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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수원 여행] 색다르게 즐기는 '수원 화성'

풍선 타고 보름달처럼 떠올라… 수원 화성 위를 '둥둥'

by조선일보

경기도 수원(水原)은 조선 제22대 왕 정조의 지극한 효성과 왕도정치 실현을 위해 탄생한 '조선시대의 계획 신도시'로 알려져 있다. 수원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수원 화성(華城)은 정조가 1796년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양주 배봉산(현 서울시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풍수지리학상 명당인 화산(花山)의 현륭원(顯隆園)으로 옮기고 그 부근 주민을 팔달산 아래로 이주시킨 뒤 축성한 것.

 

당시 정조는 알았을까? 200여 년 뒤 수원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줄을. 220여 년 뒤 후손이 거대한 헬륨 기구를 타고 100m 상공에서 화성을 내려다볼 줄을.

풍선 타고 보름달처럼 떠올라… 수원

수원 화성 창룡문 상공에서 수원 화성과 수원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헬륨 기구 ‘플라잉수원’. 수원 화성의 야경 조망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매년 가을 수원 화성에서 열리는 성대한 축제는 끝이 났지만, 수원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가을 끝자락에도 그칠 줄 모른다. 때마침 5일까지 '2017 가을 여행 주간'이라 수원 화성과 화성행궁 입장료가 무료라니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

기구, 자전거 택시 타고 만나는 수원 화성

요즘 방송과 인스타그램 등에 수원 화성 위로 커다란 보름달처럼 생긴 비행 물체 사진과 영상이 종종 나온다. 등장 1년 만에 수원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 수원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플라잉수원(031-247-1300)이다.

풍선 타고 보름달처럼 떠올라… 수원

플라잉수원에 탑승한 한 탑승객이 발아래 수원 시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수원 화성의 동쪽인 창룡문 부근에 설치, 운영 중인 플라잉수원은 높이 32m, 폭 22m에 최대 20명이 탈 수 있는 대형 헬륨 기구다. 열기구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공기보다 가벼운 헬륨이 풍선 안에 들어가 있어 몸체를 고정한 쇠줄을 서서히 풀면 공중으로 느리게 날아오른다.

 

탑승하면 10여 분간 지상에서 약 70~150m 상공에 둥둥 떠있다. 바람이 불면 기구가 움직여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지지만 발 아래 펼쳐진 전망을 감상하는 순간 비명은 이내 감탄사로 바뀐다. 화성 동쪽 성곽의 동일포루, 동일치, 멀리 팔달산까지 내려다보인다. 해 질 녘쯤 타면 팔달산 능선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을, 해 진 뒤 타면 수수한 불빛을 뿜어내는 수원 화성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 오락 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주말 평균 600~800여 명이 탑승 체험을 한단다. 안전사고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함께 탄 직원은 "매주 월요일 기본 안전 점검을 하고 매일, 매시 기상 조건 확인 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연중무휴로 11~4월엔 평일·주말 오전 11시~오후 8시 30분 운영하며 요금은 성인 1만8000원, 청소년 1만7000원, 25개월~초등학생 1만5000원. 차량 이용 시 주차는 창룡문 부근 주차장이 가깝다.

 

화성어차(031-228-4683)는 수원 화성의 경관과 전통시장 등을 두루 둘러볼 수 있는 관람 열차다. 연무대에서 출발해 화홍문, 장안문, 화서문, 팔달산, 화성행궁, 수원 남문시장을 둘러본 후 연무대로 돌아온다. 약 40~50분 걸리며 탑승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최대 탑승 인원 2명인 벨로택시(031-228-4683)는 커플들에게 인기가 많다. 10~15㎞ 속도로 여유롭게 수원 화성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세 코스가 있으며 탑승료는 1대 기준 평일 1만원, 주말 1만4000원.

늦가을 만끽하는 억새 군락지

풍선 타고 보름달처럼 떠올라… 수원

수원 시민에게 억새 명소로 각광받는 화성 화서공원./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성곽을 배경으로 황금빛 보드라운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억새를 감상하고 싶다면 수원 화성 화서공원이 답이다. 화서공원은 서울의 하늘공원처럼 수원 시민에게 억새 명소로 각광받는 곳이다. 이곳 억새는 수원 화성의 건축물 중 하나인 서북각루와 어우러져 묘한 풍광을 연출한다. 화서공원에서 서북각루 방향을 올려다보면 억새가, 서북각루 등 성곽에서 화서공원 방향을 내려다보면 단풍이 펼쳐진다.

 

주말에 방문한다면 억새와 단풍 감상 후 작은 국악 음악회와 공예 체험을 할 수 있는 화서문 부근 행궁동에 자리 잡은 공공 한옥(031-247-9806)을 들러보자. 11월 30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1시에 공공 한옥 아담한 마당에서 작은 국악 음악회가 열린다. 무료 관람.

 

달빛 머금은 연못 용연, 그 위로 은은하게 비치는 방화수류정의 모습은 가을 야행(夜行)의 선물 같다.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노닌다(訪花隨柳)'는 뜻처럼 연못 주변을 버드나무가 둘러 운치를 더한다. 조선시대 과학기술의 집약체라 할 수 있는 수원 화성에서도 가장 뛰어나며 독창적인 건축물로 평가받는 방화수류정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수원 화성 안쪽에서 바라보면 주변을 감시하고 군사를 지휘하는 지휘소(동북각루)의 위엄이, 바깥쪽에서 바라보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 정자(亭子)의 단아함이 느껴진다.

 

방화수류정에서 수원천 흐르는 방향 따라 팔달문 방향으로 걸으면 행궁동 벽화마을을 지나 유명한 '수원 통닭거리' '지동시장 순대 타운' '팔달문시장'과 만난다.

화성 구경 후 숨은 맛집·멋집 둘러볼까

풍선 타고 보름달처럼 떠올라… 수원

1)수원 화성 야경의 백미로 꼽히는 ‘방화수류정’. 2)아날로그풍의 ‘행궁동사진관’. 3)2층 양옥을 카페로 개조한 ‘정지영커피로스터즈’. 4)‘지동시장 순대타운’의 순대볶음.//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수원 화성 안쪽 동네를 일컫는 '행궁동'은 낡은 멋을 간직한 집이 모여 있어 가을이면 나들이객이 일부러 골목 투어 하는 곳. 무심코 걷다 보면 벽화 마을, 공방 거리 등과 만난다.

 

수원천변 하얀색 프레임을 두른 듯 담백한 외관의 행궁동사진관(070-8802-1981)은 가족, 커플 사진 촬영 명소로 소문났다. 인근 골목 안쪽에서 3년간 사진관을 운영해오다 최근 수원천변으로 확장 이전했다. 촬영뿐만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씩 '소소한 모임'이란 원데이클래스도 진행한다. 필름 카메라로 자화상(셀카)을 찍고 현상액을 넣어 현상 작업을 직접 해본다. 3시간 걸리며 12월까지는 재료비 포함 4만원. 일정은 별도 문의.

 

풍선 타고 보름달처럼 떠올라… 수원

‘정지영커피로스터즈’의 플랫화이트와 아몬드 크루아상.//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권선구 장안동으로 확장 이전한 정지영커피로스터즈(010-9150-4919)는 '화세권'('화성'과 '역세권'을 합친 말로 수원 화성 가까이 형성된 상권을 일컬음)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화제가 되는 카페다. 낡은 2층 양옥집을 개조해 카페로 꾸몄는데 계단, 옥상, 마당, 창가 등에 좌석이 마련돼 있어 손님들이 자유롭게 앉아 커피를 마신다. 10월 11일에 문을 열어 아직까지 메뉴는 단출하다. 대표 메뉴인 코코넛(5500원)은 코코넛 밀크에 에스프레소 쉐이크를 얹은 음료다. 아메리카노 4000원, 플랫화이트 4500원, 카페라테 5000원이며 크루아상 3500원이다.

 

수원 화성 안엔 높은 건물이 없는 특성상 옥상을 활용한 '루프톱' 맛집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화서공원 부근 카페 원모어(031-242-2111)는 편의점 꼭대기층에 자리한 아담한 카페. 주택을 개조한 카페 안쪽 좁다란 통로를 통하면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수원 화성 성곽길과 가까운 거리와 높이에 있어 야간에 경관 조명이 들어오면 더욱 분위기 있다.

풍선 타고 보름달처럼 떠올라… 수원

'수원' 하면 떠오르는 통닭, 순대 등 만만한 서민 맛집들은 팔달문 주변 시장에 포진해 있다. 수원 통닭거리엔 '매향통닭' '진미통닭' '용성통닭' '장안통닭' '중앙 치킨 타운' 등 통닭집 10여 곳이 몰려 있다. 가마솥에서 구워 기름기 쫙 빠진 통닭은 기본, 닭발과 닭모래집 서비스 등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인기 맛집 중 하나인 진미통닭이 확장 이전하고 남문통닭이 새롭게 문을 여는 등 통닭거리 지도가 약간 바뀌었으나 "대세에 큰 변화는 없었다"는 게 통닭거리 단골들의 평이다.

 

박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