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수수료 0%에 담긴 비밀

[테크]by 유재석

현재 매출 30% 손해를 마케팅 비용으로 막는다면?

 

오늘(7월 28일)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 김봉진 대표가 깜짝 발표를 했습니다.

그동안 배달의민족은 업주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바로결제 수수료를 낮추는 노력을 계속 해왔습니다. 지난 1년간 꾸준히 노력한 결과 평균 9.5%였던 수수료가 지난달 기준 6.47%까지 낮아졌습니다. 이제 이 수수료를 0%까지 낮추고자 합니다. 바로결제 수수료 0%는 지난 1년 간의 고민 끝에 결정한 배달의민족의 새로운 도전입니다. 유사 업종에서 단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혁신이며, 배달 산업을 선 순환 구조로 만들어 가는 과정의 일환입니다. — 수수료 없앤 배달의민족, 허세인가, 투자인가

고객이 배달의 민족 앱으로 바로 결제해 음식을 주문할 경우 수수료를 0%로 하겠다는 내용인데요. 이를 두고 다음카카오의 음식 배달 진입과 후발주자인 요기요, 배달통 등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이 우세했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에 동의합니다. 알리바바 그룹 창업주인 마윈의 말을 빌려 “데이터 테크놀로지(DT) 시대의 플랫폼 전략을 택한 것”이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배달의 민족이 오늘의 발표로 인해 잃는 금액은 최소 100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현재 매출액의 30% 가량인 바로결제 수수료를 0%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추가 투자를 받지 않는다면 어마어마한 금액을 포기한다는 이야기인데요. 안그래도 매년 15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중견 스타트업으로서 상당히 부담되는 금액이 아닐까 싶습니다. — 수수료 없앤 배달의민족, 허세인가, 투자인가

그런데

저의 데스크인 도안구 선배가 저에게 해줬던 이야기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데스크 왈 “쿠팡이 로켓배송을 시작한 직후에 광고를 하지 않더라”며 “이 비용을 투자해 ‘로켓배송’이라는 슬로건으로 마케팅을 하는 게 아닐까”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미디어리서치 전문기업 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광고 집행비는 지상파 93억원, 케이블방송 57억원, 종편 36억원, 신문 2억원 등 총 19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 배달앱 전쟁의 내막…광고 융단폭격하고 짜장면 몇그릇 팔았을까(한겨레)

배달의 민족이 지난 2014년 광고비로 사용한 금액은 190억 원입니다. 배달의 민족은 ‘한나는 열한살’이라는 글씨체와 아이디어 가득한 문장력으로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공격적인 홍보를 해왔습니다. 배우 류승룡 씨가 등장하기도 했죠.

배달의 민족 수수료 0%에 담긴 비밀

그리고 올해 7월 28일부터 바로결제 수수료 0%를 선언하면서 잃는 금액은 최소 100억 원입니다.

배달의 민족 수수료 0%에 담긴 비밀

답은 의외로 간단한 곳에 있었습니다.

 

마치 쿠팡이 ‘로켓배송’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이용자들을 모았듯이, 배달의 민족도 ‘수수료 0%’를 내세웠다는 추측을 할 수 있게 된 셈이죠. 이로 인해 손해보는 돈을 투입해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통해 얻게 되는 효과는 상당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소호상점위주로 구성된 배달음식점들을 착취한다는 이미지를 벗게 되며, 수수료 0%라는 측면에서 이용자와 가맹점주를 모을 수 있게 된 것이죠.

 

배달의 민족은 확보한 이용자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입니다. 그건 바로, 덤앤더머스의 이륜차와 사륜차 배민프레시로 구성된 온디맨드 배송 서비스겠죠.

배달의 민족 수수료 0%에 담긴 비밀

배달의 민족이 진행하는 신선식품 배달 ‘배민 프레시'

수수료 0%라는 파격적인 선언으로 이용자와 파트너의 마음을 얻은 배달의 민족. 새어나가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만 한다면 가능한 혁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들은 동시에 O2O(Online to Offline) 영역에서 플랫폼 전략을 펼칠 기회를 얻게 되겠죠.

2015.07.3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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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비스·이커머스 취재하나, 개그맨 유재석에 묻혀 기사 검색 잘안되는 슬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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