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5천만원인데”… 환경미화원 꿈꾸는 20대들, 경쟁률 23:1 육박

[이슈]by 조선일보

20~30대 지원자 50% 육박, 女 비중도 늘어

"일반 회사 다니다 환경미화원 전직 사례도"


청년들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고용 환경과 비교적 높은 연봉 등으로 환경미화원을 꿈꾸는 20대 청년들이 늘고 있다.


31일 인천 지역 지자체에 따르면 올해 신입 환경미화원 채용에 20∼30대 지원자가 대거 몰려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서구는 지난 9월 환경미화원 5명을 모집하는 공고에 114명이 지원해 2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중 20∼30대 지원자가 56명(49.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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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한 도로에서 환경미화원 이성형(22)씨가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2명 모집에 39명이 지원한 연수구 환경미화원 채용 때는 20∼30대 지원자가 25명(64.1%)이었다. 지원자를 청년층, 장년층, 취약계층으로 나눠 모집하는 미추홀구는 40세 이하 청년층 지원자만 50명이었다.


최연소 환경미화원인 인천시 남동구청 소속 이성형(22)씨는 "사회에 기여하면서도 정년이 보장된 안정적인 직업이어서 환경미화원이 되고 싶었다"며 "반복적인 청소작업이 이어지고 힘든 순간도 있지만 깨끗해진 길거리를 보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미화원이 되는 과정도 쉽지는 않다. 20회 이상 기록해야 만점인 턱걸이에 4분가량 들고 버텨야 하는 25㎏ 모래주머니는 주기적으로 운동을 한 성인이라도 쉽지 않다. 이성형씨는 피트니스센터를 다니며 1년 동안 근력과 체력을 키워 어렵사리 체력 조건을 갖춰 7대1의 경쟁률을 뚫고 환경미화원이 됐다.


남동구 환경미화원의 초임 연봉은 야근·휴일 근무수당, 명절 휴가비 등을 포함해 4500만원∼5000만원 수준이다. 승진은 없지만, 32호봉(32년)까지 임금이 계속 오른다. 정년은 만 60세로 공무원과 같고, 고등학교 자녀 학자금도 지원받는다.


지자체들은 최근 수년간 계속된 청년 취업난 속에 환경미화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직자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취업난 속에서 초봉 5000만원에 이르는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점이 20∼30대 지원자에겐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용 과정에서 체력평가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젊은 지원자들이 스스로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며 "일반 회사에 다니다가 환경미화원으로 이직을 하려는 경우도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황민규 기자]

2019.12.3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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