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빨 좋은 '남해 금산'에 고릴라가…절경이 무려 38개

[여행]by 아시아경제

태조 이성계가 내린 이름 금산, 최고의 다도해 전망대

최고의 다도해 전망대 남해 금산

우리나라 3대 기도도량 보리암

금산산장, 다도해보며 라면 한 그릇

금산 38경에 서린 수 많은 전설

올망졸망 해안길과 은빛 백사장 황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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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봉에서 바라본 보리암과 다도해풍경, 화엄봉의 옆모습이 꼭 고릴라를 닮아 눈길을 끈다. 이처럼 금산에는 전설을 가득 담은 38개의 절경이 곳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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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명소로 자리잡은 남해 금산 금산산장. 이곳에서 다도해를 내려다보며 라면 한그릇 먹는것이 젊은 사람들 사이에 유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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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려해상국립공원 다도해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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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암 관음보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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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 상사암 뒤로 첩첩 이어진 바위절벽에 보리암이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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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해안도로에서 만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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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랑이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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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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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물미해안도로

11월에 들어서면 남해 금산(錦山?681m)이 그리워집니다. 금산보다 더 유명한 암자 보리암도 보고 싶기도 합니다. 강화 보문사, 양양 낙산사와 함께 3대 관음 기도 도량으로 꼽힙니다. 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 부모는 아니지만 정성 들여 기도하면 소원 하나는 꼭 들어준다는 전설 때문인지 발길이 남해로 향하게 됩니다. 그래서 정성을 다해 기도를 했습니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고 마스크 벗고 살게 해달라'고…. 먼저 가족의 행복을 빌지 않은 건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행복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금산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유일한 산악공원입니다.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듯한 금산은 기암괴석이 일품입니다. 곳곳에 흩어진 기암과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마을, 바다와 섬 풍경은 더없이 넓고 푸르고 아름답습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와 관련 있는 금산이란 이름도 범상치 않습니다. 또 중국 진시황의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이곳을 왔다 갔다는 서불의 이야기가 담긴 ?서불과차암?을 비롯해 무수한 이야기가 곳곳에 있습니다. 최근엔 보리암 옆 금산산장에서 다도해 풍경을 내려다보며 먹는 라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명해지면서 사진명당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뿐인가요. 에메랄드빛 바다와 구불구불 해안을 따라 보석처럼 박힌 섬들이 어우러진 환상의 해안길도 있습니다. 독일인?미국인 마을, 다랑이논, 물건리 방풍림 등 볼거리가 넘쳐납니다. 그래서 남해의 또 다른 이름은 보물섬입니다.


코로나19에서 조금씩 벗어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위한 첫 단계가 시행됐다. 거리두기는 완화되었고 여행업계는 긴 터널에서 빠져나왔다며 반기고 있다.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지켜가면서 일상으로 여행을 떠나도 좋을 듯하다.


이번 여정은 한려해상국립공원 가운데 유일한 산악공원인 남해 금산이다. 금산은 관광명소로 워낙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수능이 있는 이때라면 금산 보리암에서 기도도 하고 아름다운 남해바다도 보고 오는 여정이면 기꺼이 먼 길을 달려도 되겠다.


남해 금산은 등산을 하는 수고 없이 다도해 풍광과 기암괴석을 즐길 수 있다. 복곡 2주차장에 차를 대고 20여분 걸으면 보리암과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온다.


금산은 비단을 두른 산이다. 그것도 이곳에서 100일 기도를 올린 후 조선 건국의 대업을 이룬 이성계가 내린 이름이다. 마음이야 실제 비단을 두르고 싶었겠지만 이름을 바꾸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전까지 금산은 한밝산, 보광산 등으로 불렸다. 683년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초막을 짓고 화엄경을 읽으니 서광이 발했다는 얘기에서 유래한다. 정상 아래 가파른 바위 사이에 층층이 자리 잡은 보리암의 시작이기도 하다. 이런 사연으로 보리암은 소위 '기도발' 좋은 절집으로 소문났다.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로 불리는 이유다. 관음보살은 불교에서 중생의 기도를 들어주는 보살이다. 보리암 해수관음상이 서 있는 자리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 관음상 앞에 삼층 석탑이 서 있는데, 이 자리가 제일 기가 세다고 한다.


금산에는 무려 38경(景)이 전해 내려온다. 관동 지방의 명승 8곳을 일러 '관동팔경'이라 하듯이 금산 자락에는 38개나 되는 명승이 있다. 명승마다 전설이 서려 있고, 역사가 배어 있다. 주세붕의 글이 새겨진 문장암, 원효가 화엄경을 읽었다는 화엄봉, 진시황의 아들이 유배된 곳이라는 부소암도 있다. 신라 불교의 양대 산맥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참선했다는 자리도 있다.


남해 금산의 기암괴석 중 단연 돋보이는 건 상사암이다. 금산 오른쪽 자락 비쭉 돋은 자리에 솟아 있다. 상사암에서 남해 금산이 가장 잘 드러난다. 보리암을 가운데 품고 양쪽으로 날개를 펼친 듯한 산세가 장쾌하다.


금산에는 보리암 외에도 가장 핫한 장소가 금산 산장이다. 절벽에 놓여 있는 테이블에 앉아 컵라면 먹는 인증사진이 SNS에서 인기를 끌면서 젊은 여행객들이 부쩍 늘었다. 금산 산장은 남해 금산이 국립공원이 아니었을 때부터 상사암 옆을 지켰다. 지금이야 국립공원 안에 숙박시설을 짓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이 건물은 1950년대에 지었다. 산장은 발 아래로 한 뼘 논밭 사이로 들어선 정겨운 마을과 다도해의 섬들이 내려다보이는 곳이어서 바다 전망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금산 산장에서 산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석축을 두른 망대(望臺)가 자리 잡고 있다. 고려시대부터 우리나라 최남단 봉수대로 이용한 곳이다. 지금은 금산과 한려해상국립공원 다도해를 두루 조망하는 최고의 전망대로 활용된다. 상주해변은 물론 멀리 통영의 사량도, 욕지도, 연화도 등의 섬들까지 올망졸망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풍경 못지않게 금산을 감싼 해안선은 눈부시다. 상주와 미조항을 거쳐 물건마을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남해에서도 경치가 빼어나 '물미해안도로'로 불리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다.


금산에서 내려오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상주해변이다. 남해에서는 '상주은모래비치'로 부른다. 해변의 잔모래가 은가루를 뿌려 놓은 것처럼 곱다는 의미다. 바로 앞 나무섬(목도)과 돌섬이 자연방파제 역할을 해 수면은 언제나 잔잔하다. 햇살이 비칠 때면 살랑거리는 물결도 은빛으로 반짝인다.


가천 다랑이논과 서포 김만중이 유배생활을 한 노도 등을 지나면 물건리에 닿는다. 물건리엔 해일이나 소금바람을 막기 위해 조성한 천연기념물 숲 방조어부림이 해안을 따라 1.5㎞나 늘어서 있다. 방풍림에서 돌아서 산쪽을 바라보면 알록달록한 독일인 마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남해=글·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경부고속도로, 대전통영고속도를 이용해 가다 진주 나들목에서 남해고속도로 갈아타 사천나들목을 나와 창선삼천포대교를 건너면 된다. 금산은 중턱에 복곡1주차장과 정상부근에 2주차장을 운영하는데 주말과 성수기에는 주차난을 각오해야 한다. 2주차장은 여유가 없는 경우 통제한다. 이때는 1주차장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먹거리=멸치쌈밥이 유명하다. 죽방렴(갯벌에 대나무를 꽂아 만든 어장)에서 갓 잡은 멸치로 새콤달콤하게 조린 '멸치조림'이 맛있다. 상추 깻잎 등 야채에 밥 한 숟가락과 멸치조림 그리고 달콤한 남해마늘 등을 얹어 먹으면 입안에 사르르 녹는다.

2021.11.1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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