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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갯벌 질주하는 경운기 영상이 유튜브에서 '대박'난 이유

by29STREET

비장한 음악 위로 흙을 즈려밟는 발걸음 소리가 겹쳐진다. '머드맥스'라는 영상 타이틀이 떠오르자 붉은 연장을 들고 걸어가는 남성의 뒷모습이 화면에 잡힌다. 이내 기름때 묻은 오래된 모터가 클로즈업 되고, 거친 모터 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등장하는 머-신. 바로 '경운기'다.

털털털털 시동 걸리는 소리와 함께 경운기가 기와집 한옥 흙담길 옆을 질주하기 시작한다. 비장한 표정으로 경운기를 모는 남성을 따라 카메라가 움직이면, 이내 갯벌을 폭주족처럼 줄지어 달리는 경운기 무리의 모습이 비춰진다. 경운기 앞쪽에는 조개껍질로 만든 무시무시한 해골 조형물이 트로피처럼 달려있다. 경운기에 올라타 있는 힙스터들은 꽃무늬 넓은 챙모자와 형형색색의 팔토시로 햇빛을 가리고 있는 우리네 어머님, 알록달록 체크무늬 셔츠에 모자와 땀을 닦기 위한 수건, 목장갑까지 갖춰입은 우리네 아버님들이다.


이 영상은 지난 3일 한국광관광공사의 유튜브 채널 '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에 올라온 뮤직비디오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 서산(Feel the Rhythm of Korea- Seosan)'이다. 지난해 국내외에 '국악 붐'을 불러온 '범 내려온다' 홍보 영상의 시즌2 격으로 준비됐다.

젊은 세대도 'K-힙' 감성에 열광

배경은 분명 한국 어촌인데, 출연자들은 분명 동네에서 만난 것 같은 어르신들인데, 타고 있는 '차량'도 마초적인 몬스터카나 멋진 오프로드 차량이 아닌데도 어딘가 '힙'하다. 세련된 배경음악, 속도감있는 카메라 워크가 경운기·어촌 배경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 묘한 조화에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영상을 공개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조회수는 150만 회를 넘어섰다. 젊은 세대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도 "힙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머드맥스'라는 부제에 걸맞게 지난 2015년 개봉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헐리우드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속 포스트아포칼립스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는 평이 대다수다.


뮤직비디오는 트렌디함을 더하기 위해 유명 힙합 프로듀서 그루비룸(GrovvyRoom)과 래퍼 우디고차일드(Woodie Gochild)가 음악을 맡았다. 놀랍게도 배경에 흐르는 힙합 곡은 민요 '옹헤야'를 재해석한 것이라고.


또한 실제 서산 대산읍 오지리의 이진복 어촌계장 및 주민 80여 명과 30대의 경운기가 동원돼 현장감을 더했다. 이 어촌계장은 '경운기를 찍어서 뭘 하나'라는 마음으로 촬영에 협조했으나 영상이 공개된 후 "잘 봤다"는 전화가 끊이질 않는다고 언론에 밝혔다.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K-힙' 전파

서산을 주제로 한 '머드맥스' 영상이 큰 화제가 되고 있지만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시즌2는 서산 외에도 서울, 강릉·양양, 대구, 부산·통영, 순천, 경주·안동 등 여러 지역을 주제로 한 영상이 더 있다.


이 영상들 역시 '머드맥스'와 마찬가지로 민요와 힙합, 그리고 지역 문화를 결합하여 만들어졌으며 음악에는 프로듀서 그루비룸이 속한 하이어뮤직과 AOMG의 래퍼들이 참여했다.


이와 관련, 오충섭 한국관광공사 브랜드마케팅팀장은 “각 지역의 라이프스타일을 힙합과 연결해서 각색했다. 코로나 이후에 지역관광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자 제작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에디터 HWA dla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