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 된장 한숟갈, 꽃게 한마리면 끝!

[푸드]by 조선일보

꽃게의 귀환

 

봄꽃게보다 살이 달달하고 탱탱… 금어기 해제되면서 지금이 제철

밀대로 콱콱 밀어 속살만 쏙쏙… 맑게 끓여도 은은한 감칠맛 나와

"콜라 넣은 간장게장, 기대 이상"


여기서도 저기서도 꽃게 얘기다. '품 서울'의 노영희 셰프는 "이맘때 꽃게를 못 먹고 지나가면 억울하다"고 했다. "요맘때 잡아올린 꽃게는 살이 달달하고 탱탱하거든요. 태풍 '링링'이 물러간 지금은 더 살이 튼실히 올랐을 거예요." 전국 대형마트와 '감동의 바다' '마켓컬리' 같은 식자재 배달 회사도 요즘 앞다퉈 "싱싱한 꽃게 판매 시작!"을 외치고 있다. 어획량 감소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활꽃게 금어기가 해제되면서 1년 만에 돌아온 덕분에 더욱 활기를 띤다. 그러나 요리 초보자 입장에선 꽃게를 사려 해도 겁부터 앞서는 게 사실. 손질하기 귀찮고 조리도 어려울 것 같아서다. 요리 고수들은 "쉽게 먹는 방법이 의외로 많다"고 했다.

어렵지 않게, 꽃게

노영희 셰프가 권하는 첫 번째 꽃게 조리법은 "그냥 먹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 해도 돼요. 그냥 찜기에 올리면 끝. 그게 젤 맛있다니까요?" 가을은 꽃게 중에서 수게가 맛있는 철. 꽃게는 보통 가을부터 봄까지 잡는데, 가을부터 겨울까지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수게가 더 맛이 좋다. 깨끗이 씻어 20~30분쯤 찜기에 넣고 찌면 그만이다. 플레이팅도 따로 필요 없다. 그냥 식구들 각자가 비닐장갑을 끼고 식탁보에도 비닐을 펼쳐놓고 통째로 하나씩 들고 뜯어먹는 게 맛있다고. 그래도 조금 더 멋을 부리고 싶다면? 노 셰프는 꽃게로 맑은 국을 끓여볼 것을 권했다. 액젓이나 소금을 살짝 넣고 애호박 조금 썰어 넣은 다음 꽃게를 넣고 20분쯤 끓여주면 끝. 꽃게 본연의 향이 국물에 온전히 우러나 은은한 감칠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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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과 고춧가루, 다진 마늘 등을 넣고 팔팔 끓인 꽃게탕(큰 사진). 남은 국물에 라면이나 국수·수제비 등을 넣고 끓여도 맛있다. 작은 사진은 집에서 담근 간장게장(위)과 갓 쪄낸 활꽃게(아래).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이꼬이' 정지원 셰프는 "세상에서 제일 쉬운 간장게장 담그는 법이 있긴 하다"고 했다. 비결은 콜라. "저도 친구 어머님에게 배운 거예요. 싱싱한 꽃게에 진간장과 콜라를 1대1로 콸콸 부어줘요. 여기에 고추나 파를 숭덩숭덩 썰어 넣고요 이걸 한 번 다 같이 팔팔 끓인 다음 식혀서 병에 담으면 그만이에요. 놀랍게도 콜라가 잡내를 잡아주면서 아주 적당한 단맛을 부여해주고, 간장 본연의 감칠맛이 여기에 어우러져서 기대 이상의 맛을 낸다니까요."


꽃게는 탄수화물과 곁들여야 제일 맛있다는 사람도 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문인영씨는 "밥이나 라면, 칼국수와 꽃게가 만날 때 맛이 가장 좋다"고 했다. "라면에 된장 한 큰술 넣고 다진 마늘이랑 다진 파도 넣고 인스턴트 수프는 반만 넣어줘요. 여기에 꽃게를 넣으면 게임 끝이죠." 커리를 곁들이는 방법도 권했다. "요즘 마트에 가면 태국식 커리 분말을 쉽게 살 수 있거든요. 걸쭉한 커리를 끓여 게살에 곁들여 먹는 거죠."

속살만 골라 '꿀꺽'

푸드 스타일리스트 메이씨는 요리연구가 박종숙씨에게 배웠다는 비법을 들려줬다. "밀대 있잖아요. 밀가루 반죽 넓게 펴서 미는 방망이. 꽃게를 토막 내서 그걸로 밀어주면 속살이 쑥쑥 빠져요. 아무리 꽃게가 맛있어도 꽃게 속살 발라먹는 건 귀찮잖아요. 이렇게 밀대로 밀어 속살만 따로 모아 양념해서 밥에 얹어 먹으면 이만한 밥도둑이 없죠." 이때 꽃게 속살을 무쳐주는 양념은 고춧가루·간장·다진 마늘·통깨·참기름을 조합한 전형적인 비빔면 양념장을 생각하면 쉽다. 문인영씨는 게살 속살을 쌀밥에 올리고 와사비를 살짝 묻혀 김에 감싸 먹어도 맛있다고 했다. "깔끔하고 개운해서 아무리 먹어도 안 물려요."


꽃게탕을 끓일 땐 보통 된장과 고추장을 같이 풀지만, 고추장 대신 물을 미리 뿌려 불려둔 고춧가루만 쓰면 맛이 텁텁하지 않고 칼칼하다. 메이씨는 "냉동실에 있는 소고기를 같이 쪼끔만 넣어주면 맛이 또다시 확 달라진다"고도 했다. 소고기 맛과 향긋한 꽃게 국물이 어우러지면서 완벽한 조합이 되죠!"


송혜진 기자

2019.09.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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