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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여행만리

연분홍빛 봄꽃엔딩

by아시아경제

5월은 철쭉세상…올봄 마지막 꽃잔치로 떠나는 여정 

연분홍빛 봄꽃엔딩

황매산이나 소백산과 달리 하동 금오산은 알려진 철쭉명소는 아니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철쭉의 아름다움은 뒤지지 않는다. 꽃망울을 터뜨린 철쭉이 능선을 붉게 물들이고, 다도해와 어울린 풍경은 감동이다.

연분홍빛 봄꽃엔딩

최근 강풍을 동반한 비에 꽃잎이 꺽이긴 했지만 황매산의 철쭉 명성은 그대로다. 축제는 22일까지다.

연분홍빛 봄꽃엔딩

지리산의 철쭉명소는 바래봉과 노고단이다. 저 멀리 천왕봉을 배경삼아 피어난 노고단 철쭉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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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의 운해

촉촉한 봄비가 한 차례 지나갑니다. 연초록 신록이 온 산을 뒤덮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를 비집고 가는봄이 아쉬운듯 연분홍 철쭉세상이 열렸습니다. 화단을 옮겨 놓은 듯 분홍물결이 천상화원을 만들었습니다. 엊그제 새봄인가 싶더니 올 봄 마지막 꽃 잔치입니다. 산아래는 초여름의 풍경이지만 산정은 아직 봄입니다. 진하고 짙은 철쭉향이 온 몸 가득 번집니다. 남도 바닷가 산에서 신명난 꽃잔치를 벌인 철쭉이 빠른 걸음으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산청 황매산을 지나 지리산 바래봉과 노고단, 소백산 비로봉으로 이어집니다. 철쭉은 5월 초부터 피기시작해 초여름인 6월초까지 피어납니다. 가는봄이 아쉽다면 분홍빛 꽃길을 따라가는 철쭉 여정을 권해봅니다. 

제황매산-합천, 산청에 걸친 황매평전 연분홍 물결

철쭉이 황매산을 수놓았다. 연분홍 꽃구름이 둥실 떠다니는 듯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최근 강풍을 동반한 비에 꽃잎이 떨어져 예년만 못하지만 명성은 그대로다. 

 

합천군과 산청군 경계에 자리한 해발 1108m인 황매산은 소백산맥에서 뻗어나온 산자락이다. 산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은 많지만 그 중 으뜸은 철쭉이다. 해발 800~1000m의 산 정상부 능선 전체를 분홍꽃으로 물들이는 철쭉은 눈부시다. 

 

황매산 철쭉은 유난히 키가 크고 때깔도 곱다. 여느 철쭉산과 마찬가지로 군락을 이루지만 숨 막힐 정도로 빽빽하지 않다. 군데 군데 군락을 이룬 철쭉이 세월을 무기삼아 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이라 여백의 미도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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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 철쭉 군락

황매산 정상은 가파르지만 발품 판 보람이 있다. 정상에 서면 천왕봉을 비롯한 지리산 연봉과 덕유산, 가야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질녘 금빛으로 반짝이는 합천호와 철쭉 능선 너머 천왕봉으로 떨어지는 낙조가 한 폭의 그림이다. 또 아래에서 바라보던 철쭉산과 달리 정상에서 바라보는 철쭉산은 더욱 아름답다. 합천은 22일까지 철쭉축제를 연다.

바래봉과 노고단-붉고 진한 향기, 지리산을 물들인다

철쭉 군락지인 지리산 바래봉과 노고단이 빨갛게 물들고 있다. 바래봉은 해발 500m의 구 면양목장에서 피기 시작, 정상까지 꽃을 피운다. 바래봉의 철쭉은 개화 시기가 해발고도에 따라 다르다. 평년 기준으로 정상 능선(해발 1000m)은 이번 주말부터 다음주까지면 절정에 이른 자태를 볼 수 있다.

 

철쭉은 바래봉 아래 갈림길에서 팔랑치에 이르는 약 1.5㎞ 구간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가장 많은 철쭉이 있다보니 매년 관광객들로 붐빈다. 바래봉 철쭉은 붉고 진하며 사람이 잘 가꾸어 놓은 듯, 산 전체가 하나의 정원을 연상시킨다. 색상이 화려할 뿐만 아니라 향기가 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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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철쭉

노고단은 봄부터 가을까지 형형색색의 꽃이 피고 지는 하늘정원이다. 그중 5월의 꽃은 철쭉이다. 노고단 대피소를 지나 정상까지 철쭉이 이어진다. 

 

철쭉군락은 피라미드 닮은꼴로 쌓은 돌탑이 이국적인 노고단 고개에서 정상까지는 약 750m 구간이다. 생태계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데크를 따라 좌우로 연분홍빛 물결이 춤을 춘다. 철쭉이 지고나면 여름꽃인 원추리가 노고단 일대를 뒤덮는다. 

소백산 비로봉-한국의 알프스 뒤덮은 철쭉 향연

소백산(1440m)은 경북 영주시와 충북 단양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5월 말이면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 마치 거대한 분홍색 저고리를 걸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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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연화봉가는길

소백산 철쭉을 즐기는 코스는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코스는 희방사를 거쳐 연화봉,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짙어가는 신록을 배경으로 온 산을 불태우듯 뒤덮는 철쭉꽃. 그 꽃을 따라 걷는 산행은 즐겁다. 

 

연화봉에서 비로봉에 이르는 4.4㎞ 구간이 철쭉의 백미다. 주변 산줄기는 온통 연분홍으로 활활 타오른다. 

 

비로봉 정상에서 보는 철쭉군락지는 말 그대로 장관이다. 소백산의 웅장함과 그 속에 펼쳐진 철쭉바다에 흠뻑 반하고 만다. 이런 풍광을 그냥 놔둘 리 없다. 저마다 가지고 온 카메라로 연분홍 그림을 찍어내 듯 셔터 누르기에 바쁘다. 

 

소백산 주능선 철쭉군락은 6월초까지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축제는 29일까지 열린다. 

하동 금오산-일망무제 다도해품은 철쭉 황홀

섬진강 끝자락 하동은 이미 철쭉이 절정이다. 하동의 봄이라면 누구나 섬진강변의 매화와 십리벚꽃길을 떠올린다. 그러나 더 매력적인 숨은 철쭉명소가 있다. 하동 금오산이다. 금오산은 해발 849m다. 하동이야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 연봉들이 물결치는 지리산에 안겨 있는 곳이라 이 정도 높이는 그리 대단치 않다. 하지만 바다를 끼고 있어 해발고도는 수준점 0m부터 차고 오르니, 정작 정상에 서면 그 높이의 까마득함이 새삼스럽다.

 

금오산의 가장 큰 매력은 차를 타고 쉽게 가닿을 수 있는 것이다. 산길을 따라 6.3㎞쯤 차로 오르면 다도해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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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 철쭉

정상 아래에는 남쪽의 바다를 향해 잘 다듬어 만든 널찍한 나무데크 전망대가 있다. 정상 전망대에서 보는 철쭉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꽃망울을 터뜨린 철쭉이 능선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황매산이나 비로봉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다도해와 어울린 풍경은 감동이다. 

 

이제 절정을 맞은 금오산 철쭉을 보러 하동땅까지 가라고 권하긴 쉽지않다. 하지만 5월이 가기건 섬진강쪽을 찾는다면 꼭 올라보길 권해본다. 철쭉만이 아니라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남해바다의 풍경만으로도 찾은 보람은 충분하다. 

 

산청, 하동, 구례=글ㆍ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