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아야 사는 소셜커머스

[테크]by 유재석

소셜커머스 ‘티몬’이 지난 3월 4일 간편결제시스템 ‘티몬페이’를 도입했습니다. 위메프에서는 이니시스의 ‘K페이’를 이용할 수 있죠. 쿠팡도 간편결제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소셜커머스의 간편결제시스템 도입에 대해 의문, 혹은 반론을 제시합니다. 혹은 시큰둥합니다. 이유를 정리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곳에서 쓰지도 못하는 간편결제가 소용이 있을까?”

“종류가 저렇게 많은데 언제 다 가입해?”

“페이팔이나 알리페이처럼 통일된 건 없을까?”

이렇듯 ‘간편결제’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페이팔과 알리페이입니다. 페이팔 가입자는 1억6000만 명, 알리페이는 8억2000만 명입니다.

 

확장성 또한 뛰어나죠.

 

일례로 알리페이는 최근 월마트와 제휴해 중국 내 매장서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을 열었습니다.

알리페이는 우선 남부 도시 선전을 시작으로 중국 전역의 월마트 매장으로 해당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월마트는 중국 선전에 2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전역에는 410개 매장을 가지고 있다. — 알리바바-월마트 제휴…중국내 매장서 알리페이로 결제

저들과 비교했을 때 영세하기(?) 때문인지… 국내 소셜커머스의 간편결제서비스는 그다지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인식의 변화가 없는 것 같단 생각도 듭니다. 400만 가입자를 갖고 있는 카카오페이의 성적 역시 탐탁지 않기도 하고요.

 

그러면 소셜커머스는 왜 자체 간편결제서비스를 도입했을까요. 저는 이들의 정체성에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셜커머스는 ‘앱’을 중심으로 가입자를 모아왔습니다. 앱은 웹과 달리 폐쇄적입니다. 웹은 검색에 기반한 열린 공간이라면, 앱은 작은 스마트폰에서 따로 설치, 가입까지 해야 하는 닫힌 공간입니다.

 

즉, 소셜커머스는 옥션, 지마켓, 11번가 같은 오픈마켓이 ‘웹’을 중심으로 한 ‘최저가 검색’과는 다른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들이 첫번째로 택한 방식은 ‘반값 딜’이었습니다.

 

이용자를 자신의 앱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세운 것이지요. 하루에 한개 딜을 하던 소셜커머스에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딜은 두 개가 되고, 세 개가 되고, 어둠은 사라져가고…는 아니고, 50개, 100개 이상으로 폭발적인 딜 숫자를 확대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어떤가요?

닫아야 사는 소셜커머스

쿠팡의 메인 페이지를 한 번 볼까요. 전체 카테고리를 보면 패션의류/잡화, 뷰티, 출산/유아동, 식품, 주방/생활용품, 가구/홈데코, 가전/디지털, 스포츠/레저용품, 도서/문구/취미, 반려/애완용품, 여행/레저, 지역할인쿠폰, 공연/전시/체험입니다. 패션 카테고리만 해도 13개의 세부 카테고리로 나뉩니다. 엄청나게 많습니다. 다 세어보지는 않아서 모르겠지만 전체 딜 숫자는 적어도 수천개는 되는 것 같군요.

 

소셜커머스는 ‘닫힌 속성’을 바탕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해왔습니다. 간편결제서비스는 확보한 충성 고객이 자신의 서비스에서만 제품을 보고, 결제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촉매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티몬페이가 한 달만에 확보한 가입자 20만 명이라는 숫자 역시 충성 고객으로 직결되겠죠.

 

간편결제, 오늘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쿠팡의 어마무시한 로켓배송 전략은 앱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충성고객을 끌어당겨 최대한의 이윤을 뽑아내고 있는 게 아닐까요. 티몬페이에 가입한 고객이 티몬을 가장 우선순위로 방문하게 되듯이요.

2015.08.1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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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비스·이커머스 취재하나, 개그맨 유재석에 묻혀 기사 검색 잘안되는 슬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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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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