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성추행범된 동생, 억울해"...경찰 표적수사 주장 나와

[이슈]by 조선일보

지하철 성추행범으로 구속된 한의사 동생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형의 글과 동영상이 주목받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철도특별사법경찰이 표적촬영 후 함정수사를 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1심에서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며, 앞서 같은 혐의 전과도 있어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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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성추행범으로 구속된 동생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형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 유튜브 캡처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성추행범으로 구속돼있는 동생의 억울함을 알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1년 전 5월24일 오늘 발생한 일"이라며 "동생은 이날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의해 동영상을 찍히고 한 달 뒤 조사 후 결국 11월 28일 재판에서 6개월 실형 선고를 받고 구속 수감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치소에서 5개월 넘게 억울한 옥살이 하는 동안 인터넷에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여론이 아닌 재판으로 결백을 입증할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앞에 보이는 증거는 부정할 수 없을 거라 믿고, 판사님의 혜안과 공정한 판단을 믿었다"며 "이제 여러분 만의 도움외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동생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또 "어리숙하고 순진해서 손해만 보고 살아온 착하고 불쌍한 동생"이라며 "제발 제 동생을 절망 으로부터 구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글쓴이는 ‘그래도 동생은 하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증거, 항소, 조서 3가지 동영상과 요약본인 3분여 가량의 유튜브 영상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글쓴이가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여성과 동생 주변에 철도특별사법경찰이 3명이나 있었고, 이 중 경찰 1명이 동생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는 영상에서 "철도특사경이 제시한 영상은 동생이 열차를 타기 전부터 촬영됐고, 특별사법경찰관 3명이 그를 둘러싼 채 이동하는 내내 계속 관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철도특별사법경찰이 영상을 여러 조각 나눈 다음 시간대를 뒤섞어 정황을 조작하고 동영상 일부만 보여줌으로 사실을 숨긴 후 진실을 유도하며 영상 캡처 지점이 행위 지속시간으로 보이게 만드는 플레이 시간이라는 효과를 만들어냈다"라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또 철도특별사법경찰이 영상을 찍은 한 달 뒤 아무것도 모르는 동생을 갑자기 경찰서에 불러 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조서에 따르면 범행을 인정하냐는 질문에 동생은 "고의는 아니었지만 제 행동으로 피해자가 불쾌감을 느꼈다면 죄송하다"고 답했다. 또 피해자와 연락조차 하지 않은 상태인데도 ‘사과했나, 합의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 "불쾌했다면 사과하겠다, 합의할 의향이 있다"는 대답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판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남부지법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편집되지 않은)채증 영상 등 증거 자료를 보면 성추행은 명백했다"며 "피고인 본인도 1심에서 자신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고, 이 사건 전에도 이미 동종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어 실형이 선고됐다"고 설명했다.


법원 측은 "피고인은 항소심에서 ‘원심의 자백은 변호인 상담 결과 한의사로서의 취업제한의 불이익을 면하자는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며 "만약 무고한 사람이었다면 1심에서부터 유죄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무죄를 다퉜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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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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