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소비를 위한 다섯가지 TIP

[라이프]by 베네핏
더 나은 소비를 위한 다섯가지 TIP

우린 항상 강하게 나가다가도 갑자기 약해질 때가 있다. 원인을 찾자면 두 가지 정도가 발견되는데, 첫 번째가 돈이고 그다음이 직접적인 피해다. 돈은 이해할 만하다. 통장 잔액이 한자릿수 줄면, 줄어드는 건 잔액만이 아니라 갑자기 잠도 줄어들고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자신감 또한 없어진다. 그래, 돈은 그렇다 치자. 같이 있을 때 한 사람이 내던 목소리 크기가 혼자 있을 땐 갑자기 반의반으로 줄어드는 걸까. 학창시절, 특히 사춘기 때를 회상해보자. 교실에서는 교사한테 잘도 까불던 아이가 왜 혼자 교무실만 들어가면 주눅이 들어 갑자기 예의 바른 학생이 되곤 했는지 말이다.

 

이유는 심리학적으로 분명히 설명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런 설명을 듣지 않아도 우린 다 알고 있다. 다들 조금씩 가지고 있는 이런 버릇이 겉으로 보이기엔 인간의 본성에 불과해 보이지만, 콩알만 해 보이는 약점 때문에 하나의 트렌드 아닌 트렌드가 되어 우리의 주체성까지 흔들고 있다. 괜히 나서다 피해를 보면 자기만 손해라며, 항상 딱 두 걸음 뒤에 서서 방관하다 보니 결국 습관이 되어버렸다.

 

먹고, 입고, 쓰고, 또 먹는 행위, 즉 소비활동을 우리는 종일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소비활동을 한다고 말하지 않고 그저 살고 있다는 의미로 여긴다. 소비활동을 이제는 '활동'이라 하지 않고 그저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우린 여느 활동만큼 주체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여기다가 방관하는 습관까지 결합한다면, 아마 우리의 소비활동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아침마다 가는 커피숍의 커피가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을 제대로 알고 나서 우린 놀라움 보단 너무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우린 또 그 커피숍을 찾았다. 공정무역을 한다는 홍보와 광고 덕에 미안한 마음이 사라진 건지, 아니면 예전에 본 것 같은 노동착취반대 캠페인 활동 모습을 보고 안도한 건지 또다시 그들을 믿어버렸고 의심하려 하지 않았다. 물론 다행히도, 그런 윤리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분노했고 반대한다며 캠페인 활동을 펼쳤다. 그것은 절대 우리를 대표하여, 혹은 대신하여서 한 행동이 아니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을 뿐이다. 개개인이 주체적으로 소비활동을 한다는 게 이렇게도 어려운 것인가? 주체적인 소비활동을 한 사람이 하면 대단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너도 하고 나도 하면, 그것이 트렌드가 되고 결국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겨질 것이다.

1. 과소비를 줄이자

항상 신제품만 사들이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상품의 실용성을 보다는 디자인을 우선시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저것 따지는 까다로운 소비자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만나면 갑자기 관대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집 옷장에는 언뜻 다 똑같아 보이는 옷들이 사이좋게 걸려 있고, 소유욕만 채워주는 하이힐도 벌써 몇 켤례다.

 

카드 긁기 딱 5초 전에 쇼핑카트를 한 번만 둘러보자. 분명히 그 중 몇 가지는 이미 집에 있는 물건일지도 모른다. 두 개 살 것을 한 개만 산다면, 나머지 하나를 사러 나중에 또 와야 할 것 같은 번거로움이 느껴지는가? 정말 필요하다면 그때 두 개 사자. 하지만, 지금은 딱 한 번만 참아보자. 집에 괜히 버리지도 못하고 사용하지도 못하는 계륵 같은 놈들이 하나 둘 정리될 것이다.

2. 지역경제

집 앞에 있던 프렌차이즈점은 처음으로 가는 낯선 동네에서도 볼 수 있다. 많으면 골목 하나에 똑같은 프렌차이즈점이 두 개가 있기도 한다. 이런 프렌차이즈가 이용하기엔 굉장히 편리하지만, 역시나 어떤 일에는 이면이 있는 법이다. 처음 보는 식당에 들어가는 건 색다른 도전이 될 수 있지만, 사실 생각지도 못한 음식이 나올까 봐 불안도 하기에 사람들은 안전하게 프렌차이즈를 선택한다. 사람들의 이런 심리 때문에 프렌차이즈가 아닌 점포를 운영하는 영세업자들은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다. 생각해보자. 우린 소비자이기도 하면서, 근로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런 불리함은 우리 이야기가 될 수 있다. 프렌차이즈점을 가는 걸 말리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프렌차이즈가 아닌 점포까지 폭넓게 이용하자는 것이다.

3. ethical money-SRI

소비뿐 아니라 투자도 착하고 똑똑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사회책임투자(Social Responsible Investing)는 기업의 재무적인 성과뿐 아니라 인권, 환경, 노동, 지역사회 공헌도 등 다양한 측면의 사회적 성과까지 고려하여 투자하는 금융활동을 말한다. 앞서 말한 프렌차이즈 점포처럼 익숙하지 않아서 선뜻 나서기 두려운가?

 

사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 되었을 뿐 아니라, 미국에서는 전체 펀드 시장의 12.5%를 SRI 펀드가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투자는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 아닌가? 사회적 책임이라는 단어가 마케팅과 공생한 지 오래고, 한 기업의 운명까지도 결정하려고 하는 무서운 녀석 아니었던가. 이젠 사회책임투자에 붙을 차례다.

4. 중고품

사고 싶은 가방이 있는데, 가격이 너무 충격적이라면 파격적인 가격을 가진 중고품을 이용해보자. 신상품을 갖는 행복보다 원래의 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같은 가방을 갖는 성취감이 아마 더 클 것이다. 비록 이미 한번 사람의 손때가 묻은 물건이라, 사용감이 조금 남아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떠랴. 신발은 구제라 하여 빈티지로 유행이고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중고품도 조금만 발품을 팔면 신기하게도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중고품이 지켜주는 건 제품의 질뿐만 아니라, 환경도 지키고 지갑의 두께도 지켜준다. 똑똑한 사람은 신상품을 첫날에 사는 게 아니라 한 달을 기다려 반값에 사는 사람임을 잊지 말자.

5. BOYCOTT

착하고 똑똑할 뿐 아니라, 용기마저 가지고 있는 소비자들은 기업에 당당히 요구한다. 우리나라 기업이라며, 다른 사회적 활동은 잘하고 있으니 조금은 이해해줄 수 있다고 감싸주는 것이 아닌 차라리 지적해서 기업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한다. 보이콧이란 소비자가 직접 기업의 윤리적이지 못한 행동을 찾아내서 기업에 수정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이제 기업이 소비자 개개인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그리고 많은 기업이 변했다. 환경을 위해, 인권을 위해,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성공을 위해 말이다.

 

윤리적인 소비를 넘어 이제는 주체성까지 갖자고 하는 것이 좀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실천 방법들을 보면 너무나 간단하다. 개개인은 힘이 약해 보이지만, 소비자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항상 경제활동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기업이 마케팅 전략을 기획할 때나 제품을 만들 때나 '소비자'를 분석하고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요구'를 윤리적 소비활동에 맞춰보자. 기업은 우리의 입맛에 맞출 것이고, 우리의 소비 활동 하나하나가 기업을 바꾸게 되리라는 것을 잊지 말자.

 

본 칼럼은 베네핏 매거진 창간호에 기재되었던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photo(CC) by images_of_money / Flickr.com

2017.03.2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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