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보다 싸고 성능 비슷"…구형 스마트폰 인기

[테크]by 조선비즈

아이폰XS 최소 130만원인데 아이폰X은 40만원


직장인 황민수(가명·35)씨는 최근 아이폰으로 휴대전화를 바꿨다. 최신 기종인 아이폰XS 시리즈가 아닌 2017년 11월 출시된 아이폰X을 샀다. 황 씨는 "최신 기종은 아니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사양에 저렴한 가격이어서 구매했다"며 "6만9000원 요금제를 선택해 40만원이란 가격으로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지(33)씨도 2017년 9월 출시된 삼성 갤럭시 노트8을 최근 구매했다. 통신사 약정을 통해 기기 가격을 60% 할인 받고 스마트워치까지 공짜로 받았다. 김 씨는 "작년 8월 갤럭시노트9이 나온 후 갤럭시노트8이 저렴해졌을 거로 생각하고 갔더니 실제로 가격이 괜찮아 바로 교체했다"고 했다.


사용자가 신형 스마트폰을 구매하지 않고 전작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형보다 싸고 성능 비슷"…구형 스

신형 스마트폰과 구형 스마트폰의 사양 차이가 크지 않아 구형 제품을 싸게 사는 것을 선호하는 사용자가 많아졌다. 왼쪽 사진은 아이폰X, 오른쪽은 아이폰XS 맥스와 아이폰XS. /애플 제공

휴대전화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정 모(59)씨는 "예전엔 저렴한 스마트폰을 찾는 손님 대부분이 나이가 많은 중장년층이었는데, 지금은 나이 가릴 것 없이 신형보다 구형 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신형 폰인 아이폰XS 같은 기종은 200만원도 넘는데, 구형 제품은 지원금이 늘어나 50만원 이하로 살수 있는 기종도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리점 관계자는 "구형 제품의 경우 재고 소진을 위해 할인 폭을 크게 매기는 경우가 있다"며 "신형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최근엔 고객들이 구형 제품을 먼저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했다.


특히 아이폰X은 일부 재고가 시장에 남아 있어 할인 폭이 크다. 갤럭시노트9 출시 이후 갤럭시노트8 역시 할인 폭이 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LG유플러스 사용자의 경우 일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아이폰X(64GB)을 40만원 선에서 구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8 역시 통신사별로 할인 폭이 크게 제공 돼 40만~60만원 선에서 제품을 구할 수 있다.


최신 스마트폰과 직전에 출시된 모델의 사양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구형 스마트폰을 찾는 이유다. 카메라 화질, 일부 새 기능, 프로세서 성능 등이 개선되긴 하지만 가격과 성능을 함께 고려하면 구형 제품도 싼값에 충분히 제 기능을 발휘한다는 평가가 많다. 스마트폰 고사양 추세가 계속되고 신제품 출시 주기도 짧아지면서 구형이 구형 취급을 받지 않게 된 셈이다.


아이폰XS가 대표적인 예다. 카메라 렌즈, 배터리, 프로세서 등 아이폰X에 비해 개선된 점이 많지만, 아이폰X으로 대부분의 서비스와 게임을 즐기는 데 무리가 없다. 아이폰XS의 경우 64기가바이트(GB) 모델 출고가가 137만원, 512GB는 185만원이며 화면이 큰 아이폰X맥스은 512GB 모델 198만원으로 200만원에 육박한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갤럭시노트8은 이미 6기가바이트(GB) 램과 10나노공정(nm) AP(프로세서)가 탑재돼있고, 방수 기능도 갖추고 있다. 신제품인 갤럭시노트9이 옥타코어, 8GB 램 등으로 프로세서를 강화하고 카메라와 펜 기능을 개선했지만, 일반 사용자가 확연한 성능 차이를 느끼긴 쉽지 않다.


제조사들이 이런 흐름에 대응하려면 뭔가 다른 제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폰, 5세대(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 등 혁신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오는 2월 예정된 갤럭시S10 언팩 행사에서 폴더플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 제조사들이 10년 째 제품을 발전시켜오면서 일반 사용자가 감탄할만한 새로운 기능과 사양을 선보이기 어려워졌다"며 "폴더블폰 같은 디바이스 혁신, 5G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 제공 등에 집중하며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범수 기자(kbs@chosunbiz.com)



2019.01.2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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