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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최저임금쇼크⑫

“접시는 손님이 직접 치워주세요” 셀프서비스 늘어나는 외식업계

by조선비즈

“셀프 서비스 운영 중이오니 식사 중, 퇴점 시 사용하신 식기와 집기 및 종이매트는 정리 부탁드립니다.” (애슐리클래식 안내문)

“접시는 손님이 직접 치워주세요” 셀

애슐리 매장. /이랜드 제공

서울 중계동에 사는 조가영씨는 지난달 뷔페식 레스토랑 ‘애슐리클래식’을 방문하고 달라진 서비스에 실망했다. 결제방식 변화에 따라 선불 결제를 하자, 직원이 비어있는 테이블 번호를 알려줬다. 예전처럼 직원이 자리를 안내해주는 서비스는 사라졌다. ‘셀프 서비스’ 도입으로 식사 중간 중간 먹은 접시를 치워주는 서비스도 없어졌다. 손님들은 식사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빈 식기를 반납해야 했다.

 

조씨는 “사람들이 음식을 조금씩 남기다보니 아무래도 식기반납대가 지저분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았다”며 “메뉴가 많아진 만큼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새 음식이 채워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점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인건비 부담에 셀프 서비스 속속 도입…결제 방식도 선불로 변경

외식업계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상승하자 이를 보전하기 위해 셀프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직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줄이고 인건비 절감에 나서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말부터 일부 매장에 셀프 서비스를 도입해 시험하고 전 매장으로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랜드파크가 운영 중인 뷔페식 식당 애슐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애슐리클래식 매장 36곳 중 13곳을 셀프 서비스로 전환했다. 현재 117개 매장을 운영 중인 애슐리는 가격대에 따라 클래식과 W, 퀸즈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애슐리클래식이 가장 저렴하다.

 

셀프 서비스가 도입된 매장에서 손님은 자신이 사용한 식기와 집기, 종이 매트 등을 스스로 정리해야 한다. 매장에 들어서면서 먼저 주문·계산을 하고 식사 전 포크·수저 등을 직접 가져다 놓아야 한다. 식사 가격은 평일 9900원, 주말·공휴일 1만3000원으로 셀프 서비스 도입 전과 같다.

 

이랜드파크는 한식뷔페인 자연별곡 매장 1곳에도 셀프 서비스를 도입했다. 지난해 하반기 뉴코아아울렛 평촌점 재개장 공사 후 매장을 새롭게 열면서 홀 정리 담당 인원을 줄였다.

 

이랜드파크는 올해 들어 자연별곡과 샤브샤브 전문점 로운샤브샤브의 결제 방식을 선불 시스템으로 바꿨다. 손님은 미리 음식값을 결제한 뒤, 받은 영수증에 찍힌 테이블 번호를 보고 직접 자리를 찾아가야 한다.

 

이랜드파크 관계자는 “선불 시스템 도입으로 홀 담당 직원을 줄인 대신 메뉴를 확대해 주방 직원을 늘렸다”며 “새로운 메뉴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선불 시스템은 전 매장에 도입됐지만 홀 담당 직원을 줄인 매장도 있고 줄이지 않은 매장도 있다.

 

프리미엄 한식뷔페 풀잎채가 운영하는 보리밥·쭈꾸미 전문식당 ‘사월에’도 평택 비전동에 개점한 평택점에 셀프 서비스 방식을 도입했다. 푸드코트처럼 고객이 주문과 배식, 퇴식을 직접 하는 방식이다. 사월에는 서비스를 줄인 대신 가격을 내렸다.

 

그동안 9000원에서 1만3000원에 판매됐던 보리밥·쭈꾸미 메뉴 두 가지를 각각 7500원, 9000원으로 낮춰 판매한다. 사월에는 평택점 고객 의견을 반영해 앞으로 개점하는 소형 평수에는 셀프 시스템 도입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주문·결제도 셀프로 하세요” 무인 발권기 도입한 맥도날드·버거킹·롯데리아

가장 활발하게 주문·결제에 무인 시스템을 도입한 곳은 패스트푸드 업계다.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 전문점은 무인발권기인 디지털 키오스크를 매장에 설치하고 주문·결제업무를 손님들이 셀프로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접시는 손님이 직접 치워주세요” 셀

신사역 인근 맥도날드 매장의 키오스크. /조선비즈DB

키오스크 이용법은 간단하다. 매장에서 먹을지 포장할지 결정하고, 먹고 싶은 메뉴를 선택한 뒤 카드 또는 현금으로 결제하면 된다. 잠시 기다리면 영수증에 표기된 번호가 호출되고 손님은 주문한 음식을 확인한 후 받아오면 된다.

 

롯데리아는 2014년 키오스크를 도입했고 전국 1300여개 매장 중 600곳에 설치를 마친 상태다. 맥도날드는 440곳 중 220여곳에 키오스크를 설치했고, 버거킹은 311곳 중 100여곳에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셀프 결제가 화두다. 편의점 CU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은 지난해 11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스스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발표했다. 셀프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앱) ‘CU 바이셀프’를 실행한 뒤 점포 고유 QR코드·구매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고 수량을 결정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이 시스템은 현재 경기도 성남시 판교 NHN엔터테인먼트 사옥 플레이뮤지엄 내 판교웨일즈마켓점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CU는 올해 상반기 중 전국 매장으로 시스템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 서울 롯데월드타워 31층에 국내 최초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선보였다. 손님은 정맥인증 결제수단인 핸드페이와 무인계산대를 통해 셀프 결제를 할 수 있다.

“접시는 손님이 직접 치워주세요” 셀

핸드페이는 물건을 골라 계산대에 올리면 360도 회전 스캐너가 바코드를 인식한 뒤 미리 등록한 손바닥을 올려 계산하는 방식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월 1일 서울 중구 롯데손해보험빌딩 12층에 시그니처 2호점을 오픈했다.

 

결제전문기업 다날은 지난 1월 30일 커피 프랜차이즈 달콤커피와 협업해 만든 로봇카페 ‘비트’를 선보였다. 전용 앱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면 로봇팔이 자동으로 움직여 커피를 제조해준다. 커피 한 잔을 사는 데 계산을 하는 직원도, 커피를 제조하는 직원도 필요치 않다.

 

이 같은 셀프 서비스 도입이 확산된다면 일자리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셀프 서비스 도입이 매장이 늘어날수록 사람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은 점점 줄어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는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 비중이 높은 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영업이익을 인건비에 써가며 법을 그대로 수용하거나 무인 시스템에 투자해 인건비 절감에 나서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또 “많은 서비스 산업에서 사람이 기계로 대체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예리 기자(by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