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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대규모 투자받아도 망한다…
한 때 반짝했던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by조선비즈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신생기업) 중에도 에테르(ether·천상 세계)로 떠나버린 스타트업들이 넘쳐난다."

 

비지니스인사이더는 8일(현지시각) IT, 식품업 등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고 신규 투자금이나 지속적인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한 신생 기업들은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대규모 투자받아도 망한다… 한 때 반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인 엔젤리스트/ 엔젤리스트 공식 홈페이지.

지난 2월 청산을 선언한 중고차 매매 스타트업 '비피(Beepi)'부터 3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지녔던 헬스 관련 웨어러블 기기 업체 '조본(Jawbone)'까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비지니스인사이더는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실리콘밸리에서 자취를 감춘 신생 기업 7곳을 분석했다.

① 중고차 매매 업체 ‘비피(Beepi)’

지난 2013년 설립된 중고차 매매 스타트업 비피는 중고차 판매 사이트 스타트업이다. 중고차 매매를 희망하는 개인 고객에게 시세 정도로 차를 사들이고서 수리를 마친 후, 온라인에서 되팔아 차익을 얻는 기업이었다. 비피는 총 1억5000만달러의 자본금을 모았지만, 지난해부터 중고차 매매 시장에 불어닥친 한파로 인한 자금난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피는 한 때 기업가치가 1200만달러(2014년)에서 2015년 중반 5억2500만달러까지 오를 정도로 주목받는 스타트업이었다. 그러나 중고차 시장 전체의 침체는 단일 사업 모델 구조의 비피 사업을 무너뜨리기 충분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비피는 유사한 사업모델을 가진 스타트업 '페어닷컴(Fair.com)'에 회사 매각을 추진했지만 취소됐고, 샌프란시스코 중고차 딜러 업체 '디지디지(DGDG)'와도 인수합병 거래에 실패해 지난 2월 청산을 선언했다.

② 모바일 앱 검색엔진 스타트업 ‘퀵시(Quixey)’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본사를 두고 있던 모바일 검색엔진 스타트업 퀵시는 총 1억330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지난해 초에는 최대 6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일본의 소프트뱅크 등 대기업이 6000만달러의 투자금을 퀵시에 지원했다.

 

그러나 자금난은 계속됐다. 퀵시는 금융권으로부터 3000만달러를 더 대출받았지만, 사업을 이어갈 수는 없었다. 지난해 3월엔 창업주인 토마스 케이건까지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퀵시는 스스로 지속적인 수입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지난 2월 퀵시는 직원 대부분을 해고하고 사업을 접어야 했다.

③ 지역 기반 익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익약(Yik Yak)’

한때 4억달러 상당의 기업으로 평가받았던 익약은 익명성을 특징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또 익명성의 부작용으로 인해 문을 닫아야 했다.

 

익약은 주로 미국 대학생들이 비밀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수단으로 이용됐다. 그러나 익명성이 보장된 가상의 공간에서 협박과 인신공격 등이 난무하자 익약은 대학가의 논란거리로 전락했다. 급기야 대학 중 일부는 익약 사용을 금지했다.

 

지난해 익약 사용자는 2015년에 비해 76% 이상 감소하면서 12월 직원 대부분을 해고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 '스퀘어(Square)'가 익약의 엔지니어링 팀(3000만달러)을 포함해 백만 달러에 인수했다.

④ 고품질 도시락 배달업체 ‘메이플(Maple)’

미국의 유명 쉐프인 데이비드 창이 지원하는 음식배달 스타트업 ‘메이플(Maple)’은 고품질 도시락을 컨셉으로 2014년 문을 열었지만, 만성 적자에 시달렸다. 메이플은 11달러에서 17달러 사이의 도시락을 판매할 때마다 오히려 영업손실이 늘었다. 2015년 한 해에만 900만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때 1억1500만달러의 기업가치를 가졌던 메이플은 높은 인건비와 원자재, 포장 등 기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 5월 결국 영업을 정지했다. 메이플의 직원 중 일부는 영국의 배달 스타트업 딜리버루(Deliveroo)에 인수된 상태다.

⑤ 맞춤 건강식 배달 업체 '스프릭(Sprig)'

2013년부터 개인에게 맞춤형 도시락을 판매했던 스타트업 '스프릭(Sprig)'은 2015년을 전후로 건강식을 판매하는 '푸드테크(푸드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의 합성어)' 스타트업의 대표주자였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을 중심으로 유기농 건강식 요리를 15분 안에 배달해주던 스프릭은 자체 연구개발(R&D) 팀을 둘 정도로 성장해, 한 때 5700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어대시(DoorDash), 그럽허브(GrubHub), 심리스(Seamless) 등 배달 업계에서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대량 생산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자 수익성은 급격하게 악화됐다. 스프릭은 지난 5월 26일을 마지막 배달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스프릭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였던 가간 바이야니(Gagan Biyani)는 "대량 생산 라인을 소유한 기업들과의 경쟁은 하나의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⑥ 수면 패턴 추적기 개발 업체 ‘헬로(Hello)'

지난 2012년 수면 패턴 추적기 '센스'를 선보였던 제임스 프라우드의 ‘헬로(Hello)’는 한 때 아마존 에코(Amazon Echo) 네스트 온도조절기(Nest thermostat), 구글 홈(Google Home)과 같은 인공지능 기기들보다 뛰어날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헬로는 2014년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tStarter)로부터 240만달러를, 2015년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Temasek Holdings)로부터 3000만달러를 투자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헬로의 기업가치는 2억5000만달러~3억달러까지 올랐고 지난해엔 음성인식 기능을 갖춘 차세대 수면추적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그러나 구글 홈, 아마존 에코 등의 등장으로 경쟁력이 약화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드웨어 공급망 관리 및 마케팅 부족 문제도 불거졌다. 헬로는 인원을 감축하고 자산 매입가를 찾았지만, 더 이상 사업을 운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지난달 문을 닫았다.

⑦ 헬스케어 웨어러블 스타트업 '조본(Jawbone)'

피트니스 트래커 '업' 시리즈를 개발한 '조본(Jawbone)'은 한때 핏빗을 능가할 정도로 건강 관련 웨어러블 기기 유망 기업이었다.

 

조본은 지난 2014년 당시에는 최대 32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세쿼이아와 안드레센호로위츠 등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과 국부펀드 등은 조본의 제품 가치를 인정해 9억5100만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조본은 제품 상용화에 실패한 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피트니스 제품 생산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시장점유율 지배에 실패한 피트니스 웨어러블 기기 대신 의료 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하겠다며 전략을 수정했다.

 

호세인 라흐만(Hosain Rahman) 조본 CEO는 올해 건강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취급하는 '조본 헬스 허브(Jawbone Health Hub)'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이윤화 인턴기자(akfdl3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