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보폭 넓혀도, 10년은 젊어집니다

[라이프]by 조선일보

걷기만으론 부족, 근력까지 키워야… 산책하기 전 집에서 15분, 6대 근육운동 해보세요


"매일 열심히 걷고 있어요. 80세가 넘어도 끄떡없을 겁니다." 60·70대 중에는 걷기로 건강을 잘 다지고 있다며 노년 건강에 자신감을 보이는 어르신이 많다. 걷기는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지구력을 높이고, 인지 기능을 올리는 데 좋다. 그럼 걷기만 열심히 하면 활기찬 노년 건강이 보장되는 걸까.

걷기만 해선 근력 떨어져

일본에서 이에 대한 답이 나왔다. 걷는 노인이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진 아이치현 주민을 대상으로 이뤄진 걷기와 노화 연구는 예상 밖 결과를 보여줬다. 6년 동안 걷기를 열심히 했는데, 등 근력이 25% 감소했다. 등 근력이 약해지면 상체는 앞으로 숙여져 구부정한 자세가 된다. 낙상 위험이 커지고, 밥 먹다가 사레 걸리기 쉽다. '걷기만 한 사람'은 쥐는 힘 악력도 11% 줄었다. 악력은 전체 근육량을 대략적으로 알려주는 지표다. 걷기가 노화로 인한 근육 감소를 막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 심폐 기능도 12% 줄었다.


도쿄 건강장수 의료센터·연구소 김헌경 연구부장은 "이 연구로 열심히 걸으면 노년 건강이 유지될 것이라는 믿음이 깨졌다"며 "걷기만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본 지역마다 본격적으로 근력 운동 붐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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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노화와 근육 연구 최고 전문가로 활동하는 김 부장은 "일본 노인들이 근력 강화 운동에 나선 덕에 현재 75~79세의 근력과 보행 속도가 10년 전 65~69세와 거의 비슷해졌다"고 덧붙였다. 2007년 60대 후반 일본 남성의 보행 속도는 1초당 1.36m였고, 2017년 70대 후반 보행 속도는 평균 1.32m로 측정된다. 열 살 차이가 나지만, 보행 속도에 큰 차이가 없다. 그만큼 70대 후반이 근력 강화로 10년 젊어졌다는 얘기다. 고령사회로 치닫는 한국에서 활기찬 삶을 위한 근육 저축 운동 '근육이 연금보다 강하다' 캠페인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활기찬 보행 위한 근육 운동

걷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노년기 근력 감소로 인한 대표적인 노쇠 현상이다. 보폭이 줄고, 걸음에 힘이 없고, 허리가 앞으로 굽은 채 걷게 된다. 이로 인해 낙상 사고 위험이 커지고, 생활 폭이 좁아져 인지 기능도 떨어진다.


움직이는 활기찬 인생 후반을 위해서는 활발한 보행을 위한 근육 운동이 필요하다. 김헌경 박사는 "우선은 평소 보행 중에 발을 10㎝ 더 넓게 딛는 게 좋다"며 "그러면 하체 근육이 자연스레 단련돼 보행 속도가 10년은 젊어진다"고 말했다.


보행 강화 근력 운동을 하면 고령자도 3개월 만에 걸음이 달라진다. 일본서 근력이 떨어진 75세 이상 126명을 대상으로 보행 속도 올리는 근육 강화 운동을 한 번에 1시간, 일주일에 두 번, 3개월간 시켰더니, 보폭이 6㎝ 넓어졌다. 보행 속도는 1초당 0.94m에서 1.09m로, 16% 빨라졌다.


도쿄 건강장수 연구소가 권장하는 활발한 보행을 위한 근육 운동이 있다. 발끝 들어 올리는 정강이 앞쪽 근육, 보폭 늘리는 허벅지 앞 근육과 골반 연결 근육, 상체를 세우는 복근 등을 강화하는 근육 운동들이다. 모두 실내에서 하루 15분 정도만 투자하면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팔꿈치와 무릎 터치하기다. 바로 서서 한쪽 무릎을 올리고 반대쪽 팔꿈치를 굽혀 맞닿게 하는 동작이다. 그 밖에 ▲한쪽 다리 들어 올려 무릎 펴기 ▲발뒤꿈치 대며 일자로 걷기 ▲하체 고정 후 상체 돌리기 ▲앉아서 무릎 펴고 발목 당기기 등이 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2019.07.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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