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평가·안내서 ‘미쉐린 가이드’에서 최고 등급 별 셋을 받은 ‘가온’과 ‘모수’가 나란히 문을 닫았다. 두 식당이 폐업을 결정한 공통된 이유는 운영난이었다. 광주요 그룹이 2003년부터 서울 강남에서 운영해온 가온은 ‘랍스터 떡볶이’ 등 최고급 재료를 활용하며 한식 고급화와 세계화를 이끈 모던 한식당이다. 하지만 영업 첫해부터 문 닫을 때까지 별 수익을 내지 못했고, 2017년부터 6년 연속 자본 잠식 상태가 지속되다가 결국 지난해 초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 모수를 운영했던 CJ그룹은 오너 셰프 안성재씨와 계약 연장을 하지
“툭툭툭툭.” 잔을 타고 뽀오얀 막걸리가 떨어집니다. 질감은 꾸덕한 생크림 요거트, 향은 사과와 배의 과실향이 납니다. 첫 잔은 얼음 없이 마셔보았습니다. 묵직하고 탄산 없는 진한 맛, 전통 막걸리 애호가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막걸리의 에르메스로 불린 ‘해창 막걸리’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상큼하고 새콤달콤합니다. 이는 얼음을 넣어 조금 녹인 후 마셨을 때 더욱 빛을 발합니다. 혹시나 하고 탄산수도 살짝 타보았습니다. 한국의 막걸리 샴페인 ‘복순도가’와도 비슷해집니다. 하이볼을 좋아하는 젊은층 취향과도 잘 맞을 것 같습니다. 데
[아무튼, 주말] [정동현의 pick] 칼국수 충북 음성 생극 시골집 대문을 열면 어깨가 딱 벌어진 할아버지가 있었다. 손이 크고 눈빛이 강했던 할아버지는 따르릉 소리가 나는 자전거 뒷자리에 동생과 나를 태우고 읍내까지 나가곤 했다. 느리고 흔들거렸지만 자전거가 넘어지는 법은 없었다. 일제시대 유도 선수까지 했던 할아버지의 너른 등은 늘 곧게 펴져 있었다. 할머니가 가지고 온 작은 상이 마루에 오르면 할아버지는 늘 국수를 찾았다. 노부부가 사는 시골 살림에 식사가 거창할 리 없었다. 날이 더우면 오이김치에 냉수를 말고 국수를 넣었다
“샤라락 샤라락.” 한낮의 겨울 바다, 곧게 뻗은 소나무숲, 반짝이는 윤슬, 눈을 감으니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완면한 곡선의 해안을 품은 이곳은 낮에는 조약돌이 백사장을 밝히고, 저녁에는 붉은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여름에는 서핑과 패들보드도 즐길 수 있다는데, 아직 사람들이 잘 몰라 붐비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숨겨진 보물 같은 한적한 바다 ‘의항해수욕장’입니다. “태안에 놀러가지 않을래?” 친구의 말에 조금 놀랐습니다. 제가 태안을 마지막으로 왔던 건 2007년 12월,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그
‘만 나이 통일법’이 지난해 시행됐지만, 여전히 많은 한국인은 나이를 설날 떡국 한 그릇과 함께 먹는 것으로 여긴다. 그런데 설날 먹는 절식(節食)의 대명사 떡국을 들여다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묻게 된다. 떡국 떡은 왜 길쭉한 타원형인가? 떡국 떡은 본래 동그란 모양이었다. 요즘도 경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동그랗게 썬 떡국 떡으로 떡국을 끓인다. 떡국 떡이 해처럼 동그랗다고 ‘태양떡국’이라고도 부른다. 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 원장은 “조선 시대 궁중에서 가래떡을 동그랗게 썰어서 떡국을 끓여 겨울 밤참으로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며 “옛
[아무튼, 주말] [정동현의 pick] 생선조림 좁은 부엌에서 나는 달그락 소리에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압력솥에 밥을 안치고 어머니는 우리에게 마늘과 생강을 빻는 절구를 주었다. 그런 작은 일에도 신이 나서, 이리저리 튀어 나가는 마늘과 생강을 다시 절구에 집어넣어 빻았다. 어머니가 양은 냄비 뚜껑을 열고 우리가 빻은 생강과 마늘을 넣을 때쯤에는 무엇이 밥상에 오를지 알 수 있었다. 냄비에서 뿜어져 나오는 얼큰한 열기, 그 뒤로 느껴지는 달달한 기운, 그리고 바다에서 비롯된 것이 확실한 냄새가 나면 확실했다. 양은 냄비에는 크고 납
[김한수의 오마이갓] 단양 소백산에 위치한 천태종 총본산 김한수의 오마이갓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80904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충북 단양 구인사(救仁寺)를 방문하면서 이 사찰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작년 10월까지 3차례 방문한 사찰에 한 위원장도 방문한 것이죠. 구인사는 대한불교천태종의 총본산(總本山)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조계사 같은 사찰입니다. 한 위원장이 이날 구인사를 찾은 이유는 천태종의 중창조인 상월원각
[아무튼, 주말] [양세욱의 호모 코쿠엔스] 충북 충주 ‘영화식당’ 새해를 수안보 온천에서 맞았다. 연말연시에는 온천을 즐겨 찾는다. 생명의 기원에 대한 아스라한 기억 때문일까. 온천물에 몸을 담그면 근원을 알 수 없는 안온함이 온몸에 전해온다. 온천욕을 마치고 먹는 음식은 달콤하다. 일본 규슈의 온천 도시 유후인이나 벳푸 료칸들의 가이세키야말로 지금껏 맛본 최고의 일본 음식이었다. 충북 충주시 수안보 온천에는 산채 전문점 ‘영화식당’이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수안보 일대는 예전 모습 그대로다. 대형 워터파크에 밀려난
[아무튼, 주말] 급증한 아파트 화재 공포 올바른 대처·대피 방법은 “제가 조심해도 이웃집에서 불이 나면 큰일 날 수 있다는 생각에 공포감이 확 들더라고요.”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에서 아내, 세 살짜리 딸과 사는 직장인 하모(38)씨는 최근 화재 대피용 생활 방독면 3개를 구입해 신발장에 넣었다. 지난 성탄절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딸을 구하려던 30대 가장이 사망한 뉴스를 접한 뒤였다. 하씨는 “방독면은 사 두었는데, 지금 사는 아파트에 불이 날 경우 어떻게 대피하는 게 맞는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고 했
장민석의 플레이볼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79608 농구 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그렇습니다. 미국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 봤던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데요. 1988 서울올림픽 남자 농구에서 소련에 금메달을 내주고 동메달에 그쳤던 미국은 4년 뒤 바르셀로나 대회에선 NBA(미 프로농구) 스타들로 꾸린 ‘드림팀’으로 출전합니다. 바로 마이클 조던과 매직 존슨, 래리 버드, 찰스 바클리, 스카티 피펜, 데이비드 로빈슨, 패트릭 유잉, 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