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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쪽빛 위에 쪽빛,
어디가 하늘이고 물인가

by아시아경제

문재인 대통령 고향 거제로 떠나는 여정-산 올라도 해안을 달려도 쪽빛 다도해를 품는다

쪽빛 위에 쪽빛, 어디가 하늘이고 물

거제도를 즐기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해안도를 달리는 것이다. 바다를 품은 거제 남쪽 해안은 그야말로 비경의 연속이다. 해금강과 신선대, 바람의 언덕 등 어디를 가도 넉넉하고 아름다운 풍경들과 마주한다. 사진은 해안도로를 달리다 마주한 아침노을의 장엄한 풍경.

쪽빛 위에 쪽빛, 어디가 하늘이고 물

망산에 서면 올망졸망한 다도해 섬들 사이로 청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하늘과 맞닿은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쪽빛 위에 쪽빛, 어디가 하늘이고 물

여차-홍포 비포장 도로변에 마련된 전망대에 서면 다도대해 펼쳐진다.

쪽빛 위에 쪽빛, 어디가 하늘이고 물

몽돌이 파도에 밀려 자그락작락 소리를 내는 학동몽돌해변

쪽빛 위에 쪽빛, 어디가 하늘이고 물
쪽빛 위에 쪽빛, 어디가 하늘이고 물

해금강

쪽빛 위에 쪽빛, 어디가 하늘이고 물

학동몽돌해변

쪽빛 위에 쪽빛, 어디가 하늘이고 물

여차-홍포 전망대에서 바라본 노을

요즘 문재인 대통령 고향인 경남 거제도가 뜨겁습니다. 고향인 남정마을 생가는 연일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거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대통령을 두 명이나 배출했으니 관심이 뜨거울 만합니다. 하지만 거제는 대통령의 고향이기에 유명해진 곳이 아닙니다.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연중 여행객들로 들썩이는 곳입니다. 올망졸망한 다도해 섬들 사이로 청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하늘과 맞닿은 바다는 장관입니다. 명승 중 명승으로 꼽히는 해금강과 외도의 빼어난 자태, 파도에 자갈들이 '자그락' 구르는 학동몽돌해변, 동백섬으로 불리는 지심도 등 명소들로 넘쳐납니다. 그뿐인가요. 절경을 바라보면 달리는 여차~홍포 흙길과 망산에서 굽어보는 다도해 풍경은 천하일경입니다. 굽이굽이 시선 가는 곳마다 바다와 섬들이 빚어내는 절경에 취해 보려면 거제로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다도해와 함께 달리는 명품길-해안일주도로

거제도가 자랑하는 명소 중 으뜸은 해안도로다. 길이가 무려 398㎞에 달한다. 면적으로는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해안도로 길이는 제주도보다 길다. 바다를 품은 해안도로를 따라 섬 전체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4시간쯤. 다만 장승포항을 기준으로 북쪽보다는 홍포, 해금강 등 경승지들이 늘어선 남쪽이 권할 만하다. 거제 남쪽은 그야말로 비경의 연속이다. 명승 2호로 지정된 해금강과 신선대, 바람의 언덕, 학동몽돌해수욕장 등은 물론이려니와 해안 마을 어디를 가도 넉넉하고 아름다운 풍경들과 마주한다.

 

장승포와 저구를 잇는 해안도로를 탔다. 길이 언덕 위로 높이 올라가면 바다는 더 크게 드러나고 이를 보는 눈망울은 함께 커진다. 장승포항에선 지심도, 외도 등으로 떠나는 여객선과 유람선들의 기적소리가 정겹다.

 

지세포를 지나 와현, 구조라를 향하면서 탄성이 연달아 터진다. 말굽 모양으로 감싸인 와현 바다는 마냥 아늑하다. 인적 없는 조용한 와현해수욕장에 서면 수묵화를 그려놓은 듯 바다 끝에 해금강의 고운 모습이 드러난다.

 

구조라를 지나 조금만 달리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학동몽돌해변이 나온다. 멀리서 보면 검은 주단 같은 1.2km 몽돌해변이 펼쳐져 있다. 맑고 깨끗한 물이 파도 쳐 몽돌을 굴리면 '자그락자그락'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물놀이를 신나게 하고 나와도 모래가 묻지 않아 좋다. 고요한 밤에는 파도가 들어왔다 나가는 '쏴아~ 쏴' 하는 소리 사이로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자갈이 노래도 부른다.

 

해금강 가는 중간에 도장포마을이 나온다. 유람선선착장에선 외도와 해금강을 관광할 수 있다. 도장포 선착장 위 잔디로 덮인 민둥산이 '바람의 언덕'이다. 바다로 비죽 튀어나온 언덕은 제주의 오름을 닮았다. 원래는 염소를 키우던 민둥산 이였지만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지로 변신했다. 시원스레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으로 이름만큼이나 바람이 세다.

 

아쉬운 소식도 있다. 최근 거제시와 바람의 언덕 소유자간 마찰로 출입이 통제되거나 제한되고 있다. 원만하게 해결되어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래본다.

 

바람의 언덕 옆 신선대는 눈 맛이 좋다. 다포도와 대소병대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닷가에 큰 바위가 자리를 틀어잡고 있는 신선대는 주변의 해안 경관과 더불어 경치가 뛰어나다.

 

해금강은 갈곶의 끝에 있는 섬. 금강산만큼이나 아름답다 하여 남해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으로 불린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해금강 유람선선착장에서 배를 타보자. 병풍바위, 거북바위, 미륵바위 등 온갖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솟아 있고 십자동굴과 사자바위 일월봉 등을 만날 수 있다.

 

거제 해안도로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은 거제 8경 중 하나인 '여차-홍포' 흙길이다. 바다풍광이 절경이다. 장엄한 일출은 물론 일몰 또한 환상적이라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4㎞ 거리의 길은 아직까지 비포장으로 남아있어 걷거나 산악자전거를 타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흙길로 들면 올망졸망한 섬들이 쪽빛바다에 해맑게 서 있다. 대병대도, 소병대도, 가왕도, 다포도, 대매물도, 소매물도가 손에 잡힐 듯 점점이 떠 있다. 아침엔 안개가 비단자락처럼 섬들을 휘감아 신선이 살고 있는 듯 몽환적이다. 이 길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해질녘이다. 섬들로 이룬 바다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지는 해를 보면 황홀하다.

다도해를 내려다보는 그곳-망산

망산(望山ㆍ375m)은 거제도 가장 남쪽에 혹처럼 붙은 곳이다. '바랄 망(望)'이란 이름은 고려말 잦은 왜구의 침입에 주민들이 이 산 정상에 올라 망을 보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한려수도의 전망은 이름값을 하고도 남는다.

 

망산을 오르는 최적의 코스는 여차마을이다. 마을에서 능선을 타고 올라 정상에 들렀다가 홍포무지개마을로 내려온다. 3.8㎞ 남짓으로 2시간이면 넉넉하다.

 

여차 들머리에서 내봉산 능선까지 500m다. 짧지만 가파른 길이라 허벅지가 팍팍해질 때쯤 능선에 선다. 이제부터는 변화무쌍하게 펼쳐진 해안 풍경이 함께 한다. 산 아래로 방금 올라선 여차 몽돌해안이 아련하게 내려다보인다. 큰 소나무 앞에서는 저절로 발길이 멈춰진다. 그늘이 좋고 그 뒤로 점점이 솟아난 섬들의 절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망산 정상에는 '천하일경'이란 비석이 서 있다. 줄곧 해안 풍경을 굽어보며 걸어온 터라 눈이 무뎌질 법도 하건만 정상에 서면 숨이 막힐 정도의 경관에 말을 잊게 된다. 깎아지른 암봉 아래로 대ㆍ소병대도와 매물도를 비롯해 크고 작은 섬들이 바다 위에 수석처럼 떠 있다. 옥색 비단 같은 바다 위에 주름을 그리며 미끄러지는 배들도 풍경에 가세한다.

 

정상 아래는 홍포무지개마을이다. 바다를 향해 길게 튀어나온 167m 봉 왼쪽부터 길게 반원을 그리며 마을까지 이어진 해안은 아름답다. 그 뒤로 장사도, 비진도, 욕지도 등 한려수도의 무수한 섬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가는길

쪽빛 위에 쪽빛, 어디가 하늘이고 물

수도권에서 가면 경부고속도로~대전ㆍ통영간 고속도로~진주~통영IC~(신)거제대교 방향으로 빠져나오면 된다. 부산방향에서는 을숙도~가덕도~거가대교를 거치면 1시간이면 거제도에 들어간다.

 

먹거리

 

쪽빛 위에 쪽빛, 어디가 하늘이고 물

거제도의 대표적인 맛집은 신현읍 고현리의 '백만석'이 있다. 다져서 네모꼴로 냉동한 멍게와 김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비벼먹는 멍게비빔밥(사진)으로 유명하다. 거제대교 아래 성포에는 횟집들이 몰려 있다. 장승포항의 항만식당은 해물탕을 잘한다. 거대한 뚝배기에 담겨져 나오는 해물탕은 보기만해도 군침이 돈다.

 

볼거리

 

쪽빛 위에 쪽빛, 어디가 하늘이고 물

외도는 아열대 식물인 선인장, 코코아야자수 등 3천여종과 천연동백림 등이 어우러진 해상관광농원이다. 동백섬으로 이름난 지심도, 게제포로수용소, 공곶이 등이 있다. 남정마을 문재인 대통령 생가(사진)도 빼놓을 수 없다. 관광명소가 되면서 거주민과 관광객 모두 불편한 점들이 있지만 조용히 둘러보고 가길 권한다.

거제=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