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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전쟁과 환란도 피할 수 있는
십승지 '단양 정감록' 체험마을

by연합뉴스

혼잡한 봄꽃놀이 피하고 싶다면 '굿'…대중교통으로도 편히 다닐 수 있는 여행지

전쟁과 환란도 피할 수 있는 십승지

천태종 본산인 구인사는 소백산 골골마다 사찰이 자리 잡고 있어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성연재 기자)

지겹도록 긴 겨울 추위 끝에 매화가 꽃망울을 탁 터뜨렸다.

 

너도 나도 멀리 남쪽까지 봄꽃놀이를 나설 때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주차장은 부족하고 바가지 요금이 남아 있는 곳도 있다. 불만이다.

 

이럴 땐 아직은 조금 실감이 덜한 봄꽃놀이를 미뤄두고 덜 붐비는 여행지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정감록(鄭鑑錄)이 예언한 십승지(十勝地) 마을 같은 곳 말이다.

전쟁과 환란도 피할 수 있는 십승지

깔끔한 시설을 자랑하는 정감록 체험마을. 무엇보다 예약이 자유롭다.(성연재 기자)

조선시대 이래 민간에 널리 유포된 예언서인 정감록에서 전쟁이나 환란이 오더라도 피할 수 있는 10여 곳을 십승지 마을이라 칭했다.

 

승지란 경치가 좋은 곳을 뜻했지만 외떨어진 오지에 있어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곳을 의미하기도 한다.

 

십승지는 백두대간 자락의 봉화, 영주, 단양 등 전국의 오지 10여 곳을 이른다.

 

정감록에 기록된 곳이 '맞다', '아니다' 설왕설래하긴 하지만 충북 단양의 정감록 체험마을은 십승지의 지리 유형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단양군은 영춘면 일대 임야 189ha에 165억원을 들여 지난해 소백산 자연휴양림 문을 열었다.

 

정감록 명당 체험마을과 자연휴양림, 화전민촌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정감록 명당 체험마을은 2만6천여㎡에 체험관 1동과 산림공원, 숙박시설인 숲 속의 집 15채(53∼146㎡), 공공편의시설, 체험관 등이 들어서 있다.

전쟁과 환란도 피할 수 있는 십승지

소백산 자연휴양림 내부 화전민촌.(성연재 기자)

십승지는 백두대간 산맥이 가운데로 가로지르면서 가파른 협곡을 끼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오지라는 뜻이다.

 

숲 속의 집은 건강에 좋은 편백으로 지어졌다. 50∼81㎡ 크기인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치유할 수 있도록 푸른 숲을 바라보도록 자연친화형태로 만들어졌다.

 

인근에 소백산자락길 6구간 등이 조성돼 산림욕과 숲 속 트레킹을 통해 산책과 체력단련도 가능하다.

전쟁과 환란도 피할 수 있는 십승지

화전민촌에서 풍로를 체험해보는 어린이들.(성연재 기자)

체험마을은 숙소로서도 훌륭하다.

 

최근에 지어진 시설답게 넉넉한 구조와 깔끔한 시설을 자랑한다.

 

정감록 체험마을에 머문 뒤 화전민촌 등을 살펴보는 일정을 권한다.

 

이곳으로부터 10km가량 떨어진 곳에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 사찰이 있다.

 

바로 구인사다. 일단 규모 면에서 타 사찰을 압도한다.

 

주차장에서 가장 높은 곳까지 1.5km 구간에 걸쳐 50여 채의 전각이 나뉘어 있다. 가장 높은 것은 7층에 이른다.

 

가장 위에 자리 잡은 대조사전(大祖師殿)은 엘리베이터를 타고서야 올라갈 수 있다.

 

6층에 내리면 대조사전이 왼편에 보이고 오른편으로는 다른 사찰들이 아래 쪽으로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은은한 황금 기와가 인상적인데, 그 앞에는 광장처럼 넓은 공간이 있어 법회를 열기에도 좋아 보인다.

전쟁과 환란도 피할 수 있는 십승지

산문 나서는 스님.(성연재 기자)

구인사 인근에는 국내 유일의 고구려 테마파크 온달관광지가 자리잡고 있다.

 

1995년 영춘면 하리 일원에 조성된 이곳은 온달드라마세트장과 온달동굴, 온달산성, 온달 전시관 등 고구려 문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시설물이 들어서 있다.

 

덕분에 연개소문을 비롯해 태왕사신기, 천추태후, 정도전 등 수많은 사극 촬영지로 활용되기도 했다.

 

1만8천㎡에 궁궐, 후궁, 주택 등 고구려 시대 50여 채의 건물과 저잣거리 등 당시 모습이 고스란히 재현돼 있다.

전쟁과 환란도 피할 수 있는 십승지

기막힌 전망을 보여주는 온달산성.(연합뉴스 자료 사진)

지척의 온달산성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온달산성은 고구려 평원왕(平原王) 시대 신라군의 침입에 대비해 세운 성이다. 사위 온달이 성을 쌓고 싸우다가 전사했다는 전설이 있다. 둘레는 683m에 달하며 6∼10m 높이로 쌓았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온달산성의 의미를 남다르게 봤다.

 

유 청장은 이 산성이 온달이 당시에 활약했던 당시보다 후대인 임진왜란에 더 잘 활용된 것으로 해석했다.

 

산성은 적이 오는 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했기 때문에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해야 했다. 그래서 온달산성도 기막힌 전망을 자랑한다.

 

이밖에도 온달관광지의 매력적인 곳들이 여러 곳 있지만 온달과 평강공주의 로맨스를 스토리텔링한 '온달 평안 로맨스 길'을 빼놓을 수는 없다.

 

단양군 가곡면의 보발재에서 시작, 소백산 화전체험 숲길과 방터를 거처 온달산성, 온달관광지, 영춘면사무소로 이어지는 13.8km(4시간 소요) 구간이다.

근처 맛집

전쟁과 환란도 피할 수 있는 십승지

깔끔한 맛을 주는 산채비빔밥 정식.(성연재 기자)

먹거리를 챙기러 멀리 갈 것 없다. 구인사로 올라가는 것만 해도 가볍게 트레킹 한 느낌이 든다. 내려오면 산채비빔밥을 내놓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아무 곳이나 들어가 산채비빔밥 정식을 시키든지 아니면 한 단계 위 메뉴를 시켜도 좋다. 따로 묵무침을 시키는 건 선택이다. 1인당 1만원가량 든다. 지역 특산 막걸리를 곁들여도 좋다.

 

가는 길

전쟁과 환란도 피할 수 있는 십승지

구인사 구내에 있는 버스정류장.(성연재 기자)

구인사는 자가용을 타고 가는 것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더 편리하다. 동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일주문을 지나 가파른 언덕길 한가운데 내려주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걸어 올라가면 절 한가운데에 다다른다. 동서울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마다 모두 12대의 버스가 운행된다. 성인 1만6천700원.

전쟁과 환란도 피할 수 있는 십승지

구인사에서 정감록 체험마을까지는 5km 남짓이다. 온달산성 등 주요 관광지도 지척이다.(성연재 기자)

구인사를 둘러본 뒤 숙소인 정감록 체험마을까지 택시로 간다 해도 1만원 미만이다. 온달산성 등 주요 관광지도 모두 가까워서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다.

(단양=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polpo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