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안 불어도 되는 음주측정기… 비결은 알코올 센서

[트렌드]by 조선일보

경찰 비접촉식 감지기 개발

운전자 30㎝ 앞에 갖다대면 단순 호흡만으로도 알코올 감지

오늘부터 단속 현장 시범투입


운전자가 '후~' 하고 숨을 불지 않아도 음주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신형 알코올 감지기가 20일부터 경찰 음주 단속 현장에 투입된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뜸해졌던 단속이 다시 본격화할 전망이다.


경찰청은 19일 "운전자의 일상적 호흡을 통해 체내 알코올 성분을 감지하는 '비접촉식 감지기'를 최근 개발했다"며 "20일부터 음주 단속 현장에 시범 투입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코로나 사태에 음주 측정도 비접촉으로 - 지난 18일 경기도 광주시 역동삼거리에서 경찰이 비접촉식 음주 감지기를 활용한 음주 단속을 시연하고 있다. 20일부터 음주 단속에 시범 투입될 비접촉식 감지기는 운전자 얼굴에서 30㎝ 떨어진 위치에서 호흡을 채취해 알코올 성분을 감지할 수 있다. /연합뉴스

신형 감지기로 단속하는 방식은 이렇다. 먼저 경찰관이 70㎝ 길이 막대기 끝에 감지기를 달아 운전석 창문 너머로 넣는다. 감지기는 운전자 얼굴에서 30㎝ 떨어진 위치에서 약 5초간 운전자가 내뱉은 숨을 채취한다. 이때 알코올이 감지돼 감지기 경고 램프에 불이 들어오면, 그다음엔 '일회용 빨대'가 달린 음주 측정기로 운전자의 정확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측정기는 종전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


그동안 경찰이 음주 단속을 시작할 때 먼저 사용하는 감지기는 운전자가 입을 바짝 가져다 대고 숨을 불어넣는 '접촉식 감지기'였다. 운전자가 숨을 뱉으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풍압(風壓)을 가해야 알코올 성분이 감지되는 '압력 센서'가 달려 있었다. 하지만 '운전자가 숨을 세게 불 때 튄 침이 기기나 경찰관 손에 묻어 바이러스 전염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1월 28일부터 사용이 중단됐다.


신형 감지기는 별도의 압력 없이도 공기 중 알코올 성분을 감지하는 '알코올 센서'가 달려 운전자의 단순 호흡만으로도 감지가 가능하다. 단속 시 경찰관은 "불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하는데, 기계에 침이 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운전자가 차 안에서 알코올 성분이 든 손 소독제를 사용하거나, 술을 마신 동승자가 있는 경우에도 알코올 성분이 감지될 정도로 센서의 민감도가 높다. 알코올이 감지되면 음주 측정기를 통해 혈중 알코올 농도까지 확인한다. 경찰 관계자는 "시범 단속을 해보니 100명 가운데 음주자 1명을 정확히 분류했다"며 "추가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장치와 단속 방식을 보완해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1~3월 음주 운전 사고는 410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3296건)보다 24.4% 늘었다. 이로 인한 사망자도 같은 기간 6.8% 늘어난 79명을 기록했다.


[이동휘 기자]

2020.04.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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