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위에 별다방? 하정우도 인정한 '스세권' 효과

[비즈]by 조선비즈

배우 하정우(40)씨는 지난달 서울 화곡동의 건물을 약 73억3000만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은 2016년 9월 준공된 건물로, 등촌역과 목동역 사이에 위치해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지리적으로는 교통의 요지로 꼽힌다.


해당 건물에는 스타벅스가 2016년 11월 입점했다. 15년간 스타벅스DT(드라이브스루) 매장으로 운영하는 조건으로 건물 전체를 임대했다. 보증금은 4억원, 월세 2400만원으로 연 수익률은 4.16%다. 스타벅스가 좋은 조건에 장기 계약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하씨가 건물 매입을 결정했다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건물주 위에 별다방? 하정우도 인정한

배우 하정우씨가 매입한 서울 화곡동의 스타벅스 건물 / 네이버 지도 캡처

스타벅스는 지난 몇년 사이 건물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보통 5년 이상 장기 계약해 공실 우려가 없는 데다가 매장을 찾는 고객이 많아 건물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전철역 주변의 상권이 살아나듯, 스타벅스가 건물에 들어서면 인근 점포 매출이 증가하고 건물 시세까지 동반 상승하는 효과를 낸다고 해서 ‘스세권(스타벅스+역세권)’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김윤수 빌사남 대표는 "스타벅스가 들어오면 젊은층과 직장인이 유입되면서 건물 이미지가 좋아지고, 나중에 매각할 땐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건물주들이 스타벅스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개그맨 박명수(47)씨 부부는 서울 성북구 동선동에 사들인 건물 전 층에 스타벅스를 입점시킨 뒤 3년만에 되팔아 17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스타벅스는 입점할 때 고정 월세를 내거나 매출의 일정 비율을 월세로 내는 방식 2가지를 건물주에 제시한다. 예전에는 고정 월세를 내는 점포가 더 많았는데 스타벅스 입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스타벅스 측에서 선호하는 매출 분배 방식을 택하는 건물주가 늘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따르면 스타벅스 전체 점포 중 50%는 매출액 대비 수수료를 내는 방식으로 건물주와 계약을 체결한다.


일부 건물주들은 스타벅스를 건물에 들이기 위해 임차료를 낮추는 등의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스타벅스가 입점되면 병원, 기업, 의류 매장 등 다른 업종들도 건물 입주에 관심을 보여 공실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스타벅스를 건물에 입점시키고 싶다면서 먼저 문의를 하는 건물주가 많은데, 점포개발팀이 새 점포를 낼 때 따르는 내부 기준이 있기 때문에 건물이 위치한 상권, 주변 환경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에 입점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스타벅스의 점포 수가 1200개를 넘어서면서 ‘스타벅스 효과’가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몰려있는 지역에서는 매장 당 매출이 감소해 임대 수익이 줄었다는 건물주도 늘었다"면서 "그러나 아직 스타벅스를 대체할 만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임차인이 없어 건물주 입장에서는 여전히 붙잡고 싶어하는 브랜드 1순위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2019.01.2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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