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는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죽은 고모 마츠코의 유품을 정리하러 간다. 고모는 살해 당한 채 발견되었고 폭행의 흔적이 있었다. 어떻게 봐도 ‘시시한 인생’을 살았다는 고모. 도착해서 보니 고모의 집은 쓰레기장에 가까웠다. 주민들 간의 소통도 없었고 종종 이상한 행동을 하곤 했다는 마츠코는, 이웃에 의하면 아파트 내 왕따였으며 ‘혐오스러운 마츠코’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인기 많고 노래 잘하는 중학교 교사에서, 불륜녀, 마사지 걸, 살인범, 미용사를 거쳐 히키코모리로 생을 마감한 마츠코. 그는 과연 어떠한 인생을 살아왔던 것일까?
장르(genre)란 영화를 분류하는데 가장 인기 있는 방식이다. 장르에는 스릴러, 공포, 액션, 로맨스, 드라마, 코미디 등 정말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이 중 필자는 코미디 영화를 즐겨 본다. 코미디 영화만이 가진 유쾌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코미디는 다른 장르와 융합되어 극을 매끄럽게 이끌어가며, 지친 삶 속에서 필자에게 웃음을 준다. 그러나 현재 영화시장에는 코미디 영화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코미디 영화는 주력으로 생각되는 장르가 아니다. 보통 코미디는 다른 장르에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로맨스 코미디, 스릴러 코
내가 몇 번이고 돌려보는 국내 로맨스 영화에는 늘 손예진이 있었다. 자연스러운 조화의 이목구비와 특유의 분위기로 소위 ‘청순함의 대명사’로 불렸던 약 15~20년 전의 손예진은 지금의 나에게도 여전히 아름답고 청순한 배우다. 그녀는 ‘멜로 퀸’이라는 이미지에 갇히는 걸 피하고자 다양한 연기 변신을 시도하며 연기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는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 다수 출연하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한국 영화계에서 주체적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좋은 배우 중 하나라는 평을 받고 있다. 애초에 외모
요즘 ‘힙’한 광고가 있다. ‘힙(Hip)’이란? 대중적인 유행이 아닌 자신만의 개성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힙스터(Hipster)’라는 말에서 파생된 신조어다. 보통 ‘힙’한 광고라고 하면 브랜드 광고를 생각하기 쉬운데, 놀랍게도 일반 광고업체가 아닌 한국관광공사에서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한국관광공사의 한국 홍보영상이라고 하면, 김치·비빔밥·불고기·한류스타 등의 요소가 하나쯤은 들어가 있는 영상을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관광공사가 이전과는 색다르다 못해 파격적인 시도로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영상을 기획했다. 그렇다면 효과는 어떠
영화 <시계태엽 오렌지>의 첫 장면이다. 주인공 알렉스이다. 그의 두 눈에는 폭력을 향한 갈망과 천진난만한 잔인함이 빛난다. 알렉스는 보호감찰을 받고 있는 한 10대 소년으로 밤마다 집을 나와 패거리와 함께 온갖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다. 길에서 구걸하는 노숙자를 흠씬 두들겨 패기도 하고, 자동차를 훔쳐 폭주한다. 그리고 어떤 집에 들어가 남편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강간하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가 이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은 단 하나이다. 희열.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 속에 폭력과 섹스가 주는 쾌감만을 상상하는 그는 사이
뮤지컬 덕후인 나에게 뮤지컬이란 ‘삶의 활력소’와 같다. 아니, 더 나아가 삶을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겠다. 아직은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사회로 나가 뮤지컬 계열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으로서 이에 관한 애정은 상당히 깊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실제로 뮤지컬을 접할 때면 눈이 반짝거리며, 얼굴에 생기가 돋고, 평상시 나오지 않던 표정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무언가에 이토록 깊게 빠져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중학교 때 방학 과제로 보게 되었던 <엘리자벳>이 나의 삶을 송두리째 쥐고 흔들 줄 누가 알았겠는가. 아직도
신을 믿는 유신론자도, 믿지 않는 무신론자도 아마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고통스러운 순간에 이런 질문을 던져봤을 것이다. 나의 경험이 아니더라도, 이 세상에서는 옳지 않음이 옳은 것을 이기는 일들이 다반사고 약하고 선한 것이 패배하는 불공정한 광경을 마주할 때가 그렇지 않은 일보다 더 많다. 일본의 가톨릭 작가 ‘엔도 슈사쿠’ 역시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의 몸이 아파 병실에 누워있을 때는 생기지 않았던 의문들이, 그 옆 병실 그가 아끼던 착하고 순수한 소녀가 죽음으로 신음할 때 그는 신의 침묵에 고통스러워했다. 작가 엔도 슈사
얼마 전 가수 겸 미술가 솔비가 방송에 등장해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털어놨다. 한 모임에서는 ‘그림 왜 그려요? 전공자들이 싫어해요. 본인이 잘 그린다고 생각하세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솔비의 소속사 대표가 sns 글을 남기면서 말의 당사자가 추정되는 논란이 있었는데, 논란이 확산되자 솔비의 소속사 대표가 사과의 글을 올렸다. 소속사 대표가 아닌 반대의 입장이 궁금하지만 그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연예인 등 비전공자 유명인이 미술계에 발을 들이는 것이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나도 종종 별다른 노력 없이 자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침체된 영화계 특히 상업 영화계에 들이닥친 후폭풍은 엄청났다. 관객들은 감염 위험에 대한 걱정으로 더 이상 영화관을 찾지 않기 때문에, 영화 상영자 측에서도 스크린에 영화를 걸지 않고 있다. 그중 최근에 효자 영화가 개봉했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2015년 '오피스'로 신인감독상을 받은 홍원찬 감독의 지휘 하에 황정민, 박정민 그리고 이정재라는 화려한 라인업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었지만, 성공적으로 개봉하여 2020년 9월 13일 기준 434만 명의 관람객 수를 보여줬다
아이돌 그룹에는 다양한 포지션이 존재한다. 그룹 안에서 가장 돋보이는 가창력을 소유한 메인 보컬과 멜로디의 흐름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래퍼 그리고 흔히 ‘센터’라고 불리는 메인 댄서 등 다양한 역할들이 곡과 퍼포먼스를 위해 나누어져 있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지션은 ‘리드 보컬’이다. 사실 리드 보컬은 그룹 내 공식적인 포지션이 아닐뿐더러, 그 위치마저 모호하다. 그룹 보컬 음악이 대중화되기 전에는 메인 보컬과 같은 맥락으로 사용되던 단어였다. 아이돌 그룹의 정의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H.O.T. 역시 강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