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을 쏟아부었지만 탄생하지 못한 비운의 스텔스기

[이슈]by 유용원의 군사세계

최초의 항공모함용 스텔스 공격기 - A-12 어벤저 II

때는 바야흐로 1991년 1월 7일

출처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

"아이고 나으리ㅠㅠ 연구개발비 6조를 쏟아붓고 장장 10여 년을 투자했는데 프로젝트 취소라니요...ㅠㅠ 저희 다 죽습니다요ㅠㅠ 제발 살려주십쇼ㅠㅠ"

출처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

"60조가 개이름이더냐! 필요 없으니 썩 물러가거라!"


최초의 항공모함용 스텔스 공격기이자 미 스텔스기 개발사에 한 획을 그었지만... 안타깝게도 탄생하지 못한 비운의 스텔스기가 있다.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등장한 A-12 어벤저 II

오늘의 주인공, A-12 어벤저 II. 출처 : 위키미디어

A-12 어벤저 II는 1983년 미 해군의 ATA(Advanced Tactical Aircraft), 신형 전술 항공기 사업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ATA 프로그램은 미 해군의 주력 공격기였던 A-6 인트루더를 대체하기 위한 사업이다. A-6은 1963년에 실전 배치돼 1997년까지 활약한 미 해군의 대표적인 함재 공격기이다. 냉전이 격화되면서 미 해군은 노후한 A-6의 대를 이어 A-6의 공격력은 유지하면서 생존성이 대폭 향상된 기종을 원했다.

못생겼지만 뛰어난 성능으로 찬양받았던 A-6 인트루더(Intruder). 출처 : 위키미디어

ATA 사업에 맥도넬 더글라스 & 제너럴 다이내믹스와 노스롭 & 그루먼, 두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1988년 12월, 맥도넬 더글라스 &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노스롭 & 그루먼과 경쟁 끝에 사업을 따내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는데 이때 선정된 기체가 A-12 어벤저 II다.

성능도 두 배, 생존성도 두 배~ ^_^)v

출처 : 위키미디어

A-12라는 코드명은 A-6보다 '2배의 신뢰도'를 기대한다는 의미에서 명명되었고, 어벤저(Avenger)라는 이름은 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함재 폭격기 'TBF(M) 어벤저'의 애칭을 이어받았다. 미 해군이 요구한 '2배 신뢰도'에 맞춰 A-12는 최대이륙중량 31톤에 내부 연료만 10톤 이상 탑재하도록 설계됐다. 충분한 내부 연료량 덕분에 전투행동반경은 2,030㎞에 달했다.

내부 무장창을 표현한 A-12 프라모델.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거기에 생존성 향상을 위해 이등변 삼각형 모양으로 기체가 설계됐는데 이때문에 스텔스 성능 크게 높일 수 있었다. 더불어 항공모함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양쪽 날개 끝부분을 접을 수 있도록 했다. 미 해군 최초의 항공모함용 스텔스 공격기라는 점과 월등한 성능, UFO를 연상시키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미 해군을 만족시켰다. 가격도 착했다. A-12 스텔스 공격기의 대당 가격은 3,100만 달러, 우리나라 돈 약 370억으로 측정됐다.

돈방석은 시간문제...?!

A-12 어벤저 II의 설계도

A-12 어벤저 II의 풍동 및 기체 저항 실험. 출처 : 위키미디어

A-12 어벤저 II의 초기 소요는 미 해군 620대, 미 해병대 238대로 함재기 소요만 858대, 미 공군도 400대를 구매한다고 해 총 양산 대수는 1,258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맥도넬 더글라스와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미군도 기대가 컸다. A-12가 미 해군과 해병대에 배치되면 냉전 시대, 소련과의 전투력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개발비도 두 배, 가격도 두 배~ ㅠ_ㅠ)v

출처 : 위키미디어

야심차게 시작된 A-12 개발 사업,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맥도넬 더글라스와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39억 달러를 초기 개발비로 예측했으나 사업이 시작되자 예상과 다르게 개발 완료 추정비용이 3개월마다 3~4억 달러씩 증가했다. 47억이었던 A-12 개발 사업 계약 최고 한도액은 사업 시작 2년도 안돼 54억 달러까지 상승했다. 기체 가격도 사업 초기 업체가 미 해군에 제시했던 3,100만 달러에서 대당 8,400만 달러로 치솟았다.

망하는 것도 시간문제...;;

출처 : 위키미디어

미 해군은 A-12가 탄생하면 3년 안에 미 해군 전투기 예산의 70%를 A-12가 다 써버릴 것이라고 걱정했다. 마침 미국의 라이벌인 소련이 붕괴하고 군비 감축 분위기가 조성됐다. 엎친 데 덮쳐 걸프전 준비로 재정적자가 예상되자 걸프전이 발발하기 직전 1991년 1월 7일, 미 국방부는 A-12 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다.

목업으로만 남은 A-12 어벤저 II. 출처 : 위키미디어

결국 A-12 어벤저 II는 단 1기도 제작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해 말 A-12 실물 모형을 공개하고 다음 해 3월 최초 비행을 하기로 계획했었는데 말이다.

출처 : 위키미디어

사활을 건 A-12 프로젝트가 중도에 취소되면서 맥도넬 더글라스는 개발비 보전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재정난에 허덕이다가 결국 망했다.

출처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

맥도넬 더글라스는 1997년 보잉에게 인수됐다.


구성 및 제작 / 디지틀조선일보

2020.07.0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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