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생 화냥X, 항독분자" 中 유학생들, '홍콩 지지' 韓 학생들 조롱

[이슈]by 아시아경제

중국 SNS에 홍콩 지지하는 韓 학생들 얼굴 사진 무차별 공개

아시아경제

지난 15일 중국 정부 지지자로 추정되는 한 학생이 한국외대 인문관 계단 게시판에 붙인 A4용지. 한국인 여학생의 사진과 함께 욕설이 적혀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홍콩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시위를 우리나라 학생들이 지지하고 나서면서 중국 유학생들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 대학생들의 얼굴 사진과 실명이 중국 소셜 네크워크(SNS)에 무차별적으로 올라가면서 홍콩 시위를 둘러싼 중국 유학생간 갈등은 더 격화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한 대학교에서는 중국 정부 지지자로 추정되는 한 중국인 유학생이 학내 게시판에 한국인 여학생의 사진과 함께 욕설이 담겨 있는 종이를 붙이기도 했다. 해당 전단지에서 중국인 유학생은 한국 여학생을 거론하며 '화냥년','정신병' 등이라며 조롱했다.


1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내 중국인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국내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 대학생들의 얼굴 사진 등 신상을 중국 SNS에 무단으로 올리는 등 소위 신상털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13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 '上***'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한 네티즌은 "한양대, 연세대, 건국대에서 애국하는 학생(중국학생)들과 항독을 지지하는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진 대첩"이라는 글과 함께 대자보를 손에 든 한양대생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인물은 교내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붙인 김모(23)씨였다. 김 씨 얼굴 위에 빨간색 동그라미가 그려 있었고, 홍콩 독립 지지자 비하 표현인 '항독분자(港?分子)'라고 쓰인 화살표가 붙었다.


항독분자란 홍콩(香港·향항)의 '항(港)'과 독립(?立)의 '독(?)'을 조합한 단어에 특정 개인 혹은 집단을 일컫는 '분자(分子)'를 합친 합성어다.

아시아경제

홍콩시민을 위한 연대 회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에서 홍콩 민주화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웨이보를 통해 김씨 신상을 알게 된 중국인 유학생들은 김씨를 비롯해 대자보 앞을 지키고 있던 한국 학생들을 찾아가 10원, 50원, 100원짜리 동전을 던지며 조롱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5일 한국외대 인문관 게시판에는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붙이던 한국인 학생의 얼굴이 노출된 A4용지가 붙었다.


당사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 옆에는 '나는 기생충 같은 화냥년(병자호란 당시 청나라에 의해 강제로 끌려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온 여성을 뜻하는 '환향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야', '나는 정신병 병원에서 나온 정신병이야' 등의 조롱성 문구가 함께 적혀 있었다.


그런가 하면 이날 웨이보에는 고려대 여학생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라는 아이디를 가진 게시자는 해당 영상에 #한국고려대학교(??高?大?), #항독지지하는고려대(高?大?支持港?) 등의 해시태그를 걸어 해당 학생을 조롱했다.


해당 게시글은 이날(19일) 현재 약 200여 개 달렸다. 일부 중국인 네티즌은 "지금 당장 한국에 달려가서 패주고 싶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중국 유학생들이 한국 대학생들을 조롱하고 나서자 국내 누리꾼들도 맞불 성격의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중국 물건 불매운동 합시다","중국인들이 왜 남의 나라에서 설치냐". "중국 유학생들 다 그런건 아니지만, 어떻게 남의 나라에서 저런 모습을 보이죠", "도대체 여기가 중국이냐 한국이냐 강력히 대응하자" 등의 의견을 보였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 대학생들은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홍콩 시위에 대한 시진핑 정부의 탄압을 중단하라'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등 6개 모임 소속 회원들은 '시진핑은 탄압을 중단하라', '홍콩 항쟁 지지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인권 탄압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시진핑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도 "우리의 연대 활동은 중국인들을 적대하거나 배척하고자 함이 결코 아니고,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홍콩 항쟁 탄압을 중단하고 5대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2019.11.19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아시아시대를 리드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경제신문을 지향합니다.
채널명
아시아경제
소개글
아시아시대를 리드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경제신문을 지향합니다.

    Copyright © ZUM internet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