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접고 빌딩 숲 사이를 통과하는 전투기가 있다고?

[이슈]by 유용원의 군사세계

추억의 애니메이션 '에어리어88' (지옥의 외인부대) 출처 : 방위살림꾼@유용원의군사세계

일본 애니메이션 「에어리어 88」에서 주인공의 기체로 등장하는 F-8 크루세이더.

출처 : 붉은악마@유용원의군사세계

적 기지를 저공으로 침투하는 스토리에서 갑자기 솟아오른 장애물의 비좁은 공간을 날개를 접어 통과하는 명장면이 등장한다.

1분 50초 이후 해당 장면 등장. (녹음하고 글쓰는 소년 - 저공침투! 날개를 접어라! : 에어리어 88 더빙 (7) [미소년성우 이우진] / AREA 88 KOR-DUB / エリア88韓国語ダビング)

6·25전쟁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52년 9월. 미 해군은 함재기로 운용하며 전폭기로도 사용해 온 F7U 커틀러스를 대체하기 위해 차기 함재기 도입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미 해군 핸콕 항모 F7U 커틀러스 함재기의 착륙 사고. 출처 : 슈트름게슈쯔@유용원의군사세계

8개 사의 후보 중 F-8 크루세이더는 함재기 용도에 맞게 착륙 거리가 짧고 혹독한 함상 착함의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강력한 랜딩기어와 착함용 테일후크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었다. 채택한 가변 붙임각 날개는 최대 7도 가량 세울 수 있게 하여 받음각을 넓혀 양력을 늘릴 수 있어 함재기에 적합했다.

주날개가 가변 앙각 장치에 의해 목덜미 쪽에서 살짝 들려 있다. 출처 : 미 해군 해군항공뉴스 1982년 7월, p.31(퍼블릭 도메인)

1955년 3월 25일 첫 비행에 성공했고 1956년 12월부터 실전 배치되었는데, 전투기의 속도가 음속으로 향상되고 있어 기총 사격 근접전의 효용이 재고될 시기에 기관포가 4정이나 탑재된 F-8 크루세이더는 베트남에서 소련제 전투기들과 교전한 창공 위의 마지막 총잡이로 불린다.


그런데 애니메이션의 날개 접기 비행의 모티브가 되는 사건이 1960년 8월 23일 이탈리아 나폴리 공항에서 발생한다.

F-4가 날개를 접고 비행 중인 실제 장면. 출처 : 야거.@유용원의군사세계

비행 갑판과 격납고 공간이 협소한 항공 모함에서는 대부분의 함재기를 날개와 동체 일부를 접어서 주기하며 이륙할 때 활주로 끝으로 이동한 후 날개를 펴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접은 날개를 펴고 이함 준비 중인 F-8E. 출처 : 미 해군항공박물관(퍼블릭 도메인)

날개가 접힌 것을 몰랐던 F-8 크루세이더 조종사는 날개가 접힌 채로 이륙해 고도 1,500m까지 도달했고 기체의 조종력이 좋지 않음을 느껴 상황을 인지한 후 침착하게 여분의 연료를 비워내 기체를 가볍게 하고 나폴리 공항으로 돌아와 무사히 착륙한다.

F-8 크루세이더 무장. 출처 : 미 해군 해군항공뉴스 1963년 9월(퍼블릭 도메인)

F-8 크루세이더는 비행을 조종하는 에일러론이 날개 바깥쪽 접는 부분엔 없고 안쪽 고정 날개 부분에만 위치하고 있어서 날개를 접은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는 비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F-8E의 3면도. 출처 : 카볼디의 자료(GNU 자유 문서 사용 허가)

이후에도 미국 본토와 베트남 전쟁 중에 날개를 접은 채 이륙하는 사고가 7번이나 있었지만 조종사가 사망한 사례는 없었다.

F-8 조종사 휘장. 출처 : 미 해군(퍼블릭 도메인)

그렇지만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비행 도중에 날개를 접거나 펴는 조작은 안 된다고 하니 혹시라도 일부러 도전해서는 안 되겠다.


구성 및 제작 : 디지틀조선일보

2020.06.2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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