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파인더, 단일 조종사로 안전한 비행이 가능한 상업용 비행기 개발20년 뒤 매년 80억명 비행기 이용…"부족한 조종사 대체할 수 있는건 AI""단순 자동화보다 '안전' 보장돼야"…실제 자동화 기술로 비행기 안전성↑
![]() 에어버스가 개발 중인 항공기용 AI 기술(사진=에어버스 어큐브드) |
글로벌 비행기 제작 회사인 에어버스(Airbus)가 조종사 부족과 안전한 비행을 비롯해 비행기 지연과 결항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상업용 비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해외 IT매체 벤처비트는 11일(현지 시간) 에어버스의 차세대 항공기를 위한 AI 기술 개발에 대해 보도했다. 벤처비트는 "에어버스의 실리콘밸리 혁신센터인 어큐브드(Acubed) 내 연구 프로젝트인 '웨이파인더(Wayfinder)'가 차세대 항공기를 위한 자율 비행과 머신러닝(ML)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며 "핵심 임무는 단일 시범 운영으로 다양한 자가 비행 항공기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확장 가능하고 인증 가능한 자율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에어버스의 웨이파인더 프로젝트 책임자인 아르네 스토섹(Arne Stoscheck)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에 연간 40억 명의 승객이 항공기를 이용했으나 약 15-20년 후에는 이용자가 현재 세계 인구보다 조금 많은 80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갈수록 더 많은 항공기가 비행하며 이에 따라 더 많은 비행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르네 스토섹은 "에어버스와 민간 항공업계가 항상 최우선 사항이라고 말하는 안전 수준을 계속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스토섹은 웨이파인더의 단기 목표가 항공기 운항을 더 안전하게 하기 위한 자율적 기능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조종사가 비행 환경을 더 잘 이해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AI가 지원하는 것을 포함한다. 현재 복수로 운영 중인 조종사를 단일 조종사로 운영하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처럼 운전자의 책임을 줄이며 자율 비행 시스템의 역할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다.
다만 스토섹은 "자율성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며 "기술 프레임워크에서 고려하는 주요 목표는 운영의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개발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항공의 역사는 자동화의 역사다. 현 세대의 항공기는 이미 고도로 자동화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실제 자동화 단계를 통해 항공기는 더욱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다.
안전을 위해 조종사 개인의 운항 횟수를 줄이는 것이 현재 항공 업계의 트렌드다. 조종사 부족 현상은 심해지는 가운데 비행 횟수는 앞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에어버스가 개발 중인 단일 조종사 운항이 가능한 자율 비행 기술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 지난해 에어버스 어큐브드는 단일 조종사로 운항이 가능한 좁은 기체의 자율 비행 항공기 개발을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비행을 시작했다.(사진=에어버스 어큐브드) |
지난해 에어버스 어큐브드는 단일 조종사로 운항이 가능한 좁은 기체의 자율 비행 항공기 개발을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비행을 시작했다. 어큐브드 전 임원인 마크 커즌은 앞서 해외 항공 매체 플라이트글로벌에서 "차세대 항공기는 단일 조종사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조종사가 무력화될 경우를 대비해 모든 상업용 항공기는 인수와 착륙이 가능한 첨단 자율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토섹은 웨이파인더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항공기 테이터의 복잡성을 다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륙, 착륙, 주간, 야간, 눈보라라는 변수에 수천 개의 서로 다른 공항들의 데이터를 포함한 모든 유형의 조건을 반영해야 안전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이런 다양한 데이터의 견고성을 확보하기 위해 테스트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해야 한다.
자율주행차의 경우에는 도로 운전자들을 통해 고품질의 라벨링 된 데이터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어서 머신러닝이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대형 상업용 항공기의 경우에는 절대적인 양도 많지 않지만 보안과 IP 등의 문제로 쉽게 데이터를 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에어버스는 현재 안전한 항공을 위한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판단하고, 안전인증 차원에서 자료를 처리하는 데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스토섹은 블로그를 통해 웨이파인더의 목표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경험 많은 조종사들이 매일 하고 있는 일을 관찰하고, 이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하여 기계 학습 모델을 훈련시킬 계획"이라며 "일반적으로 조종사가 은퇴하면 그들의 경험은 영원히 사라지지만, 우리의 모델에서 그들의 기여는 지속될 것이다. 우리가 그들로부터 얻은 역사적 데이터는 항상 우리의 AI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며 지속적인 학습과 성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접근법으로 우리는 AI 시스템이 결국 인간 조종사들의 능력에 필적할 수 있다고 믿으며 도심 모빌리티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현장에 있는 조종사들에게 가해지는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썼다.
웨이파인더가 머신러닝(ML)과 자율 비행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에 에어버스 기술은 머지않은 미래에 상업적인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2020년 웨이파인더는 자율주행 택시의 이착륙을 위해 에어버스 기술 시연기에서 개발한 머신러닝과 자율 기술을 적용한 바 있다.
스토섹은 "우리는 기술 시연자를 넘어 확장성과 안전성이 입증되고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솔루션을 지향하는 다음 단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는 수십 페타바이트의 글로벌 데이터를 필요로 하며 항공기가 경험하고 있는 모든 계획과 운영 모드를 포괄하는 큰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에어버스에 따르면 웨이파인더는 시뮬레이션 실행을 위한 수백만 개의 프로세스와 툴을 개발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확장했다. 또한 에어버스의 모든 항공기에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여러 시나리오에 대해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고 있다.
![]() 디지털 트윈의 개념 (이미지=MS 간담회 캡처) |
이에 따라 최근 인증 프로세스를 크게 개선하면서 머신러닝 모델의 안전성과 견고성을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 개발에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 성과는 에어버스 내부는 물론 항공업계 관계자 다수로부터 격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토섹은 "우리의 탐지 모델은 업계의 표준 탐지 모델보다 훨씬 작고 빠른 동시에 매우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달성했다"며 "컴팩트하고 빠른 탐지 모델을 갖는 것은 항공기 탑재 컴퓨터에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밝혔다.
웨이파인더는 실험실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에 구현된 AI 알고리즘을 실제 항공기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에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툴을 구축하고 있다.
웨이파인더는 몇 번의 시험 비행에 적용할 수 있는 AI를 보여주는 개념 증명 단계를 넘어서서 앞으로 실제 상용화된 자율비행 AI를 준비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스토섹은 "핵심 기술이 해결되면 새로운 차원의 애플리케이션과 기회를 활용할 수 있다"며 "기술의 가용성은 산업 변혁의 첫 단계"라면서 AI 개발을 통해 인류의 기술적 진보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타임스 양대규 객원 기자 yangdaegy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