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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증인 돼달라" CNN, 시리아 어린이 독가스참사 영상 독점공개

by조선일보

미국 CNN 방송이 지난달 초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州)에서 벌어진 화학무기 공격 참사 현장을 낱낱이 기록한 영상을 9일(현지시각) 공개했다. 당시 공격으로 100여 명이 사망하고 400여 명이 다쳤다.


CNN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최후의 순간이 담겨 있다. 몹시 소름끼치는 영상”이라며 시리아 내전에서 발생한 전쟁범죄 참상을 체감하고 해결을 촉구하자는 뜻에서 단독 입수한 이 영상을 이례적으로 편집 없이 보도한다고 밝혔다.

"증인 돼달라" CNN, 시리아 어린

화학무기 공격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어린이/CNN 뉴스 캡처

총 7분42초짜리 이 영상에는 참혹했던 당시 상황이 여과 없이 담겼다. 공습으로 마을에서 회색 기둥이 피어오르는 장면으로 시작해, 마을 곳곳에 사린가스를 들이마신 어른과 아이들이 입에 거품을 문 채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거나 창백한 시체가 되어 나뒹구는 모습이 기록돼 있다.


특히 공격을 받고 쓰러진 아이들이 트럭 짐칸에 짐짝처럼 태워진 채 가쁜 숨을 몰아쉬는 장면은 차마 눈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언론 매체가 시신이 노출되는 등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을 원본 그대로 보도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CNN은 “지난 6년간 시리아 내전을 통틀어 이 같은 참혹한 사태는 없었다”며 “꼭 봐야 한다. 증인이 돼 달라”고 시청자들에게 호소했다.


공격이 단행된 시각은 오전 7시쯤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들은 학교나 일터에 나가려고 준비를 하거나 아직 단잠에 빠져 있던 이들이다. 겨우 속옷만 걸쳐진 시체들은 젖은 흙바닥 위에 널브러졌다. 구조대가 구조 작업을 진행하며 옷을 벗기고 물을 뿌렸지만, 이들의 입과 코에는 흰 거품이 가득했다.

"증인 돼달라" CNN, 시리아 어린

CNN 뉴스 캡쳐


시리아 반군 측은 독가스 공격의 배후로 바샬 알 아사드 정권을 지목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지시로 이 지역에서 사린가스 공격을 벌여 어린이를 포함한 수백명의 사상자가 났다는 것이다. 이들은 시리아 정부군이 자국민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UN안전보장이사회에 즉각적인 실태 조사를 요구했다.


시리아 아사드 정부는 "100% 조작된 것"이라며 화학무기 공격을 부인하고 있다. 시리아 아사드 정부는 지난 4월 로이터통신에 “시리아 정부는 이번 화학 무기 사용과 관련이 없다”며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이라고 주장했다.

"증인 돼달라" CNN, 시리아 어린

독가스에 쌍둥이 잃은 시리아 아버지/연합뉴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는 내전이 발발한 2011년 이후 최소 630만명이 집을 잃었고, 470만명이 반군 포위 지역 등에 갇혀 연락이 끊겼다. 피난민만 500만명이 넘는다.


김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