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 끌던 마라탕…조리 과정부터 문제

위생 불량 마라탕 음식점 23곳, 원료공급업체 14곳

소비자들, SNS서 맛집으로 소개 분통

식약처가 적발한 마라탕 음식전문점의 주방. 기름때가 찌들어 있다. 사진=식약처 제공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사천지방 요리 '마라탕'과 '마라샹궈' 등이 비위생적인 조리 환경서 만들어졌던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라탕', '마라샹궈'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과 원료공급업체 63곳의 위생을 점검한 결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37곳(58.7%)을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음식점은 23곳, 원료공급업체는 14곳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

위반 내용은 △영업등록·신고하지 않고 영업(6곳) △수입신고하지 않은 원료나 무표시 제품 사용·판매(13곳)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10곳) △기타 법령위반(8곳)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마포구 손오공마라탕, 서울 서대문구 호탕마라탕, 서울 용산구 마라토끼, 부산 서구 홍주방, 대구 수성구 화멘 등 온라인과 트위터, 인스타그램에서 마라탕 맛집으로 알려진 음식점들도 적발됐다.

마라탕.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당장 마라탕을 즐겨 먹었던 직장인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3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인스타그램 등 마라탕 인증샷이 많이 올라오고, 유행이라 즐겨 먹었는데 이렇게 위생 상태가 더러운지 몰랐다"며 "내가 먹었던 마라탕 집이 문제가 있는 집은 아니었는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쉽지만 이제 마라탕은 두 번 다시 먹지 않겠다고"고 강조했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 B 씨는 "지난주 친구들에게 배달 앱을 이용해 마라탕을 주문했는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괜히 나 때문에 친구들에게 피해가 가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30대 직장인 C 씨는 "이번에 적발된 마라탕 집 중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곳도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배신감도 몰려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식약처가 적발한 마라탕 원료제조업체의 작업실.사진=식약처 제공

이번에 적발된 마라탕 음식점은 조리 과정부터 문제였다. 서울 서대문의 한 마라탕 음식점은 기름때가 찌든 조리실서 마라탕을 만들다 적발됐다. 또 경기 군포시의 한 즉석판매제조업체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마라탕에 들어가는 '건두부'를 제조하고 제품에 제조연월일조차 표기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영업신고도 하지 않고 '훠궈조미료' 제품 등을 만들어 마라탕 체인점에 판매한 업체도 적발됐다. 또 식품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원료로 샤부샤부 소스를 생산해 유통기한도 표기하지 않고 마라탕 음식점에 납품한 업체도 적발됐다.

누리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먹는 것 가지고 장난하면 정말 무거운 처벌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음식 가지고 장난하는 것, 도대체 언제쯤 사라질까요? 무거운 처벌을 원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이번에 적발된 업체는 관할 지자체가 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실시하고, 3개월 이내에 다시 점검하여 개선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 기호와 식품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여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불량식품으로 의심되는 제품이나 식품안전 관련 불법 행위를 목격한 경우 불량식품 신고전화 1399 또는 민원상담 전화 110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위생불량 적발 마라탕 음식점

식품위생법 위반 마라탕 업체 명단.사진=식약처 제공

식품위생법 위반 마라탕 업체 명단.사진=식약처 제공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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