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날 잊지 않았다" 프랑스 참전용사 울린 마스크

[이슈]by 조선일보

대사관서 마스크 5장·편지 전달

조선일보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하는 6·25 참전 용사 미셸 오즈왈드씨. 그는 '한국전 참전 용사(Korean War Veteran)'라는 문구가 새겨진 모자를 썼다. /프랑스 텔레비전 캡처

"저는 올해 여든여덟입니다. 한국은 여전히 저를 잊지 않고 있어요."


프랑스 동부 벨포르에 살고 있는 6·25 전쟁 참전 용사인 미셸 오즈왈드씨는 22일(현지 시각) 공영방송 프랑스3 인터뷰에서 "지난 4월 말 주프랑스 한국 대사관에서 편지와 함께 마스크 5장을 우편으로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아였던 그는 농장에서 일하다 18세에 입대해 19세이던 1951년 6·25전쟁에 파병됐다.


그는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지났는데도 한국이 당시 함께 싸웠던 사람들을 잊지 않고 있어서 감동했다"고 했다. "한국에 가면 죽는다고 주변에서 모두 말렸고, 영하 30도 이하의 혹독한 추위가 끔찍했지만 이겨낼 수 있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전 참전 용사(Korean War Veteran)'라는 문구가 새겨진 남색 모자를 쓰고 인터뷰를 했다. 이 모자는 국가보훈처가 세계 각지의 참전 용사들에게 보내준 것이다.


프랑스 북서부 소도시 아뇨에 사는 폴 로랑씨도 최근 일간 우에스트프랑스 인터뷰에서 "한국 대사관에서 마스크와 편지를 받아 놀랍고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참전 용사들이 없었다면 한국이 공산화됐을 것이란 점을 잘 아는 한국인들은 역사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참전 용사들을 언제나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은 코로나 위기도 잘 빠져나왔다"고 했다. 로랑씨는 1952년 입대한 직후 한국에 파병돼 1년 가까이 참전했다.


프랑스군은 6·25전쟁에 3500명가량이 참전해 약 270명이 전사(戰死)했다. 참전 병력 중 전사자 비율(7.7%)이 참전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은 오즈왈드씨와 로랑씨를 비롯해 프랑스의 6·25전쟁참전용사협회가 계속 연락하고 있는 생존 용사 66명에게 마스크를 보냈다. 최종문 프랑스 대사는 편지에서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한국 정부는 참전 용사들의 건강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0.05.2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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