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유리 없이 달려도 바람 맞을 일 없는 車

[테크]by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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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유리 없이도 달릴 때 발생하는 강한 맞바람을 막아주는 신기한 자동차가 등장했다. 영국 자동차 회사 맥라렌이 최근 내놓은 수퍼카 '엘바(Elva)'는 F1(포뮬러원) 머신처럼 앞유리와 지붕을 없앴다. 그런데도 운전자와 조수석의 승객 얼굴에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맞바람이 불지 않는다고 한다. 맥라렌은 이를 위해 '능동형 공기제어시스템'(AAMS)이라는 첨단 기술을 개발해 이 수퍼카에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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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라렌의 ‘에어로 프로텍션’ 기술. 1차량을 향하는 맞바람이 그릴(통풍구)을 통해 차내로 유입. 2공기가 보닛 위 통풍구로 빠르게 빠져나가며 맞바람을 위로 밀어냄. 3운전자와 탑승자 자리 뒤로 바람이 넘어감. /맥라렌

이 기술의 핵심은 '바람을 바람으로 막는' 것이다. 자동차의 속도가 높아지면 차량 앞부분의 그릴(통풍구)로 대량의 공기가 유입된다. 차 엔진부로 들어온 이 공기는 보닛 가운데에 뚫려 있는 통풍구를 통해 운전자와 조수석 앞에서 빠르게 뿜어져 나온다. 이 바람이 본래 앞유리가 해야 할 '맞바람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한다. 맥라렌 측은 "보닛에서 바람을 위로 밀어내면 바람이 차량 뒤로 우회해 넘어가기 때문에 운전자와 탑승자는 마치 외부와 차단된 실내에 있는 것처럼 바람을 거의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빠른 공기의 흐름으로 맞바람의 유입을 막는 막을 만든 셈이다. 이 바람막이 시스템은 차량이 시속 40㎞ 이상 주행할 때 자동으로 작동한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이와 비슷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대부분 시속 100㎞ 이상의 고속 주행에서 제대로 외부 바람을 차단하는 데 실패했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공기 흐름이 복잡하게 바뀌기 때문이다. 맥라렌은 바람의 속도에 따라 보닛 위 통풍구의 높낮이와 방향을 밀리미터(㎜) 수준으로 자동 조정해 수시로 바뀌는 바람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맥라렌 엘바는 출력이 804마력에 이르고,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초대이며, 가격은 한 대당 22억원이 넘는다. 전 세계에 399대만 한정 판매한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2019.11.2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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