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룡이 달려든다

[비즈]by 비즈니스워치

세계최대 음원서비스 '스포티파이' 진출설

'유튜브 뮤직' 지속 성장세

'애플뮤직' 방어했던 국내기업들 긴장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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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음원사재기 논란이 뜨겁게 이어지면서 업계가 시끄럽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 소식이 또 다시 흘러나오면서 지각변동까지 예측된다. 국내 업체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음원시장 점유율도 유튜브 뮤직의 성장으로 이미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비즈니스워치는 변화하는 음원 시장 속 음원 사재기 논란과 음원 사이트 생존법을 탐색해봤다. [편집자]


그동안 국내 음원시장은 카카오 '멜론', KT '지니뮤직', SK텔레콤 '플로', 네이버 '바이브', NHN '벅스' 등 국내 기업 중심으로 이뤄졌다. 지난 2016년 애플이 '애플뮤직'을 출시하면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국내 음원 확보에 실패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2019년 11월 기준 국내 기업들의 음원서비스 시장점유율은 멜론이 39.9%로 가장 높다. 지니뮤직과 플로가 각각 점유율 25.2%, 21.0%로 뒤를 이었다. 네이버 운영 서비스들은 바이브 6.2%, 네이버뮤직 4.7% 등 총 10.9%를 기록했고, 벅스는 3.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애플뮤직의 점유율은 1% 내외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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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가 뭐길래

이런 상황에서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 소식이 알려지며 업계가 떠들썩하다. 물론 지금도 국내에서 스포티파이를 이용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식 한국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스포티파이 서비스 국가의 계정을 따로 만들거나 서버를 우회해야 한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월 사용자 2억6400만명의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특히 같은 기간 스포티파이 이용자 중 유료결제 가입자는 1억3100만명에 달한다. 한국 인구인 약 5000만명의 2.5배 이상이 스포티파이의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셈이다.


스포티파이가 이처럼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확보한 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것은 단연 '음악 추천 기능'이다. 여러 가지 추천 기능이 있지만 스포티파이를 대표하는 기능은 '데일리 믹스(Daliy Mix)'다. 데일리 믹스는 사용자가 팔로우한 아티스트나 감상한 곡 등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플레이리스트를 자동 생성한다.


무료 이용자들은 본인이 선택한 아티스트의 음악 위주로 플레이리스트가 생성되지만, 유료 결제 이용자들은 최소 2주 뒤 플레이리스트가 만들어진다. 사용자가 선택한 정보들을 기반으로 비슷한 유형의 음악을 찾아내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취향을 잘 반영한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음악 추천 기능은 사용자의 빅데이터가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며 "서비스 지역이 국내에 한정된 국내 기업들과 전 세계에서 서비스하는 스포티파이의 데이터 규모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추천 만족도 역시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스포티파이를 기다리는 이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세계 1위라지만…국내선 과연?

업계에서는 스포티파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스포티파이가 한국진출을 위해 서울 강남지역에 사무실을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한국서비스가 확정된 것은 아닌데다 한국에 진출한다고 해서 꼭 성공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에는 애플뮤직이 있다. 전세계 음원시장에서 애플뮤직은 스포티파이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추격자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온라인 음원 시장에서 스포티파이 전체 매출비중은 31%로 1위를 기록했고, 애플뮤직은 25%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애플은 2015년 6월 전 세계 100개국에서 애플뮤직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년 뒤인 2016년 8월 국내에 기습 진출했다. 기존 국내 음원 서비스보다 해외 아티스트 음악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 음원을 많이 듣는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국내 아티스트의 음원 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용자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해외 음원 서비스 기업이 국내에서 서비스 하기 위해서는 국내 저작권 단체 및 음원 유통사와의 계약이 필수다. 하지만 애플은 국내 서비스 시작 당시 정부가 제시한 음원 사용료 징수 규정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의 설정한 기준에 맞춰 저작권료를 지급했다. 이에 따라 국내 사업자들 사이에서 불공정 경쟁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애플뮤직은 국내 음원 유통 시장점유율 1위인 카카오M과의 협상에 실패했고, 국내 진출 5년차인 애플뮤직에서는 여전히 아이유 등 인기 가수의 음원을 들을 수 없다.


이에 업계에서는 스포티파이 역시 애플뮤직처럼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스포티파이도 해외 업체로서 국내 관계사들과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애플뮤직이 국내 진출을 준비할 당시 멜론 등 국내 업체들이 견제에 나서 저작권 협상에 더욱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스포티파이가 국내 진출을 공식화 할 경우 이같은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스포티파이가 국내에 진출하는 방식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뮤직은 국내 음악 서비스와 다르게 출발하려고 했던 것이 부작용으로 작용했다"며 "만약 스포티파이가 애플뮤직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국내 기업들과 공정 경쟁한다면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향력 커지는 유튜브 뮤직

그렇다고 해서 해외 기업들이 모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애플뮤직이 고전하고 있는 사이 유튜브 뮤직은 유튜브와의 연관 마케팅을 통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견제해야 할 해외 기업은 애플뮤직도 스포티파이도 아닌 '유튜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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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 이용 방법.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1년간 음악 콘텐츠를 사용한 3000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6.8%가 멜론, 39.3%가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뮤직의 점유율도 11.8%로 지니(20.3%)와 네이버뮤직·바이브(18.5%)에 이어 5위 안에 들었다. 유튜브 전체로 보면 51.1%로 1위와의 차이는 5%p 수준이다.


세계적인 성장세도 빠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조사기관 앱애니에 따르면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유튜브 뮤직의 전 세계 실사용자 수는 980% 증가했다.


유튜브 뮤직의 강점은 유튜브와의 교차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유튜브 뮤직을 음원 사이트처럼 이용할 수 있는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서비스'는 도입되지 않았다.


다만 유튜브 내 광고를 없애주고 콘텐츠 저장까지 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면 유튜브 뮤직 앱에서 유튜브의 모든 음악 콘텐츠를 광고 없이 보고 들을 수 있다. 홈 화면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앱을 실행해도 음악 재생이 중단되지 않는 백드라운드 재생도 가능하다.


추가 결제 없이 유튜브 프리미엄만 가입하면 유튜브와 유튜브 뮤직에 동시에 적용돼 유튜브 이용을 위해 서비스에 가입한 이들에게는 음원 사이트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때문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타 음원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보다 가성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서비스는 현재 가장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유튜브 뮤직"이라며 "지금처럼 가격 경쟁과 같은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에 치우치지 말고 각각의 서비스 차별성을 부각시켜 건전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비즈니스워치] 백유진 기자 byj@bizwatch.co.kr​

2020.03.0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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