의 부흥을 이끈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백발 꽁지머리에 블랙 선글라스, 근사한 블랙 턱시도의 조합을 선호했는데 이것이 그의 정체성이 됐다. 그 외에도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쇼핑을 기피하는 전형적인 남자의 유형으로, 옷을 고르는 일에 대해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맘에 드는 셔츠를 발견하면 여러 벌 사다가 낡아서 못 입게 될 때까지 입고 또 입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같은 옷을 입는 것일까. ‘옷차림 매뉴얼’을 그들의 천재성과 등치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천재들은 보통 질서가 회복된 단순성을 선호하는데 옷을 입는 습관 역시 '단순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저커버그의 회색 반팔 티셔츠에 대한 애정은 거의 끔찍스러울 정도로 보인다. 그는 자신이 같은 옷만 입는 이유에 대해 "내가 페이스북에 기여한 일 중 하나는 마크가 똑같아 보이는 티셔츠를 여러벌 갖고 있다고 사람들에게 알린 점"이라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일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옷을 매치해서 입는 일이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뿐이다. 나는 내 모든 에너지를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데 쏟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즉 '효용의 극대화'의 원칙에 따라 옷을 선택했다는 것. 옷을 고르는 데 시간을 간소화하는 만큼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있다는 단순한 논리다.

 

이와 비슷하게 스티브 잡스가 같은 옷만 입는 이유에 대한 힌트는 ‘스티브 잡스’ 전기에서 엿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 전기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한 스티브 잡스는 소니사 직원들이 유니폼을 입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하고 모리타 아키오 당시 소니 사장에게 이유를 물었다. 모리타 사장은 “사원들에게 유니폼을 제공했는데, 이것이 나중에는 소니의 특징으로 발전했고 서로 단결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소니의 유니폼은 유명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가 만든 것이었다. 소니의 유니폼에 깊은 인상을 받은 잡스는 미야케를 만나 애플 직원들을 위한 디자인을 부탁했고, 잡스는 이런 과정을 거쳐 이세이 미야케와 친구가 됐다.

 

"스티브 잡스 본인으로부터 뉴욕 이세이 미야케 사무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잡스는 검정색 긴팔의 터틀넥을 수백벌 사고싶다고 말했다. 사무실에서는 '이제 더 이상 같은 옷은 만들어지지 않으니 수백 벌을 주문하는 것이라면 새로 들어 줄 수 있다'고 대답을 했다. 하지만 잡스는 지금 가지고 있는 터틀넥의 색감, 촉감, 특히 소매를 걷어 올렸을 때의 감각이 마음에 들어 완전히 동일한 제품이 아니면 싫다고 말했다" - 책 『模倣される日本(にっぽん)』내용 中

 

이세이 미야케와 잡스 두 사람은 편의성이나 스타일 측면에서 잡스가 자신만의 유니폼을 입는 것이 좋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검은 터틀넥'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잡스의 검은 터틀넥과 청바지의 조합, 이 실용적인 옷차림이 즉 ‘단순함’을 지향하는 그의 디자인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실제 미국 시간관리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리브카 캐롤린은 '천재들이 같은 옷만 입는 이유'에 대해 "천재들은 옷을 쇼핑하고 골라 입는 일 대신 그 시간과 에너지를 다른데 쏟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공한 사람들은 '단순성', '편의성', '집중성'을 선호한다. 똑같은 옷은 입기 용이하면서도 집중성과 단결성을 높여주는데 일정 부분 기여한다는 것이다.

 

매일 아침, 옷장 앞에서 “오늘 뭐 입지?”를 고민하는 일은 하루 일과 중 꽤나 큰 에너지를 소비한다. 몇 번씩 창조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선택을 하나라도 줄이는 '천재들의 옷차림 법칙'에 동조를 표할 것이다. '단순성'과 '편의성'을 추구하고 싶다면 당신만의 시그니처 스타일부터 만들어라. 자신에게 어울리는 컬러나 아이템을 몇 가지 추리고 옷장을 최대한 가볍게 비울 것. 옷장을 비우는, 단순성의 법칙 끝에는 어쩌면 성공의 모습이 도출되어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글 | 박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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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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