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의 꽃, 국민을 위로하는 엔딩곡 BEST 3

[컬처]by 베네핏

노래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마력이 있다.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던 IMF 시절 골프선수 박세리가 양말을 벗고 호숫가에 들어가 골프공을 치던 장면과 함께 양희은이 부른 상록수의 한 구절 '끝내 이기리라'가 울려 퍼질 때, 우리는 이 힘든 시절을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어디 그뿐인가.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두려움을 없애고 서로 단결하기 위해 노래를 불렀고, 때로는 시국을 풍자하고 어지러운 상황을 웃음으로 승화하기 위해 노래를 부른다.

JTBC 뉴스룸의 꽃, 국민을 위로하

하루가 멀다 하고 상상하지도 못한 뉴스가 홍수처럼 넘치는 요즘, 수많은 사람들이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촛불을 든다. 하지만 반칙과 술수로 떵떵거리며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분노, 열심히 살아온 내 삶에 대한 허무함과 같은 복합적인 감정들 또한 이따금 슬그머니 고개를 내민다. 벌써 몇 년째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손꼽혀온 손석희 역시 이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는 고민 끝에 다소 파격적인 선택을 한다. 바로 뉴스 말미에 앵커브리핑과 함께 노래를 내보내는 것. 그는 심지어 뉴스룸을 처음 시작하던 2013년부터 직접 노래를 고른다. 유명 팝송부터 인디음악까지 현안에 따라 다른 메시지를 담는데, 시의적절한 선곡에 무릎을 탁 치게 될 때가 많다. 국민을 위로하는 손석희의 교양이 담긴 선곡, BEST 3을 골라봤다.

1. The Times They Are A-Changin (Phil Collins)

2013년 9월, 손석희가 처음 뉴스룸을 맡으며 틀었던 엔딩곡이다. 원곡은 최근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화제가 된 밥 딜런(Bob Dylan)이 불렀다. '수레바퀴는 아직 돌고 있으니 섣불리 말하지 말고(don't speak too soon for the wheel's still in spin)', '지금의 패자는 나중에 승자가 된다(for the loser now will be later to win)', '시대는 변하고 있다(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는 노랫말에선 모두가 우려했던 손석희의 종편행을 믿어달라는 의지가 담겨있는 듯했다. 동시에 '정치인들아, 사람들의 부름을 경청하라(come senators, congressmen, please heed the call)', '곧 당신의 창을 흔들고 벽을 두드릴 것이다(It'll soon shake your windows and rattle your walls)'라는 구절은 권력과 손잡지 않고 뚝심 있게 진실을 추구해 나가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

2. 바람이 분다 (이소라)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 간다'. 춥고 쓸쓸한 날, 귓가에 들리는 이소라의 목소리만큼 사람을 위로하는 것이 또 있을까. 10월 27일 뉴스룸은 해외에서 체류하던 최순실이 한 언론사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하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는 소식을 내보냈다. 죄를 뉘우치지는 못할망정 뻔뻔하게 대응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느꼈을 허무함은 이날 손석희가 고른 이소라의 목소리에 고스란히 얹혔다.

3. 아직, 있다 (루시드폴)

11월 17일 뉴스룸에는 차마 믿고 싶지 않은 소식이 담겼다.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를 '여객선 사고'로 규정하며 대응 문건을 만들었다는 소식이었다. 이는 정부가 이 사건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문서였다. 이날 손석희가 선곡한 루시드폴의 '아직, 있다'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흥미롭게도 손석희는 지난 22일 이례적으로 이 곡을 한 번 더 내보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 7시간의 비밀을 계속 추적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동시에 무력감을 느끼고 있을 유가족과 시민들에게는 따뜻한 위로가 됐다. 노래가 이야기해주듯, '친구야, 무너지지 말고 살아내 주렴'.

JTBC 뉴스룸의 꽃, 국민을 위로하

지난 2013년 종편행을 택했던 언론인 손석희에 대한 우려 속에서 처음 문을 열었던 뉴스룸은 프랑스 르 몽드 신문을 창간한 위베르 뵈브-메리의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이라는 말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문가들이 국민의 집단 우울증을 우려할 정도로 문제 많은 세상이지만, 그렇다고 문제를 회피할 수는 없다. 뉴스룸은 진실을 위해 문제를 정확하고 깊이 있게 다룰 뿐만 아니라 그 이슈를 받아들이는 대중의 심리까지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뵈브-메리는 오직 진실을 말하라는 말 뒤에 '바보 같은 진실은 바보같이 말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진실은 마음에 들지 않게 말하고, 슬픈 진실은 슬프게 말하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뉴스룸이 취하는 방식이 바로 음악 아닐까?

 

Images courtesy of JTBC 뉴스룸

 

에디터 성노들

2016.12.0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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