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먹으러 간다” 맛있는 홋카이도 여행

[여행]by 채지형
“우리는 먹으러 간다” 맛있는 홋카이

고풍스러운 간판을 한 라멘가게

홋카이도를 생각하면, 영화 '철도원'과 '러브레터'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하얀 눈이 날리는 환상적인 풍광과 함께요. 그런데 홋카이도를 여행한 후에는 달라졌습니다. 홋카이도를 생각하면 혀가 먼저 반응하더군요. 홋카이도에는 눈보다도 여행자의 마음을 더 강하게 당기는 무엇인가가 있거든요. 바로 홋카이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입니다.

 

홋카이도 제1의 도시 삿포로에 가면 홋카이도 음식의 대표 선수인 라멘과 싱싱한 게 요리를 먹어 봐야 합니다. 만화 '미스터 초밥왕'에 등장하는 스시집이 있는 오타루에 가면 신선한 스시를 맛봐야 하고요. 삿포로를 떠나기 전에 알을 듬뿍 얹은 해산물 덮밥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삿포로 클래식과 입안에서 살살 녹는 르 타오 초콜릿은 홋카이도 여행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 준답니다. 홋카이도에는 유난히 '홋카이도 한정'이라는 명찰을 단 음식들이 많답니다. 자, 본격적으로 홋카이도 미각 여행을 출발해 볼까요?

정통 라멘의 본고장, 홋카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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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발이 인상적이었던 게야키의 미소라멘

홋카이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라멘입니다. 홋카이도는 일본에서도 라멘의 메카로 알려져 있죠.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삿포로는 된장이 들어간 미소 라멘, 하코다테에서는 소금으로 간을 하는 시오 라멘의 명성이 자자합니다.

 

삿포로 라멘의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60년이 흐르는 동안 삿포로에 문을 연 라멘집만 1,000개가 넘어요. 수많은 라멘집이 각각의 노하우를 담은 라멘을 만들어내고 있죠. 삿포로에서 라멘을 맛보고 싶다면 스스키노 부근에 있는 라멘 골목, 라멘요코초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스스키노는 삿포로 최대의 번화가로 각양각색의 음식점과 주점이 자리하고 있어요. 스스키노에서도 라면 요코초에 찾아가면 원조 라멘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을 보실 거예요. 한 바퀴 돌아보면, 어느 집이 이름 있는 라멘집인지 단박에 알게 됩니다. 언제 가더라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거든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인기 있는 라멘 가게 게야키에서 라멘을 맛보려면 적지 않은 인내심이 필요하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들어간 게야키 라멘에서는 면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탱글탱글한 라멘 면발이 입 안을 놀이터로 만들더군요. 여기에 삿포로 클래식 한잔을 곁들이니 세상이 한층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언제 투덜대며 줄을 서서 기다렸던가 싶더라고요. ‘여행이란 바로 이래서 하는 것’이라는 행복감이 라멘 국물 속에서 헤엄을 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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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라멘가게들이 모여있는 라멘공화국

라멘요코초와 함께 라멘공화국도 홋카이도 라멘을 맛보기 좋은 곳입니다. 라멘공화국은 백화점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입구에 들어서면 반짝이는 빨간 등이 인사를 합니다. 홋카이도에서는 삿포로와 아사히카와, 하코다테, 구시로 라멘이 유명한데요. 각 지역에서 이름을 얻은 라멘집들이 모여 있는 곳이 라멘공화국이랍니다. 라멘 테마파크라고 이름 붙이고 싶을 정도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요. 1950년대 삿포로 분위기를 컨셉으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요. 맛있는 라멘도 먹고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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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유라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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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라멘 가게 벽에 붙어있던 일본의 옛 사진


삿포로에서는 꼭 대게 정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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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증맞은 그릇에 담긴 게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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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샤브샤브. 맑은 국물이 깔금하다

삿포로에서 라멘만큼이나 사랑받는 음식이 게 요리입니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주인공들이 게를 포장해 집으로 부치고 나서 무척 흐뭇한 표정을 짓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게 요리 정식을 주문하면, 게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리들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맛도 맛이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만든 재미있는 게 요리를 경험하는 것이 또 다른 재미랍니다. 게를 그대로 삶는 것 외에도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튀김이나 게살 바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회로 담백하게 즐기기도 합니다. 또 여러 채소를 넣어 샤브샤브로 살짝 익혀 먹거나 고소한 버터를 구석구석 입혀 맛을 내기도 하죠. 게와 채소를 함께 끓인 샤브샤브 국물에 게를 넣어 끓인 게죽은 다소 껄끄러운 이름과는 달리 게살의 맛이 진하게 배어 맛깔스럽답니다.

 

게 요리가 유명하다보니 삿포로에는 게 뷔페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에비카니갓센인데요.  게와 새우를 90분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답니다. 차분히 앉아서 찬찬히 게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뷔페보다는 게 정식을 내는 카니본가나 카니쇼군이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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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보기에도 좋은 해산물덮밥 (오른쪽) 삿포로의 해산물시장

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를 맛볼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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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맥주 공장에서 맛보는 맥주

홋카이도 여행에서 빠트리면 안 될 것이 맥주. 삿포로와 오타루는 맥주의 도시입니다. 특히 삿포로는 1877년 일본 최초의 맥주가 만들어진 지역이죠. 생생한 맥주를 맛보고 싶다면 삿포로 맥주 박물관을 찾아보세요. 맥주 박물관에서는 삿포로 맥주 공장에서 막 만든 삿포로 맥주를 맛볼 수 있거든요. 한 잔에 200엔, 3가지 종류의 맥주를 맛보는데 500엔 정도로 부담 없이 삿포로 맥주를 수 있답니다.

 

19세기 말 홋카이도의 관문 도시였던 오타루에서도 지역에서 만든 독특한 맥주를 맛볼 수 있어요. 오타루의 아름다운 운하 옆에 세워진 창고 안에서도 판매하고 있는데요. 밤이 되면 운하의 낭만 분위기가 더해져 오타루 맥주의 쓴맛까지 날려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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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맥주 홍보 포스터들

유제품도 빠트릴 수 없는 홋카이도의 특산물이에요. 우유와 아이스크림, 푸딩을 지나칠 수 없습니다.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한 부드러움을 경험할 수 있답니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초콜릿도 챙기셔야 합니다. 엄지손가락을 들게 할 만큼 맛있는 초콜릿이 있거든요. 르 타오 초콜릿을 한 조각 맛본 뒤, 저에게 오타루는 더 이상 영화 ‘러브레터’의 도시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홋카이도 미각 여행은 끝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명심할 것 한 가지! 홋카이도를 여행하려면 다이어트 걱정일랑 집에 두고 가셔야해요. 그렇지 않으면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 될 지도 모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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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맥주 박물관 입구

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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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답은 길 위에 있다고 믿는 여행가. '지구별 워커홀릭' 등 다수의 여행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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