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교도소 들여다보니… 방 하나에 재소자 수십명이 ‘바글바글’

[이슈]by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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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포스트 캡처

태국 교도소 내 폐쇄회로(CCTV)가 해킹되면서 내부의 열악한 상황이 공개됐다. 한 방에 수십 명의 재소자들이 움직일 공간도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자고 있었다.


26일(현지시각)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4일 ‘BigBrother’s Gaze’라는 유튜브 계정이 ‘태국 교도소 보안 카메라 생방송(Thai Bangkok prison Security Came live)’이라는 제목으로 태국 남부에 위치한 랑수언 교도소의 CCTV를 공개했다. 다만 이는 실제 생방송이 아닌 2시간 전의 영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계정의 영상은 모두 삭제됐다.


방콕포스트가 공개한 유출 영상의 캡처 사진을 보면, 한 방에 수십 명의 재소자들이 빽빽이 들어찬 채 잠을 자는 모습이 담겨 있다. 방안을 걸어다니거나, 자는 도중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일부 재소자들은 공간이 부족한 나머지 다른 재소자의 몸 위에 다리를 올리거나 구부정한 자세로 잠들어 있다. 이마저도 모자라 방 한쪽에는 침상 형태로 2층을 만들어 재소자들이 잠잘 공간을 마련했다.


태국 사법당국은 랑수언 교도소의 CCTV 보안 시스템이 뚫려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교도소 내 CCTV 시스템은 민간 업체가 설치한 것으로,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 교도소장 등을 포함해 교도소 고위 관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솜삭 텝수틴 태국 법무장관은 "접근 암호를 해킹하면 외부인도 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특별수사국에 이번 사건 배후를 파악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솜삭 장관은 이어 "CCTV 영상 공개가 재소자들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면서 "재소자들이 빽빽이 들어찬 모습이 공개돼 태국 교도소의 평판에 손상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부 동남아 국가들의 교도소 재원 부족으로 수감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태국 역시 교도소가 포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태국에서는 모범수로 석방한 연쇄살인범이 석방 직후 또다시 살인을 저질러 논란이 됐는데, 당시 태국 교정국 관계자는 "교도소가 포화 상태여서 사면을 통해서라도 수감자들을 교도소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윤정 기자

2019.12.2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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