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여섯 스페인의 붉은 공주, 코로나로 사망

[이슈]by 조선일보

세계 왕실 인사들 중 첫 사망자 발생


스페인 왕실의 마리아 테레사 드 부르봉 파르마(86) 공주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망했다. 전 세계 왕실 인사 중 코로나 감염증으로 목숨을 잃은 첫 사례다.


30일(현지 시각) 프랑스 주간 파리마치와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프랑스 파리에서 투병하다 지난 26일 숨졌다. 마리아 테레사 공주의 동생인 식스토 엔리케 드 부르봉 파르마 왕자는 페이스북에 “(마리아 테레사 공주의) 영원한 휴식을 위해 기도를 부탁한다”고 썼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령의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숨지기 열흘 전 건강에 이상이 생겼고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됐다고 한다. 이후 그를 돌보던 간호사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와 사촌지간이다. 그의 부친은 스페인 카를로스파의 후계자로서 스페인의 왕위 자리에 도전했던 프랑수아 자비에르 드 브루봉 파르마 공작이다. 모친은 마들렌 드 부르봉 뷔셋 공작부인이다.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6명의 자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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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토 엔리케 드 부르봉 파르마 스페인 왕자 페이스북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1933년 7월 파리에서 태어났다. 프랑스에서 줄곧 교육을 받은 그는 파리 소르본대를 졸업했다. 히스패닉 관련 연구로 소르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스페인 콤플루텐스 대학에서는 정치사회학 박사 학위를 땄다. 콤플루텐스 대학에서는 헌법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평생 독신이었던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왕실 내에서 ‘붉은 공주’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스스로를 기독교 좌파이자 자율적 사회주의자로 규정하며 사회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했기 때문이다.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이슬람·아랍 문화와 여권 신장에도 많은 관심을 쏟았다.


유럽 왕가 가운데 코로나 감염증으로 숨진 것은 마리아 테레사 공주가 처음이다. 앞서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이 코로나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고, 영국 왕위 승계 1순위인 찰스 왕세자도 코로나 감염증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한편 통계 정보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스페인 내 코로나 확진자는 8만5195명으로 전날보다 5085명 늘었다. 확진자 수로는 중국을 역전해 미국,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다. 프랑스는 일곱 번째인 4만174명을 기록했다.


[이세영 기자]

2020.03.3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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