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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박근혜 이름 개명 신청 잇달아…서울만 18명

"나는 박근혜다, 그렇지만
지금은 박근혜가 아니다"

by아시아경제

"나는 박근혜다, 그렇지만 지금은

박근혜 전 대통령

스스로 '박근혜'이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박근혜'라는 이름을 바꾸겠다는 개명 신청이 잇따르고 있는 것. 그 이름에 쏟아진 국민들의 비난이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최순실 사건 이후 올해 5월까지 서울에서만 18명의 박근혜씨가 이름을 바꿨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서울가정법원에는 지난해 11월부터 6명이 개명 신청을 했다. 서울의 다른 법원 4곳에서도 12명의 박근혜씨가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모두 18명이 박근혜라는 이름을 버린 것이다. 이는 서울에서만 집계한 것이고 전국적으로는 더 많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이름 자체는 나쁘지 않다. 박 전 대통령은 무궁화 근(槿)과 은혜 혜(惠)를 쓴다. 1952년 2월2일 출생인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성명학으로 보면 '한 없이 넓고 큰 바다에서 끝없는 노력을 하게 된다'고 한다. '초년 운은 좋아 부모의 도움으로 성공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의 노력만으로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이름을 풀이하는 이도 있다.

 

보통 개명 사유는 주로 '성명철학상 이름이 안 좋아 나쁜 일이 자꾸 생기는 경우'와 '의미나 발음이 나쁘거나 저속한 것이 연상돼 놀림감이 되는 경우' 등이다. 박 전 대통령과 사주가 다른 개명 신청자들이 이름을 바꾸는 것은 성명학적 접근보다는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개명은 2005년 11월 대법원이 개명을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부터 크게 증가했다. 당시 대법원은 범죄를 은폐하거나 법령상 제한을 피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후 2015년까지의 집계를 보면 이름을 바꾸기 위해 법원을 찾는 사람이 매년 16만여명, 하루 평균 430여명에 달했다. 개명 허가율은 1990년대 70% 안팎이었지만 2005년 대법원 판례 이후 증가해 2015년에는 약 95%를 기록했다.

 

개명 사유를 살펴보면 이름 때문에 놀림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 꽤 많았는데 그 이름은 문동이, 박아지, 조총연, 강도년, 김치국, 망아지 등이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