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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국정원이 겨냥한 '盧 전 대통령 논두렁 시계 사건’이란?

by조선일보

국정원이 겨냥한 '盧 전 대통령 논두

/SBS 캡처

국가정보원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밝히고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이른바 '논두렁 시계 사건'을 포함한 총 13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11일 밝혔다.

 

국정원이 겨냥하고 있는 ‘논두렁 시계 사건’이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내용을 국정원이 주도해서 과장·왜곡하고 언론에 유출했다는 의혹이다.

 

2009년 검찰 수사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3년여 전인 2006년 회갑 선물로 1억원 짜리 명품 시계 2개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 의혹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시계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확인했다.

 

곧이어 한 지상파 방송은 “노 전 대통령은 권양숙 여사가 자기 몰래 시계를 받아 보관하다가, 박연차 전 회장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시계 두 개를 모두 봉하마을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비싼 시계를 논두렁에 버린 이유에 대해서는 집에 가서 물어보겠다며 노 전 대통령이 답변을 피했다고 검찰은 밝혔다”고 전했다.

 

“명품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의 출처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보도로 노 전 대통령은 인터넷상에서 “봉하마을에 명품시계 찾으러 갑시다”는 조롱을 듣게 됐다. 도덕성과 청렴함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이 자살하자 논두렁 시계 사건은 친노 세력들과 일부 언론은 검찰의 과잉수사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재단 이사장 시절이던 2011년 "사법처리가 여의치 않으니 언론을 통한 망신주기 압박으로 굴복을 받아내려는 것 같았다"면서 "뇌물로 받은 1억원짜리 시계를 논두렁에 갖다 버렸다는 '논두렁 시계' 소설"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때까지 노 전 대통령을 망신주기 위해 과장된 사실을 언론에 흘린 진원지로 검찰이 지목됐지만, 2015년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장이던 이인규씨의 폭로로 국정원이 논두렁 시계 사건으로 정치공작을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 전 중수부장은 당시 한 언론을 통해 “2009년 노 전 대통령 수사 내용 일부를 과장해 언론에 흘린 건 국가정보원”이라고 지적하며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언론보도 등은 국정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 내용으로 언론플레이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전 중수부장은 당시 노 전 대통령에게 “명품 시계는 어떻게 하셨습니까?”라고 물으니 “노 전 대통령은 ‘문제가 불거진 뒤 (권양숙 여사가) 바깥에 버렸다고 합디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바깥에 버렸다고 했을 뿐 ‘논두렁’ 얘기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 전 중수부장의 폭로로 논두렁 시계 사건은 재점화했지만, 국정원은 당시 사실이 아니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고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