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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색계에 당했다…'컬러'의 스마트폰 중독효과

by아시아경제

[서비스뉴스 군만두]

스마트폰 서비스, 자극적 컬러 활용

강렬한 색감이 끊임없이 뇌 자극

"실리콘밸리, 컬러의 중독효과 노려

스마트폰 중독에 적잖은 영향 미친다"

"흑백모드 이용이 중독완화 대안될 수"

색계에 당했다…'컬러'의 스마트폰 중

이메일을 확인하려고 스마트폰의 잠금을 해제한 순간, 화려한 색상이 시각을 자극합니다. 노랑 카카오톡, 빨강 유튜브, 파랑 페이스북, 반짝이는 그라데이션의 인스타그램까지…. 이메일을 확인하려고 했건만, 인스타그램에 접속해 또다시 화려한 색감의 사진들 속에 빠지게 돼죠. 한바탕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흘려보내 난 뒤, 뒤늦게야 잠금해제의 이유를 깨닫고 후회합니다. 게으름과 시간낭비를 자책하시면 안됩니다.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거든요.

 

색상은 디자인의 분위기를 잡아 주고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죠. 색상은 심리학입니다 노랑은 긍정, 이해력, 그리고 행복을 상징하죠. 노랑은 주변 색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창조적인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것 뿐 아니라, 긍정과 에너지를 주입시켜 줍니다.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의 색상이 노랑입니다. 빨강은 보다 직설적입니다. 열정, 활기, 에너지를 상징하죠. 유튜브의 빨간 아이콘은, 이 안에 당신을 흥분시킬 짜릿한 영상들이 가득하다'고 말하는 것만 같습니다.

 

ICT업계는 누가 소비자의 관심과 주의를 끌어당기느냐의 전쟁터입니다. 스마트폰의 바탕화면이 온갖 색의 아이콘으로 도배되는 이유죠. 색상이 이용자의 주의를 끌어당기는 힘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곳이 ICT기업이며, 결과적으로 이용자의 스마트폰 중독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색계에 당했다…'컬러'의 스마트폰 중

미국 워싱턴의 마케팅 회사 샐리언트MG(SalientMG)의 최고경영자(CEO) 맥 맥컬비는 "실리콘밸리는 밝고 자극적인 색상이 뇌의 흥분을 유도하다는 사실과, 소비자가 자신들의 앱에 길들여지도록 하는 트릭(색상)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미국 국립안과연구소(National Eye Institute)는 "색상은 물체를 감지하는 신호, 그 이상"이라면서 "시각이 다양한 색상과 명암에 노출된다면, 인간의 뇌는 끊임없는 긴장상태에 있는 셈"이라고 밝혔습니다.

 

스마트폰 중독이 전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중독 예방을 위한 제조사의 역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색상'의 중독효과도 걸쳐있습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재학생들은 지난 주말 실리콘밸리 애플스토어 앞에서 "애플은 소비자의 아이폰 중독 저지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시위를 펼쳤는데요.

 

애플에 대한 이 같은 요구는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월에도 애플의 소액주주들이 스마트폰 중독 대책을 요구했죠. 이런 논란에 애플은 "아이폰은 '그레이스케일 모드(grayscale mode)'를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색상을 흑백으로 바꾸는 기능입니다. 중독성 예방 대책을 요구했더니 '그럼 흑백으로 쓰라'고 답변한 것이죠.

 

그런데 완전 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뉴런스(Neurons)는 사람의 시선 움직임과 두뇌의 반응을 스캔해 연구하는 기업입니다. 이 회사의 CEO 토마스 램소(Thomas Ramsoy)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중독을 막기 위해 당장해야 할 일은 화면을 흑백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루종일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다니는 제가 흑백모드로 며칠간 스마트폰을 사용해봤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스마트폰만큼이나, 얼마나 색상에 의존해 왔는지를 절감했습니다.

 

스마트폰 첫 화면이 흑백으로 변하니, 앱을 찾는데 약간 시간이 걸렸습니다. 예전에는 잠금해제를 하면 한 눈에 노란색을 감지하고, 후보군을 줄인 후 그 중에서 원하는 앱을 택하곤 했습니다. 물론 찰나의 차이이지만, 현실에서의 딜레이가 발생한 것이죠.

 

무엇보다도 특이한 점은 '비주얼'의 매력도가 확 줄었다는 겁니다. 사진이 저장된 갤러리를 들어가봤는데요, 예전엔 똑같은 사진도 보고 또 보곤 했습니다. 질리지가 않았죠.

그런데 흑백모드로 변경한 이후로는, 모든 사진이 비슷비슷하게 보입니다. 굳이 옛날 사진을 보면서 시간 죽이는 일이 사라졌죠.

 

삼성전자나 LG전자 스마트폰을 이용자도 흑백모드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설정→접근성→시각 메뉴로 들어가면, 하단에 '흑백음영' 기능이 있습니다. 사실 스마트폰 중독예방을 위해 제공되는 기능은 아니고 저시력자·색각장애인을 위한 기능이죠. 그래도 아이폰의 그레이컬러모드와 효과는 동일합니다. 전력절감 효과도 미미하게 있다네요. 스마트폰 때문에 일상에 지장이 있다고 느끼신다면, 당분간 흑백모드로 스마트폰을 써보시는건 어떨까요.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