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현재, '한국적 리얼리즘'의 위치. '헬조선'이라 일컬어지는 현실에 대한 반영일까. <부당거래>, <변호인>, <베테랑>, <리멤버-아들의 전쟁>, <시그널> 등 적극적으로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담아내는 영화, 드라마들이 사랑받고 있다. <내부자들-디오리지널>은 이런 흐름의 정점에 있는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우연일지 몰라도' '팩트'로 '의심되는' 내용들이 선굵은 묘사와 함께 가감없이 등장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소리내어 말하지 못했던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치부에 대한 분노를 공감케 한다. 영화는 현실을 복제하며 상호작용한
무리를 지어 말 없이 느릿느릿하게 걸어다니는 것만으로도 공포를 전했던 좀비의 시대는 이미 한참 전에 끝났다.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제작된 영화에서의 좀비는 이제 뛰어다니면서 주인공을 공격한다. 더 이상 “뛰어서 도망가면 될 걸 왜 저리 멍청하게 당하는 거지?” 라는 의문과 불만은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급기야 좀비영화의 대부인 조지 로메로는 메이저에서 제작한 <랜드 오브 데드>를 통해 좀비가 도구까지 쓸 수도 있다는 여지마저 남겼다. <웜바디스>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 영화는 애초에 주인공이 좀비다. 더군다나 이 좀
'프랑스 영화 = 예술영화'라는 공식이자 선입견이 깨어진 지 오래다. 아마도 그 시발점은 뤽 베송 감독의 <레옹> 덕이었으리라. 한동안은 <레옹>이 프랑스 영화라는 사실조차 모르던 사람들이 적지 않았고, 이 사실을 알게 됐을 때는 꽤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뤽 베송이 자국 영화의 오락성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와중에 또 한 명의 대표적인 프랑스 감독인 장 피에르 주네가 <아멜리에>를 발표하며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다. 이 영화로 인해 오두리 토투는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영향으로 인해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속속 볼
알프레드 히치콕은 현대 영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감독이다. 이른바 ‘천재’로 불리고 있으며 특히 스릴러/미스터리 장르에서는 단연 독보적이다. 서스펜스와 맥거핀 등의 개념을 확립한 사람이 알프레드 히치콕이었고, 당연하게도 그것을 영화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보여주며 관객에게 긴장과 공포를 안긴 사례 역시 알프레드 히치콕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런 그의 작품중에서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싸이코>다. 이 영화는 한 회사의 여직원이 돈가방을 들고 달아나서 묵게 된 ‘베이츠 모텔’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이 여자 캐릭터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중 최고의 화제는 단연 주요 4개 부문을 휩쓴 <버드맨>이었다. 이 외에도 막상 뚜껑을 열자 김이 빠졌지만 엄청난 주목을 받았던 <보이후드>와 국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위플래쉬> 등이 있었다. 지금 소개하는 아바 두베르니 감독의 <셀마>도 아카데미 시상식의 중심에 있었던 영화 중 하나다. 이 영화는 인종차별과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최전선에 섰던 마틴 루터 킹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는 1965년에 투표권을 흑인에게도 공정하게 시행하길 요구하면서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당시에
우리보다 앞서 정치와 경제 등에서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어서인지 일본은 소위 ‘힐링 무비’가 하나의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 나아질 줄 모르는 일본사회의 긴장과 경직은 이 장르를 꾸준히 유지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국내에 개봉하는 일본영화 중 상당수가 바로 이 힐링 무비다. 도쿄에서 살던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와서 여자의 몸으로 억척스럽게 농사를 짓고, 자신이 직접 수확한 농작물로 추억을 되새기며 요리하는 <리틀 포레스트 2: 겨울과 봄>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원작이 따로 있으며 국내 케이블 채
지난 2013년에 한 채널에서는 다소 의외인 콘셉트의 프로그램이 기획됐다. 소재는 흔히 볼 수 있는 여행이지만 황혼기에 접어든 네 명의 노인들과 한 명의 ‘짐꾼’을 주인공으로 삼으며 차별화를 꾀했다. “이런 걸 누가 볼까?”라는 의구심을 갖고도 남을 터였으나 결과는 대박이었다. 연륜과 철학을 간직한 네 명의 노인은 여행지에서 과연 연세에 걸맞은 그림과 대사를 잘도 만들어냈다. <라스트 베가스>는 바로 이 프로그램의 ‘할리우드 영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게 있다면 거의 철저하게 오락 위주며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해 저항
<완득이>는 <우아한 거짓말>과 함께 김려령 작가의 소설이 원작이다. 소설이 큰 인기를 얻고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눈도장을 찍고 영화로 제작됐다. <연애소설> 등의 이한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원작의 킥복싱에서 바뀐 복싱의 비중이 낮은 것을 포함하여 달라진 부분이 더러 있다. 이것이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재미만 놓고 보면 평균 이상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공부도 못하고,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던 완득이가 담임인 동주를 만나면서 겪는 변화는 감동을 주기에 부족하지 않다. 아울러 간간이 동주를 내세워 사회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