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의 이미지도 막을 수 없는 틈 | 영화, 골든슬럼버

[컬처]by 알려줌

출처 : 줄거리 알려줌 팬질 · [비평 투고] 강동원의 이미지도 막을 수 없는 틈 by 영화읽어주는남자 | 영화, 골든슬럼버 (Golden Slumber, 2017)

본문 내용은 Youtube 동영상으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강동원의 이미지도 막을 수 없는 틈

강동원의 이미지가 가지는 파괴력에 관해서는 새롭게 할 말이 없습니다. 하나씩 되짚어보면, <가려진 시간>의 어른과 소녀의 교감이 영화의 주제와 맞게 연출될 수 있던 건 강동원의 얼굴이 가진 순수함과 소년성 덕이었다고 쓴 적이 있는데요.

 

그의 이미지는 단순히 ‘잘 생겼다’로는 표현할 수 없는 매력도 있습니다. 얼굴과 우산만으로 일상을 판타지로 만든 <늑대의 유혹> 등장 씬이 있는가 하면, <검사 외전>에선 사기꾼임에도 관객에게 응원을 받았는데요. 그의 이미지엔 관객을 몰입하게 하는 걸 넘어, 설득하는 힘이 있습니다.

 

<1987>에서도 강동원이 처음 등장할 때, 들었던 함성(?!)을 잊을 수가 없는데요. 거대한 역사적 비극 속에서도 그의 이미지는 유독 빛났고, 관객을 홀렸습니다.

 

<골든슬럼버> 역시, 강동원의 이미지에 많이 기대는데요. 모범시민이었고, 뿜어져 나오는 선의를 감출 수 없는 김건우(강동원)의 얼굴이 이 영화의 모든 것이죠.

 

<골든슬럼버>는 이미지의 힘, 그리고 그걸 이용하는 권력에 관해 말하는 영화입니다. 대중이 이미지에 얼마나 민감한지 대사로 말할 정도로 이미지에 집착합니다. 그래서 수많은 카메라의 플래시가 터지는 걸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이미지에 관해 말하는 영화에 강동원만큼 적절한 얼굴이 있을까. 그의 이미지와 적절한 연기 덕에, <골든슬럼버>가 이미지의 힘에 관해 말하고자한 의도는 충족됩니다.

강동원의 이미지도 막을 수 없는 틈

하지만, 역으로 <골든슬럼버>는 이미지만으로 좋은 영화가 될 수 없다는 걸 보여준 좋은 예시인데요. 두 가지 정도가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강동원의 이미지도 막을 수 없는 틈

우선, 주인공의 적대 세력이 전혀 위압감을 주지 못합니다. 대개 영화에서 적대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고, 긴장감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런데 <골든슬럼버>의 적들은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김건우를 위협하지 못하고, 너무도 허술하고, 긴장감을 만들지도 못했습니다.

강동원의 이미지도 막을 수 없는 틈

영화의 적들은 첫 등장이 가장 강력했고, 이후엔 갈수록 힘을 잃는데요. 그들은 김건우를 너무도 쉽게 놓칩니다. 광화문에서 대범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살인을 쉽게 저지르는 이들과 같은 인물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강동원의 이미지도 막을 수 없는 틈

개인적으로 총을 쏠 수 있을 때, 이유 없이 쏘지 않는 장면에서 몰입감이 상당히 깨지는 편인데요.

강동원의 이미지도 막을 수 없는 틈

영화엔 총을 가진 적이 김건우를 제압할 수 있는 순간이 꽤 많이 보입니다.

강동원의 이미지도 막을 수 없는 틈

"왜 저기서 총을 쏘지 않은 거지?", "왜 저기서 김건우를 죽이지 않을까?” <골든슬럼버>엔 적을 병풍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런 장면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영화가 시도한 정치와 사회를 향한 풍자와 비판도 어설픈데요. 강렬한 메시지를 위해 넣은 티가 팍팍 나는 이런 설정은, 한국 상업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 설정이 식상하지 않으려면 비판의 대상을 제대로 묘사하거나, 강렬하게 표현했어야 했습니다.

 

<내부자들> 이후 관객이 정치권의 부패와 비리를 바라보는 눈은 예전 같지 않고, 관객은 더 사실적인, 혹은 더 영화적인 설정을 기대하게 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단순한 설정만으로는 재미와 의미 그 무엇도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골든슬럼버>는 이를 묘사하는 데 게을렀기에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했고, 여기에 우정이란 이름으로 모든 문제를 해소하고, 감동을 주려는 시도는 게으른 연출의 화룡점정입니다.

 

그렇게 <골든슬럼버>는 강동원의 이미지가 빛날 수는 있지만, 영화적 문제를 모두 가릴 수 없음을 보여준 좋은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근래, <가려진 시간>이라는 작품 외에는 흥행에서 거의 쓴맛을 본 적이 없는 '강동원'이었지만, <골든슬럼버>는 어쩔 도리가 없어 보입니다.

 

이는 강동원 개인의 문제를 넘어, 그의 이미지와 연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관해 감독이 '부지런히 고민해야 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이 될 것입니다.

 

글. 영화읽어주는남자

2018.03.15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삶에 도움이 되는 꿀팁 커뮤니티! 전문가가 알려주는 알기쉬운 깊은 지식!
채널명
알려줌
소개글
삶에 도움이 되는 꿀팁 커뮤니티! 전문가가 알려주는 알기쉬운 깊은 지식!

    Copyright © ZUM internet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