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오사'도 자괴감들게 만든 독박육아!

[컬처]by 알려줌

<툴리> (Tully, 2018)

'퓨리오사'도 자괴감들게 만든 독박육

출처 : 영화 '툴리' 이하 사진 ⓒ 리틀빅픽처스

* 영화 <툴리>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3년 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폭정에 저항하는 사령관 '임페라토르 퓨리오사'로 활약했고, 1년 전만 하더라도 <아토믹 블론드>를 통해 감각적인 액션을 보여준 스파이 '로레인 브로튼'을 연기한 샤를리즈 테론의 새 캐릭터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뱃속에는 아이가 있는 '마를로'였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처럼 보이지만, '마를로'의 관점에서 본 집 안 풍경은 '혼돈'이다. 첫째 딸 '사라'(리아 프랭클랜드)은 아직은 챙겨줄 것이 많은 나이이며, 둘째 아들 '조나'(애셔 마일스 팔리카)는 발달장애가 있어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가족계획'에 실패하며 태어난 셋째 딸 '미아'는 '당연히 계획 없이' 울어대며 '마를로'를 밤낮 가리지 않고 깨운다.

'퓨리오사'도 자괴감들게 만든 독박육

이후 등장하는 장면들은 '비참함' 그 자체다. '조나'가 다니는 사립 유치원 원장은 '조나'가 이곳에 다닐 수 없다는 핀잔을 늘어놓으며 '마를로'의 속을 긁고, '조나'는 그런 것도 모르면서 발로 엄마가 있는 좌석을 연신 차댄다.

 

모유 수유와 계속된 기저귀 교환이 반복되고, 진이 빠진 채로 두 아이에게는 어쩔 수 없이 냉동 피자와 데워먹는 브로콜리를 주는 사이, 일을 마치고 온 남편 '드류'(론 리빙스턴)는 이 정도 상황이면 아이들을 함께 돌봐줄 만도 하지만, 그저 방에 들어가 '게임'만 한다. "엄마, 몸이 왜 그래?"라는 '사라'의 물음이 연속된 비참함에 비수를 꽂는다.

 

독박 가사노동과 육아로 몸이 10개라도 견디지 못할 상황에서 친오빠 '크레이그'(마크 듀플라스)는 '마를로'에게 '야간 보모'를 소개하고, '26살'의 보모 '툴리'(맥켄지 데이비스)가 나타나 '미아'를 돌봐주고, 집 청소까지 말끔하게 해주며, '사라'의 삶은 안정을 되찾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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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돌보러 왔어요"라고 말하는 '툴리'는 '마를로'에게는 그야말로 '메리 포핀스'가 따로 없는 셈이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메리 포핀스'의 정체는 '마를로' 자신이었고, '툴리'라는 이름은 '마를로'의 결혼 전 이름이었다. 한국에서도 자신의 이름보다는 '누구의 엄마'로 불리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마를로'는 완벽한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홀로 하는 육아'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한 자괴감에 빠졌고, 산후 우울증에 걸려 '해리성 장애'를 앓게 된 것이었다. "계모가 3명이었던 나처럼, 아이들이 자라길 바라지 않는다"라는 '마를로'의 대사는 그래서 의미심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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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작품에서 나오는 상징적 요소로는 인어와 이어폰이 있다. 인어가 물에서 헤엄치는 꿈을 꾸는 '마를로'는 이후 양수가 터지며 출산을 하게 된다. 인어라는 존재가 물에서는 자유로울 순 있겠지만, 육지에서는 지느러미로 걸을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마를로'도 '미아'를 낳아 몸에 큰 짐은 덜었을지언정, "아이는 한동안 엄마와 몸 구성이 같다"라는 '툴리'의 대사가 상징하듯이 '미아' 곁에서 떨어질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또한, 인어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몸을 파는 남성 '지골로'와 관련한 영상을 보며 '마를로'는 '26살'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그리움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툴리'가 '마를로'에게 자기는 신경 쓰지 않을 테니 '지골로'가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더 보라고 하는 장면은 작품을 전체적으로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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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의 상징은 결국은 이러한 한 가족 구성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체 가족 구성원이 소통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헤드셋'을 끼며 아내의 문제에는 관심이 없는 남편 '드류'가 마지막 장면에서는 혼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설거지하는 '툴리'를 도와주는 대목인데, 같이 이어폰을 끼는 장면을 통해 '무언가 단절된 생활'을 극복하려는 시도를 한 사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물론, 한국에서 그런 일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육아 휴직' 제도를 온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회적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2018/11/27 CGV 용산아이파크몰

글 : 양미르 에디터

2018.12.1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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