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대반격… SUV 신차·중국형 모델로 ‘승부수’

[테크]by 조선비즈

현대자동차(005380)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판매실적이 최근 조금씩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국내 판매량이 전년동월대비 증가했고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미국 시장에서도 소폭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포함, 2종의 신차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승부수’를 던진다. 여기에 중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해 글로벌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로써 제네시스의 존재감을 드러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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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출시된 제네시스 G90 부분변경 모델. 출시 후 G90은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국내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실적 회복을 견인했다./현대차 제공

국내 판매 ‘G90 부분변경 효과’에 전년比 8.3% 증가…美 판매도 소폭 늘어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 3종의 합산 판매량은 6326대로 전년동월대비 8.3% 증가했다. 올 들어 누적 판매대수는 1만574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줄었지만, 일단 ‘반격’의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네시스의 판매실적이 호전된 것은 대형 플래그십 세단인 G90의 부분변경 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부분변경을 통해 디자인과 성능이 개선돼 출시된 G90은 지난달 2374대가 판매돼 전년동월대비 139.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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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2019 서울 모터쇼’에서 전시된 제네시스 차량들/현대차 제공

중형세단인 G70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5% 늘어난 1757대가 판매됐다. 지난 2017년 9월 출시 이후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2019년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세계 최초로 12.3인치 3D 클러스터를 적용하는 등 편의사양을 다양하게 보강한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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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90 리무진 모델의 실내공간 뒷좌석/현대차 제공

미국에서의 판매량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1451대로 전년동월대비 4.7% 증가했다. 지난해 6월부터 연말까지 월별 판매량이 매달 1000대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들어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G70이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면서 전체적인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한 점이 판매량 회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반기 신형 G80 이어 첫번째 SUV 출격…中 시장 공략도 본격화

제네시스는 올 하반기 2종의 신차를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첫번째로 출격할 모델은 대형세단인 신형 G80이다. 지난 2013년 ‘제네시스 DH’란 이름으로 출시된 이후 6년만에 나오는 완전변경 모델로 오는 9월 국내 시장에서 출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G80은 제네시스 브랜드 차종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모델이다. 중형세단인 G70이나 기업체 임원 등에게 지급되는 법인용 비중이 큰 플래그십 세단인 G90에 비해 고객층이 넓다. 이 때문에 9월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될 경우 제네시스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G80 완전변경 모델보다 더 큰 기대를 모으는 차는 11월 첫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GV80이다. 제네시스가 브랜드 출범 이후 최초로 내놓는 SUV로 준대형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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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된 제네시스 GV80 콘셉트카/현대차 제공

자동차 업계에서는 제네시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SUV 모델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현대차는 당초 GV80을 2020년부터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출시 시점을 앞당겨 올해 말부터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 현대차는 GV80을 시작으로 중형 SUV인 GV70과 준중형 SUV인 GV60 등을 잇따라 출시해 2020년까지 6종의 모델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르면 올해부터 중국 시장에서도 제네시스를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해 별도의 조직을 구성해 제네시스의 중국 판매를 준비해 온 현대차는 올 초 중국 상하이에 제네시스를 판매하기 위한 별도의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중국에서 제네시스 중국형 모델을 양산할 공장 선정과 양산 규모 등 실무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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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열린 ‘2019 뉴욕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제네시스 전기차 콘셉트카인 ‘민트 콘셉트’. 현대차는 제네시스에 전기차 모델도 추가할 계획이다./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도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출장길에 올라 제네시스의 현지 양산과 판매망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최근 자동차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지만, 고급차 시장은 수년간 10% 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제네시스 중국형 모델이 판매를 시작하면 2017년 이후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진 현대차의 전체 판매량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2019.04.24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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