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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오늘의 세상

"폼 안 잡고, 뉴스의 정곡만 찌르겠습니다"

by조선일보

TV조선 9시 뉴스 앵커 전원책

"난 겉은 둔해도 속은 날카로운 칼… 수려한 외모, 표준어도 아니지만 진영 안따지고 옳은 방향 말할 것

고시 공부하면서도 기자직 고민… 법조인·시인 이어 세번째 직업"

 

"저는 수려한 외모도 아니고 또랑또랑한 발음으로 표준어를 구사하지도 못합니다. 수십 년간 단련된 기자도 아닙니다. 어눌하고 더듬고 초반엔 실수가 많을 겁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정직하게 정곡을 찌르는 뉴스를 만들겠습니다."

 

21일 TV조선 메인 뉴스 앵커로 전격 발탁된 전원책(62) 변호사가 말했다. 그는 TV조선 평기자로 입사해 다음 달 3일부터 '종합 뉴스9'(월~금 밤 9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메인 뉴스 앵커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파격적인 인사다. 그는 지금까지 출연하던 다른 방송사 프로그램과 집필하던 신문 칼럼, 강연 등을 대부분 하차·취소했다.

"폼 안 잡고, 뉴스의 정곡만 찌르겠

TV조선‘종합뉴스9’앵커로 발탁된 전원책 변호사는“좌우를 떠나 역동적인 뉴스를 만들겠다”고 했다. /오종찬 기자

고심 끝에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로 전원책 변호사는 두 가지를 들었다. "부담이 너무 커서 처음엔 사양했죠. 언론사에 몸담은 선배들도 모두 말리더군요. 하지만 '기자 하면 잘할 것 같다'는 교수님 말씀을 듣고는 고시 공부하면서도 기자가 될까 고민했던 법대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신입 평기자로 TV조선에 입사하게 된 것도 제가 원했기 때문입니다. 균형 감각을 갖추고 공정한 언론의 길을 걸으려고 노력해온 조선일보와 TV조선에 매력을 느끼기도 했고요."

 

'전원책의 뉴스'는 무엇이 다를까. "뉴스는 보도본부장과 각 부서 부장, 기자 등 수많은 이들의 협업으로 완성되죠. 거기에 제 색깔을 조금 보탤 수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법조인과 시인에 이어 인생 세 번째 직업을 추가한 그는 이내 "원래 어려서부터 욕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요즘 시청자들은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하루 종일 뉴스를 접합니다. 그날의 뉴스를 이미 대강 다 알고 있는 시청자들이 저녁 메인 뉴스에서도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보고 싶어 할까요? 현재 거의 모든 방송사 메인 뉴스는 뉴스를 종합 전시하는 것에 불과해요. 저는 포장지를 뜯어 시청자에게 뉴스를 직접 건네줄 겁니다."

 

전원책 변호사는 '좋은 뉴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뉴스에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 있는 자의 나쁜 뉴스, 힘 없는 자의 나쁜 뉴스, 힘 없는 자의 좋은 뉴스가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힘 있는 자의 좋은 뉴스가 많이 소개되지만 그건 너무 당연해서 뉴스가 아니라고 봐요. 권력자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고, 단순 사실 전달을 넘어 올바른 방향을 이야기하는 뉴스가 돼야죠."

 

대표적인 보수 논객으로 20여 년간 각종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온 그는 "보수와 진보의 진영 논리를 떠나 뉴스는 언제나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적 입장에서, 혹은 진보적 입장에서 보면 이런 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라는 말을 앞으로 자주 하게 될 겁니다. 복지 정책, 세금 제도 등 중요한 정책은 적과 아군을 따지지 않고 냉정하게 짚어주고, 궁지에 몰린 절박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도록 사회 구조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룰 생각입니다."

 

전원책 변호사는 "이왕 하는 것 폼 잡지 않고 내 스타일 그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언론사 출신 선배들이 조언하더군요. '괜히 아나운서처럼 목소리 깔고 표준어 쓰려고 애쓰면 더 어색하다. 시청자들은 전원책이 어떤 사람인지 이미 다 안다'고요." 그는 오전 6시 잠자리에 들어 오전 10시 30분 기상하는 일상을 몇 년째 이어오고 있다. 집중이 잘되는 밤 시간을 이용해 독서와 공부를 해왔다고 한다. 이것이 수십 년 내공의 바탕이 됐다. 전원책 변호사는 스스로를 '둔도장예(鈍刀藏銳)'라고 표현했다. "겉으로는 둔해 보여서 상대가 편안히 마음을 열지만 속에는 날카로움을 숨긴 최고의 칼이라는 뜻이죠."

 

최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