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은 명실상부 가장 한국적인 동네 중 한 곳이다. 한복 체험을 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마주칠 수 있으며, 카메라를 목에 건 관광객들 또한 많은 공간 중 하나이다. 삼청동 골목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안국역에서 내려, 풍문여고 옆 골목길을 따라가면 된다. 이 길에서부터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곧게 뻗은 소나무들과 돌담길. 어쩐지 이 길은 걸을 때마다 한국에서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짜 한국'에 와 있다는 기분을 들게 만든다.

 

이처럼 한국적인 공간에서 한국적인 가게들 역시 빼놓을 수는 없다. 그 중에서도 한옥으로 된 공간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삼청동의 강점 중 하나이다. 그중 카페 두 곳을 먼저 소개해 보려 한다.

1. 카페 '미러룸'

 

카페 '미러룸'은 거울나라를 모티브로 하여 뷰티 컨텐츠를 담은 오프라인 카페 공간이다. 초입에서부터 독특한 거울과 함께 한옥의 위풍당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출처=미러룸 공식 홈페이지

또한 한옥의 정자처럼 테이블이 안과 밖에 걸쳐져 있어, 실외와 실내의 구분 없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카페의 특징이다. 또한 한옥은 정원과 어우러졌을 때 그 매력이 더욱 살아나는 법이다. 미러룸 또한 정원의 특성을 살려서 한국적인 공간의 아름다움을 구현해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뷰티 관련 제품들을 무료 체험해보는 이벤트도 자주 열리고 있기에, 외국인 관광객에게 제품까지 알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출처=미러룸 공식 홈페이지

2. 코코브루니 삼청점

코코브루니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임에도 불구하고 삼청동의 지리적 특색을 살린 것이 이 카페의 특징이다. 카페에 들어서면 마주하는 세련된 테이블 배치와 분위기는 우리가 으레 접하는 카페의 그것과 같다.

출처=코코브루니 홈페이지

그러나 안쪽으로 조금만 더 들어서보면, 한옥의 흔적을 그대로 살려 한국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ㄷ자로 테이블을 배치하여, 가운데에는 정원처럼 나무가 심어져있는 광경은 한옥의 아름다움을 더욱 증폭시킨다.

 

프랜차이즈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삼청동의 한국적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린 것은 코코브루니 삼청점의 큰 강점이다. 또한 다른 삼청동의 카페들과 달리 널찍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는 것 또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삼청동을 돌아다니며 관광을 하다가 잠시 숨을 돌리며 한옥의 美를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이다.

3. 수제 맥주가게 '기와탭룸'

소격동 골목 초입에 들어서 작은 골목길로 들어가다보면, 자그마한 맥주 가게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기와탭룸'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가게는 한옥을 그대로 살린 맥주가게이다. 한옥이라 해서 날씨에 취약할 것이라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괜찮다. 하늘을 볼 수 있게 유리창으로 천장을 덮어서, 더운 날씨나 추운 겨울에도 즐겁게 맥주를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출처=기와탭룸 홈페이지

또한 테이블과 의자를 사용해 앉는 자리뿐만 아니라, 한국적인 좌식 테이블도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대청마루에 앉아 음식을 즐기던 한옥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서 이 가게에서도 좌식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마실 수 있다. 

 

한옥 맥주가게라는 이름에 맞게 한국의 각 지역에서 생산된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독특한 맥주들을 즐길 수 있다. 안주들은 이국적인 음식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국적인 맛과 한국적인 공간이 어우러져 주는 즐거움은 꽤나 크다.

천장만 올려다 보아도 한옥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한옥의 매력은 이런 것이 아닐까. 눈길이 닿는 곳 어디든 한국의 정서가 묻어난다는 것. 천장의 나무 하나부터 디딤돌 하나하나까지 한옥의 아름다움은 다른 건축 양식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것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공간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옥을 많이 경험해보지 않았을 한국 사람들에게도 신선한 공간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찬 바람이 부는 겨울, 삼청동에 찾아가 한옥 공간에서 따뜻한 휴식을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영서 1202yy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