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자전거 집 '쉬켈후세트'

[컬처]by 베네핏

한때 눈물의 아이콘이었던 곳이 이제는 ‘내일의 에코시티(eco city)'로 거듭나고 있다. 바로 북유럽 스웨덴 남부에 위치한 항구 도시, 말뫼다. 스웨덴의 말뫼는 유럽의 조선 산업을 대표할 정도로 세계 최대 조선소를 가진 도시였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경제난에 시달리기 시작해 2003년 조선업의 상징물이던 ‘골리앗 크레인’은 한국의 대형 조선 업체에 단돈 1달러에 팔렸다. 이후 조선업이 빠진 자리엔 지식 기반의 산업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친환경 프로젝트가 들어섰다. 덕분에 말뫼는 2007년 유엔환경계획(UNEP)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며 해마다 1만여 명에 이르는 환경, 도시 전문가들이 방문하고 있다.

친환경 자전거 집 '쉬켈후세트'

이처럼 친환경 도시로 재탄생하고 있는 말뫼에는 개개인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은 친환경 습관이 있으니 바로 ‘자전거 타기’다. 도시 곳곳에는 넓고 곧게 뻗은 자전거 도로는 물론이고 자전거 주차장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이제 스웨덴 말뫼에는 자전거 전용 아파트가 생길 예정이다. 

친환경 자전거 집 '쉬켈후세트'

자전거 전용 아파트는 지금까지 어디에도 없던 새로운 형태의 건축물이다. 아파트 이름도 ‘자전거 집’이라는 의미를 담아 ‘쉬켈후세트(Cykelhuset)’다.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아파트는 7층짜리 55가구로 구성된다. 건축가 코르드 시겔(Cord Siegel)은 ‘사람들이 왜 자전거 대신 자동차를 이용하는지, 자전거만을 이용하는 데 어떠한 불편함이 있는 걸까?’ 고민했고, 그 끝에 자동차를 위한 주차장을 없애며 자전거를 선택한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마련했다.


우선 건물은 시내 중심가와 가까이에 위치해 자전거로 출퇴근하기에 편리하다. 1층에는 자전거를 위한 널찍한 자전거 보관소를 마련했고 다양한 형태의 자전거를 빌려줄 대여소도 있다. 여러 명이 동시에 탈 수 있는 왜건형 자전거는 물론, 기차에 실을 수 있는 접이식 출퇴근용 자전거도 제공할 예정이다. 장거리 여행을 해야 하거나 비나 눈이 오는 날에는 자전거 이외의 이동 수단이 필요한데 이와 같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주민들에게 지역 내 자동차 공유 서비스와 함께 제한된 횟수로 무료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전기 자전거 충전소는 물론이고 자전거 수리 및 청소 서비스 센터도 설치한다.

친환경 자전거 집 '쉬켈후세트'

건물 안에는 자전거 이용에 최적화된 시설들을 곳곳에 마련한다. 집 안까지 자전거를 들고 들어가도 걸리는 게 없다. 문턱이 없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안에 자전거를 넣을 때 낑낑대며 어떻게 넣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널찍한 크기의 엘리베이터는 양쪽으로 문이 열리기까지 하니 자전거를 이리저리 돌리지 않아도 된다. 자동차가 없어 온라인 쇼핑을 자주 할 주민들을 위해서 개인 택배함도 설치했다. 이를 통해 편리하고 안전하게 주문 물품을 받거나 반품 처리할 수 있다. 자전거 거치대도 곳곳에 배치해 주민들은 편한 곳을 골라 자전거를 보관하면 된다.

친환경 자전거 집 '쉬켈후세트'

쉬켈후세트는 자전거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친환경 도시, 말뫼인 만큼 건물 곳곳에 친환경을 고려한 요소들이 숨어있다. 건물의 지붕 위엔 태양열 패널을 설치해 태양광 에너지로 온수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췄고, 건물 벽면에는 빗물을 모으는 파이프도 있다. 자전거 바퀴 모양을 본 떠 동그랗게 만든 창문으로는 자연 그대로의 햇빛이 들어온다. 옥상에는 공동 온실을 설치해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며 이웃 간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친환경 자전거 집 '쉬켈후세트'

도시 말뫼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나가고 있다. 과거 조선 산업의 몰락이라는 실패를 교훈 삼아 친환경이라는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단순히 일회성 정책으로 그치지 않고 시민, 건축가, 정부 관계자 등 다양한 주체가 모여 실행시켜나가고 있다.


스웨덴 ‘말뫼의 눈물' 그리고 친환경 도시로의 변화는 우리에게 그 의미가 남다르다. ‘말뫼의 눈물’ 그 중심에 있던 거대 크레인을 사 온 한국의 대형 조선 업체를 비롯해 한국 산업의 큰 축이었던 조선업이 쇠락의 길을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거제의 눈물’이란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게 스웨덴의 도시, 말뫼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뼈아픈 조언을 해주고 있는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말뫼의 자전거 집, 쉬켈후세트는 친환경 분야의 새로운 시도로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이연주

2016.11.0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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