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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대사관서 일할 때 괴상한 소리가…" 쿠바 美외교관 21명, 귀먹고 뇌 망가져

by조선일보

美 "음파 공격" 공관 폐쇄 검토… 쿠바 "FBI가 수사해보라" 반발


"대사관서 일할 때 괴상한 소리가…"

쿠바 수도 아바나 주재 미국 대사관 〈사진〉이 '유령의 집'이 됐다. 이곳에서 일하던 미국 외교관들이 괴상한 소리에 시달리다 청력을 잃고, 뇌가 손상돼 균형 감각까지 상실하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확인된 환자만 21명에 달한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17일(현지 시각) CBS방송 인터뷰에서 "아바나 대사관 폐쇄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정부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해 쿠바 정부에 항의했지만 지난달 또다시 환자가 발생하자 극단적인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특정 개인들이 고통받고 피해를 입고 있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피해자 일부를 미국으로 데려왔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정부는 쿠바 정부가 음파 장비를 동원해 외교관들을 비밀리에 공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이에 대한 항의 조치로 미국 주재 쿠바 외교관 2명을 송환 조치하기도 했다.

 

미 의회에서도 아바나 공관 폐쇄 요구가 나오고 있다.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톰 코튼(애리조나) 등 공화당 상원의원 5명은 지난주 틸러슨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쿠바가 (이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쿠바 대사를 미국에서 추방하고, 아바나의 미 공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이 아바나 대사관을 폐쇄하면 지난 2015년 8월 국교를 단절한 지 반세기 만에 쿠바에 공관을 재개설했다가 불과 2년 만에 다시 문을 닫게 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임 정부의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 조치를 '끔찍하고 잘못된 거래'라고 비난하면서 쿠바에 대한 여행 제한, 경제 제재 등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쿠바 정부는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미 연방수사국(FBI)을 아바나에 파견해 조사를 해보라"는 제안까지 했다.

 

[뉴욕=김덕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