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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로그인 투 매트릭스

"유전자 검사, 이젠 복지죠"....맞춤형 아기 시대를 예고하는 전조들

by조선비즈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는 직원은 물론 직원 가족에게도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그래픽 칩을 개발하던 회사였던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칩 분야 개발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 최근 1년간 주가가 3배나 오를 정도로 잘 나간다.

"유전자 검사, 이젠 복지죠"....

올해 엔비디아에서 컬러지노믹스 유전자 검사 설명회가 개최됐다. 엔비디아는 직원 및 가족에게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Color genomics 제공

엔비디아 측은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면서 “직원이나 직원 가족이 암(癌)으로 고통받는다면, 회사 경영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가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이유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와 제휴를 맺고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벌링게임에 위치한 컬러지노믹스(Color genomics)다. 이 회사에 근무하는 크리스틴 문(Christine Moon)씨는 ”엔비디아 본사에서 직원들이 유전자 검사 키트를 받기 위해 사람들이 줄섰는데, 마치 애플 신제품을 받으려고 긴 줄을 선 것과 흡사했다"고 말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이용자가 자신의 침(타액)을 키트(spit kits)에 뱉어 유전자 분석 회사에 보내면 암 발병 위험률을 담은 결과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다. 검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와 상담을 받고 추후 병원을 통해 필요한 치료를 받는다. 유전적 요인이 큰 주요 암의 발병 가능성을 예측, 더 큰 병으로의 확대를 미리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유전자 검사, 이젠 복지죠"....

한 여성이 자신의 집으로 배달된 유전자 테스트 키트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 Color genomics 제공

미국에서 잘 나가는 회사라면... 직원 복리 후생으로 유전자 검사 유행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Salesforce)도 전직원에게 컬러지노믹스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했다. 검사 시행 결과 약 60명의 직원이 유전적으로 암에 걸린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직원은 어릴 때 입양돼 친부모의 정보나 가족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는데, 이번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유전자인 BRCA 변이 보유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

 

미국 배우 안젤리나 졸리도 유전자 검사 결과 어머니로부터 BRCA1 유전자 변이를 물려받은 것으로 확인돼 선제적으로 유방암 절제 수술을 받았다. 졸리의 외할머니와 어머니 등도 유방암으로 고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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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아들여 암 예방 차원에서 유방절제술을 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다. 안젤리나 졸리의 선제적 유방절제술 소식이 전해지자 유방암 유전자 검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해 당시 관련 주가가 오르고 호주에서는 암 상담전화 건수가 9배나 많아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안젤리나 효과’라고 불렀다. / TIME 표지

세계 최대 신용카드 회사 비자(VISA) 본사, 독일 소프트웨어회사 SAP, 스냅챗(Snapchat) 등 유전자 검사 분석 서비스를 직원 및 직원 가족들에게 복리 후생 차원에서 제공한다. 우버, 페이스북 등도 직원들에게 유전자 검사 서비스 제공을 검토 중이다.

 

전 국민이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한 우리나라와 달리 사보험(私保險)에 크게 의존하는 미국의 보건의료 체계는 열악한 편이다. 고용주가 직원 및 직원의 직계 가족의 의료 보험료를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비 지출에 대한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고 예방의학을 가능케하는 대안으로 유전자 분석 서비스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컬러지노믹스의 크리스틴 문 씨는 “미국의 개인 평균 의료 부담 비용이 매년 6~7%씩 오르고 있다”면서 유전자 검사로 조기에 병을 감지하면 의료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생존율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전자 검사 대중화 시대…가격이 ’무어의 법칙'보다 더 빨리 떨어진다

미국은 유전자 검사 대중화 시대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비디아가 직원과 직원 가족에 제공하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 비용은 249달러에 불과하다. 우리돈 30만원이면 유방암·결장암·흑색종·난소암·췌장암·전립선암·위암·자궁암 등 유전성 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전자를 분석, 상담받을 수 있다.

 

컬러지노믹스 뿐만 아니라 카운실(Counsyl), 23andMe, 내비지닉스(Navigenics), 디코드미(deCODEme), 퍼스널지놈다이아그노스틱스(Personal Genome Diagnostics), 퀘스트다이아그노스틱(Quest Diagnostics), 진바이진(Gene By Gene), 맵마이지놈(mapmygenome), 포지티브 바이오사이언스(Positive Bioscience) 등이 개인 유전자 분석 시장에 뛰어들어 검사 비용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

"유전자 검사, 이젠 복지죠"....

카운실이 자체 개발한 로봇. 로봇들은 검사실(lab)에서 DNA 추출, 샘플 확인 대조 작업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다. 검사실에서는 외부인의 촬영을 금지하고 있었다. / Counsyl 제공

가령, 샌프란시스코의 카운실의 경우, 우리나라 돈으로 약 39만원(349달러), 부부는 약 79만원(698달러)의 비용으로 100여개의 질병에 관한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의뢰인은 타액 샘플만 봉투에 넣어 회사에 보내면 2주 뒤 검사 결과를 받아보고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창업 10년 만에 직원 수가 500명으로 불어났고 이 회사의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받은 사람도 75만명을 넘어섰다. 카운실 측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검사실을 로봇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이 회사의 강현석(Peter Kang) 카운실 수석 메디칼 디렉터(Medical director)는 “사람은 샘플 1개씩을 옮기지만 로봇은 샘플 96개씩을 정확한 위치해 꽂아 놓는다”고 했다.

 

2003년 30억쌍의 단백질로 이뤄진 DNA를 해독한 ‘인간 게놈 지도’가 완성됐고 곧 유전체를 고속으로 분석하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기술(NGS·Next-generation sequencing)’ 기술이 등장했다. 2007년부터는 유전자 분석 비용은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 증가하는 법칙)’보다 7배 빠른 속도로 급락했다. 1990년 30억달러에 달하던 개인 유전체 해독 비용은 2010년 6000달러가 됐고 2014년부터는 1000달러 이하 수준에 도달했다.

"유전자 검사, 이젠 복지죠"....

조선비즈 DB

전 세계 유전자 분석 장비 시장 70% 이상을 점유한 기업 일루미나(illumina)가 지난 2014년 출시한 유전자 분석 장비 '하이섹(HiSeq)'은 1인당 유전자 분석 비용을 1000달러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또 이 회사는 올 초 신제품 '노바섹(NovaSeq)'을 출시하면서 “개인이 고작 100달러(한화로 약 12만원)를 내면 자신의 유전자 지도를 볼 수 있는 시대가 곧 온다"고 말했다.

 

제이 플래틀리(Flatley) 일루미나 회장은 "유전자 속의 비밀이 더 밝혀지면 생명공학이나 의학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을 뒤흔들 것"이라며 "개인이 자신의 유전정보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의료·헬스케어 분야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 식음료 산업의 지형도도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순 테라젠이텍스 바이오 연구소 대표는 “21세기 과학 중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분야는 ‘유전자 분석’말고는 없다”면서 “앞으로 2050년까지는 바이오테크놀로지(BT)가 사람들의 삶 곳곳에서 정보기술(IT) 이상의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려견도 유전자 검사 한다…혈통·품종 분석부터 질병 예측까지

“개 10 마리 중 4 마리는 유전적인 문제로 고통받습니다. 우리는 강아지의 유전적 문제를 해결하고 강아지가 더 길고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돕고자 합니다.”

 

유전자 검사 비용이 계속 떨어지다보니, 반려견의 혈통과 품종을 분석하고 질병을 예측하는 ‘개 전문’ 유전자 검사 업체도 등장했다. 미국 코넬대 개 유전학(dog genetics) 교수인 아담 보이코(Adam Boyko) 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물학을 전공한 동생 라이언(사진)과 2년 전 의기투합해 시작한 ‘임바크(Embark)’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주인들이 그들의 반려견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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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임바크의 반려견용 유전자 테스트 제품은 1년 만에 2만개 팔려나갔다. 유전자 테스트 제품 가격은 199달러(약 22만원)인데, 이를 고려하면 1년 매출이 약 400만달러(약 45억원)에 달한다. 임바크가 제공하는 유전자 테스트는 20만가지 이상의 유전 마커(genetic markers)를 추적해 유전병 위험과 특성뿐만 아니라 견종과 혈통을 알 수 있는 조상 분석 서비스까지 할 수 있다.

 

반려견 유전자 테스트 방식은 인간 유전자 테스트와 거의 유사하다. 반려견의 주인은 199달러를 내고 개가 흘리는 침 샘플을 키트에 담아 임바크로 보낸다. 임바크는 키트에 담긴 반려견의 침으로 유전자를 분석해 개의 혈통은 물론 유전적으로 발병 위험이 큰 각종 질병을 예측해 주인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방광 결석, 심장질환, 녹내장과 같은 질환 발생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160가지 이상의 유전적 조건을 검사한다.

 

미국에서는 임바크가 제품 및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부터 ‘위즈덤 패널(Wisdom Panel)’과 ‘DNA 마이 도그(DNA My Dog)’ 등의 회사들이 동물용 유전자 검사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서비스들은 주로 개의 혈통과 품종을 알기 위한 게 목적이라면, 이와 달리 임바크는 반려견의 ‘건강’에 주목했다.

 

라이언 보이코 CEO는 “시장에 먼저 진출한 기업들과는 다른 것을 하고자 했다”며 “우리는 유전자 검사로 개 품종이 아니라 개의 건강을 주인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신의 개가 방광 결석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반려견의 식단을 바꾸거나 질병을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된다”며 “반대로 미리 알고 대비하지 못한다면 훗날 수의사에게 큰 비용을 지불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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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바크(Embark)는 개 유전자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 Embark 홈페이지 제공

창업 전 이들 형제는 지난 10 년 동안 크로아티아, 피지, 인도, 페루, 카타르, 우간다 등 여러 국가의 강아지에게서 수천 개의 타액 DNA 샘플을 가져와 연구해왔다. 형 아담이 개 DNA를 20만개가 넘는 위치로 자를 수 있는 특수 탐침을 디자인했고, 유전자 미세배열(microarray)를 사용해 임바크만의 정교한 유전자 검사를 개발했다. 회사는 유전자 샘플을 처리하는 실험실을 별도로 구축하지 않고 1년에 200만개 이상의 사람 유전자 샘플을 처리하는 연구소와 계약을 맺고 분석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수만마리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라이언 보이코 CEO는 “우리 회사는 암이나 고관절 이형성증(hip dysplasia)과 같은 다양한 개 질환을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매년 태어나는 사람보다 2배 많은 숫자의 강아지가 태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의 게놈 지도는 게놈연구소(IGR)와 게놈진흥센터(CAG)가 공동 연구해 지난 2003년 9월 대강 초안이 완성됐다. 이에 따르면 개들은 약 24억개의 DNA 염기쌍을 갖고 있다. 이는 인간보다 약 5억 개가 적은 것이다. 지난 2005년 매사추세츠 공대와 하버드대학 브로드 연구소가 복서견 암컷 ‘타샤’의 DNA로 개 게놈의 99%를 분석한 24억 개 염기쌍 배열지도를 완성했다.

맞춤형 아기 시대의 전조들

전문가들은 유전자 분석 기술의 고도화는 탄생 후 유전자 검사 시대 뿐만 아니라 탄생 전 유전자 교정 시대를 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른바 원하는 눈, 코, 입과 신체 조건을 갖춘 맞춤형 아기 생산 시대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맞춤형 아기 생산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얀 것은 1997년 데니스 로(Dennis Lo) 홍콩중문대학교 화학 병리학과 교수팀이었다. 연구팀은 임산부의 혈장에서 자유롭게 순환하는 태아 DNA를 세계 최초로 발견, 세포에서만 DNA를 발견할 수 있다는 기존 상식을 깼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바탕으로 산모의 혈액 속에 있는 소량의 분열된 DNA를 분석해 태아의 게놈 지도를 상세하게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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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로(Dennis Lo) 박사 / asian scientist 제공

이 연구는 유산 가능성 및 기형아 위험 여부 등 태아의 건강을 정확하고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비침습적 산전 유전자검사(Non-invasive prenatal test, NIPT)’로 이어졌다. NIPT는 태반세포의 사멸(apoptosis) 과정에서 산모혈액으로 유입된 태아의 DNA를 분석해 출산 전 태아의 염색체이상을 99% 이상의 정확도로 조기(10주 이상)에 발견한다. 데니스 로 교수는 “자동차의 보닛 아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자동차 엔진을 찾는 것과 같은 발견이었다”고 말했다.

 

양수검사나 융모막 검사 등 침습적 검사 방식은 유산 등 위험이 따르는 반면, NIPT는 산모의 혈액으로 태아DNA를 검사하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다. 이제는 아기의 성별 뿐만 아니라 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파타우증후군, 성염색체 이수성을 발견할 수 있는 NIPT도 나왔다.

 

2011년 처음 중국과 홍콩, 미국에서 NIPT가 임상에 활용되기 시작했을 때 기형아 출산 우려를 획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생명윤리적 우려가 함께 제기됐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매년 100만명 이상의 임산부들이 이 서비스를 받을 정도로 보편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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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dna 제공

지난 2006년에는 영국의 한 여성이 유전자 판별법으로 건강한 배아를 감별해 아이를 낳았다. 아이의 부모는 난치병인 낭포성 섬유증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미 이 병에 걸려 고생하는 다섯살 난 쌍둥이 딸을 두고 있었다. 부모는 건강한 아기를 낳기 위해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 질병 여부를 검사하는 ‘착상전 유전자 진단(PGH·pre-implantation genetic haplotyping)’ 검사를 받았다.

 

의료진은 이 부부의 배아가 낭포성 섬유증에 걸렸는지를 검사한 후에 건강한 배아만을 골라 엄마의 자궁에 이식했다. 피터 브로드 킹스칼리지 부인과 교수는 “자궁 이식 전 배아 유전자 검사는 계속해서 아기를 유산했거나 혹은 심각한 선천성 질병으로 고통을 받거나 사망한 아기를 둔 가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8월 한국과 미국의 공동 연구진은 인간 배아에서 유전성 난치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를 '유전자 가위'로 교정하는 실험까지 성공했다. 한미 공동 연구진은 남성의 정자와 여성의 난자를 수정시켜 배아를 만든 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심장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교정했다. 심장질환 돌연변이 유전자를 잘라내자 세포 스스로 정상 유전자로 복구된 것이다.

 

특정 유전자들이 각기 어떤 형질적 특성이나 병을 유발하는지, 얼마나 많은 유전자들이 거기에 복합적으로 관여하는지 등 아직 풀지 못하는 유전자의 비밀까지 완전히 밝혀낸다면, 대대로 삼성 가(家)를 괴롭혀온 유전병 '샤르코-마리-투스(CMT)' 의 치료도 충분히 가능해질 것이다.

 

싯다르타 무케르지(Siddhartha Mukherjee) 미국 컬럼비아대 의과대학 교수는 “2020년대가 시작되기 전에 유전적 변이들의 조합과 순열이 표현형, 질병, 운명의 변이를 예측하는 데 에 이용될 것”이라며 “유전자 검사가 불가능할 질병도 있겠으나 아마 조현병이나 심장병, 혹은 가장 침투도가 높은 유형의 가족성 암 같은 것들은 몇 가지 돌연변이들의 결합 효과를 토대로 예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유전체 분석 기업에서 일하는 김은정씨(32·익명)는 “워낙 윤리적 논란이 있는 문제이고 법적으로 강력하게 막혀 있어 시도 자체를 못하고 있지만, 훗날 아버지와 어머니의 정자와 난자 중 우수한 것만 골라 맞춤형으로 아기를 생산하는 시대가 오지 않겠냐"며 “가령 규제가 거의 없는 중국에서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자녀의 유전자를 선별하는 일이 암암리에 벌어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유전자 테스트에 대한 인식이 커짐에 따라 2025년까지 세계 유전자 테스트 및 소비자 게놈 시장 규모가 46억달러(약 5조20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늘날 지문 등 생체인식으로 로그인하듯, 유전자 분석이 보편화된 미래에는 유전자 정보가 나를 증명할 프로필처럼 따라다닐 수도 있다.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게놈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면서 “많은 유전자 데이터를 보유한 회사가 ‘넥스트 구글(Next Google)’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검사, 이젠 복지죠"....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벌링게임, 샌프란시스코=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