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건너 파라다이스로…" 섬들이 속삭인다

[여행]by 조선일보

여름 휴가철 여기 어때요… 다리로 연결된 전국 주요 섬들


섬과 섬, 섬과 육지가 연결되고 있다. 자동차로 다리를 건너 섬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섬끼리 이은 다리는 연도교(連島橋), 섬과 뭍을 이으면 연륙교(連陸橋)다. 서로 연결된 섬 중 하나가 육지와 이어지면 섬은 '반육지'가 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다리로 연결된 전국의 주요 섬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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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증도에서 화도로 연결된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탄 관광객들이 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모습. 증도의 부속 섬인 화도는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내는 좁은 길로 드나들 수 있다. 증도에는 단일 염전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태평염전과 아름다운 우전해수욕장이 있다. /전남도

3㎞ 길이의 광활한 모래사장이 눈앞에 펼쳐지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가슴이 뻥 뚫린다. 신안에 이런 명품 해수욕장이 있다니 놀랍다." 지난 5일 이강수(38·광주 용봉동)씨는 광주광역시에서 승용차로 1시간 10분 만에 도착한 전남 신안군 자은도 백길 해수욕장에서 아이 둘과 함께 모래 놀이를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지난해 여름만 해도 이동이 불편해 엄두를 못 냈던 섬 여행이었다. 지난 4월 신안 암태도와 압해도를 잇는 천사대교(연도교)가 개통하면서 이 다리를 거쳐 곧장 해수욕장에 닿게 된 것이다. 다리 개통 전에는 뱃길과 육로를 통해 광주에서 5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천사대교를 이용하면 자은을 비롯해 암태·팔금·안좌 등 네 섬을 차로 둘러볼 수 있다. 자은의 백길·분계 해수욕장 2곳은 13일 문을 연다. 최한웅 신안군 홍보계장은 "백길 해수욕장은 올해 작년보다 10배 늘어난 5만 피서객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불어난 관광객을 대비해 신안군은 주차장을 늘리고 이동식 화장실을 추가로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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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증도는 2010년 3월 지도읍 사옥도와 증도대교(연도교)로 연결됐다. 사옥도가 이미 육지와 연결돼 있어 차량으로 입도가 가능해진 것이다. 증도에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소금밭 '태평염전'이 있다. 단일 염전으론 국내에서 가장 넓다. 소금창고를 고쳐 만든 소금박물관이 있고, 염전에선 소금 생산 체험 활동이 가능하다. 갯벌 위를 걷는 짱뚱어다리가 명소다. 울창한 곰솔숲을 갖춘 증도의 우전 해수욕장은 13일 본격적으로 피서객을 맞이한다.


전북 군산시 고군산군도에 있는 4개 섬은 지난 2016년 육지와 연결됐다. 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를 잇는 8.77㎞의 도로와 교량이 바다 위를 시원하게 가로지른다. 군산항에서 선유도까지 배편으로 90분이 걸렸는데, 이젠 새만금 방조제 위로 난 도로를 따라 차로 30분이면 닿는다. 60여 개의 섬이 있는 고군산군도는 절경이 많기로 유명하다. 선유 8경이 대표적이다. 남악리 대봉(152m)에선 선유도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길이 1.3㎞, 폭 50m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선유·망주봉과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를 이룬다. 선유 스카이라인도 명물이다. 선유도 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높이 45m 타워에서 로프를 타고 솔섬까지 700m를 내려가며 빼어난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자전거를 빌려 타고 남악리 몽돌해변, 기도 등대 등 섬마을 곳곳을 둘러보는 코스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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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강의 다리'로 유명한 창원의 저도 연륙교. 왕복 2차로 교량으로 쉽게 다닐 수 있다. /창원시

선유도에서 장자대교를 통해 이어진 장자도는 가족 단위로 바다낚시나 갯벌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장자도에서 대장도로 넘어가는 길목에는 10m 길이의 작은 다리가 있다. 이곳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사랑하는 낙조(落照) 촬영 포인트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최남단에 있는 섬 저도(豬島)는 다리로 뜬 섬이다. 창원시 구산면 구복리와 섬을 잇는 저도 연륙교가 있어 창원시청에서 자동차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다. 옛 마산시가 9경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속이 훤히 비치는 쪽빛 바다와 깎아지른 비탈, 바위 언덕이 빚어내는 경치가 아름답다. 최근 이곳은 주말이면 하루 3000명이 찾는다. 2017년 개통 30년 만에 발아래로 바다가 훤히 보이는 스카이워크로 변신한 '콰이강의 다리' 덕분이다. 길이 170m, 폭 3m, 높이 13.5m의 이 붉은 다리는 철골 골조로만 만들어져 영화 '콰이강의 다리'(1957) 속 태국 다리와 비슷해 인기를 얻었다. 창원시는 콘크리트 바닥을 일부 걷어내고 길이 80m, 폭 1.2m의 투명 강화유리를 깔았다. 야관 조명도 달아 밤이면 파랑·분홍·보랏빛 조명이 볼거리를 선사한다. 바다를 끼고 섬 전체를 두른 3개 코스(6.5㎞·2시간 소요)를 걷다 보면 섬이 주는 고적함을 느낄 수 있다.


토끼가 날아오른 섬이란 뜻의 경남 사천시 서포면 비토섬은 사천시에서 연륙교인 비토교와 연도교인 거북교를 거쳐 들어갈 수 있다. 비토섬 갯벌은 사천 8경으로 꼽힐 만큼 풍광이 아름답다. 비토해양낚시공원과 비토국민여가캠핑장 등 오토캠핑장과 해상 펜션 등 다양한 체험시설도 있다. 사천시는 8월 25일까지 비토국민여가캠핑장 내 물놀이장을 무료로 운영한다. 비토국민여가캠핑장의 전망대에 오르면 사천만 바다와 각산, 비토섬 해안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신안=조홍복 기자]

2019.08.0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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