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어 굽는 냄새 '솔솔'… 김포 덕포진·대명포구 나들이

[여행]by 연합뉴스

신미·병인양요 벌어진 강화해협, 강산 어우러진 평화누리길 가을풍경도 손짓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에 갯내음 물씬 풍기는 포구가 있다.


바로 경기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의 대곶포구다.


서울 시내에서 최근 잘 뚫린 48번 국도를 따라 한 시간을 달리다 보면 대명포구에 닿는다.


그러나 우선 대명포구를 알리는 입간판을 무시하고 먼저 덕포진(德浦鎭)으로 발길을 돌렸다.


사적 292호인 덕포진은 한양으로 통하는 바닷길의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인천시 강화도와 마주 보고 있는 강화해협 가운데서도 폭이 가장 좁은 곳이다.

전어 굽는 냄새 '솔솔'… 김포 덕포

초가을 덕포진을 찾은 남성이 잣나무 숲속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성연재)

프랑스 군함을 맞아 벌인 병인양요(1866년)와 미군 군함과 맞서 수많은 희생자를 냈던 신미양요(1871년)의 배경지다.


병인양요는 조선이 1866년(고종 3년) 천주교 신자 수천 명을 처형하는 등 박해를 하자 프랑스군이 프랑스군 함대가 1천여명의 병력으로 강화도를 침략해 강화도 외규장각 도서 등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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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전투현장이었지만 지금은 잘 정비된 덕포진(성연재)

신미양요는 1871년(고종 8년) 미국 군함이 강화도에 쳐들어와 일어났다.


5년 전인 1866년(고종 3년) 미국 상선 제너럴셔먼호가 대동강에서 군과 민의 공격으로 불타버리자 이를 문제 삼아 미군 함대가 급파되면서 일어났다.


미군 함대는 강화해협 측량을 한다며 강화해협으로 들어섰고 이때 서로 간에 맹렬한 포격전이 벌어졌다.


미군은 강화군 길상면의 초지진에 상륙했고 이 과정에서 아군 53명이 전사하고 미군도 3명이 전사하고 10여명이 다치는 등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지금은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역사를 뒤로 한 채 잘 정비돼 알음알음 찾아오는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어 굽는 냄새 '솔솔'… 김포 덕포

해협에 쳐진 철책선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평화누리길이 잘 조성돼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성연재)

무엇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덕분에 너무나 고즈넉하다.


두 양요가 벌어졌던 강화해협은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 잔디 옷을 입은 덕포진 뒤로는 잣나무 숲이 이따금 부는 바람에 조용한 노래로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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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누리1길(김포시 홈페이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해안가에 대명항과 문수산성 남문 사이 16.6㎞ 구간에 평화누리길이 조성돼 있다.


일단 철책선이 약간의 긴장을 불러일으키지만 '강변 트레킹'이라 불릴 정도로 강과 산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길이다.


길 한가운데쯤 덕포진이 자리 잡고 있는데, 도보여행 길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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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잡이 어선들로 분주한 대명포구 (성연재)

덕포진 인근 승용차로 5분 정도 거리에 김포의 대표적인 포구인 대명포구가 있다.


꽃게를 비롯해 대하, 망둥어, 주꾸미 등 각종 신선한 해산물과 김장용 새우젓·멸치젓 등을 살 수 있다.


포구에서는 갓 잡은 해산물을 싣고 내리는 모습이 부산스럽기 짝이 없었다. 재미있는 것인 이 와중에 부부 낚시꾼들이 망둥어를 잡기 위해 낚싯대를 펼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부산스레 오가는 어부들은 아랑곳없이 포구 한쪽에 자리 잡아 낚싯대를 펼친 중년 부부들은 곧잘 망둥어의 입질을 받고 환호성을 질렀다.

전어 굽는 냄새 '솔솔'… 김포 덕포

잘 관리된 젓갈시장이 인상적인 대명포구 (성연재)

포구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는 젓갈 시장은 현대식으로 잘 정비돼 있었다.


특히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투명 창 내부에 보관돼 있어 젓갈이 위생적으로 관리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입의 젓갈 판매장에서 아주머니가 건네준 해삼 젓갈을 맛봤는데, 바다 내음이 입안에서 확 퍼졌다.

전어 굽는 냄새 '솔솔'… 김포 덕포

대명포구 뒤편에 마련된 함상 공원에는 퇴역한 LST를 볼 수 있다(성연재)

국내산과 러시아산, 미국산, 중국산 등 원산지 표기가 잘 돼 있는 점이 새삼 인상 깊게 느껴진다.


대명포구 앞쪽에 줄지어 서 있는 횟집 한군데를 찾았더니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 굽는 냄새가 그득하다.


가을 전어 회는 3만원, 구이는 2만원이라 했다.

전어 굽는 냄새 '솔솔'… 김포 덕포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올까. 전어구이 (성연재)

(김포=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polpori@yna.co.kr

2018.09.1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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