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타다로 차량 공유 서비스 주도하는 이재웅 대표

[비즈]by 데일리

차량 공유 서비스 이재웅 대표

IT 기업으로 흥한 신흥재벌을 꼽을 때 이재웅 대표(이하 직함 생략)의 이름은 항상 최우선적으로 거론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 성공을 거둬 큰돈을 벌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로는 스타트업들을 지원해 온 그는 IT 분야 창업자들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오랜 시간의 공백을 깨고 일선에 복귀했다. 작년 4월, 그는 2007년 다음 대표를 관둔 지 11년 만에 카셰어링 벤처 ‘쏘카’의 이재웅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를 겸임하기로 했음을 밝혔다.

과감하게 도전한 메일 무료화, 성공을 거두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창업자, 그리고 이제는 쏘카의 대표인 이재웅 대표이사

이재웅은 1968년 10월 22일 인천에서 이철웅 전 한국종합건설 대표의 장남으로 태어나, 서울영동고등학교를 지나 연세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 이후 프랑스 제6대학에서 인지과학을 공부하며 인터넷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귀국해 대학 후배인 이택경 전 다음 최고기술책임자, 파리에서 같이 유학을 하던 고 박건희 사진작가와 함께 자본금 5천만 원으로 1995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하게 된다.


회사 창업 후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주로 외주용역을 통해 수익을 창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시도하게 된다. 여러 사업들 중에서 가장 크게 성공을 거둔 것은 1997년에 론칭한 ‘한메일’이었는데,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유료로 제공되던 이메일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단숨에 수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게 된다. 2년 만에 서비스 가입자 160만 명을 확보한 이후, 이들은 커뮤니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한메일넷 다음으로 온라인 카페 커뮤니티 ‘다음카페’를 론칭하고 사이트 이름을 ‘다음’으로 바꿔 다시금 성공을 거두게 된다.

코스닥 상장, 거부가 되다​

한메일과 다음카페의 양대 축을 기반으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포털 사이트 ‘다음’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포털 사이트 1위였던 야후를 제치고 국내 1위 포털로 다음은 발돋움했다. 이재웅은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과도 유년기부터 이웃사촌으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전해지는데, 네이버컴의 창업에 도움을 줬음은 물론 다음의 검색에 네이버 검색엔진을 사용하기도 한 바 있다.

코스닥에 상장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현재 카카오와 합병해 카카오의 이름으로 올라가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성장을 거듭하면서 코스닥에도 상장되었으며, 이재웅은 대표적인 벤처 1세대 기업인이자 신흥재벌로 떠올랐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포털 사이트 서비스에서의 영향력을 무기로 2000년대 들어 사업 확장에 나섰다. 온라인 쇼핑에서부터 자동차 보험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다음의 사업영역은 확대되었지만 대부분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이 신사업 발굴에 주춤하는 동안, 지식인 서비스로 영향력을 확대시킨 네이버가 포털 사이트 1인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만다.

무너진 과금 정책, 1인자를 뺏기다​

다음의 실패, 그리고 그 자리를 네이버가 뺏기게 된 데에는 네이버 서비스 자체의 퀄리티 상승과 함께 이재웅의 뼈아픈 실책이 겹쳐진 결과였다. 그의 가장 큰 실책은 2002년 시행된 온라인 우표제로 꼽힌다. 온라인 우표제는 대량으로 메일을 보내는 기업 혹은 개인에게 건당 비용을 과금하는 제도로, 이로 인해 다음은 회원사들의 반발을 사게 된다. 회원사들이 회원가입 시 이메일 정보를 한메일로 기입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등의 활동을 벌였고, 자연스레 한메일 이용자는 줄어들게 됐다.

라이코스 합병을 통해 이뤄진 해외 진출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이재웅이 선택한 것은 해외 시장의 개척이었다. 이를 위해 다음은 2004년 8월, 경영난에 시달리던 라이코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결국 라이코스는 2010년 인도계 광고사인 와이브랜트에 재매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와이브랜트가 매각 대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으면서, 라이코스는 다음에게 큰 금전적인 손실을 입히게 된다.

창업 12년 만에 다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다​

다음의 실패로 자회사들의 경영은 어려워졌고, 굳건했던 시장 1인자의 자리는 네이버에게 빼앗겼다. 회사 창업 12년 만에 다음은 위기에 빠졌고, 이재웅은 이로 인해 2007년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결단을 하고 회사를 떠났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그는 이후 사회적 벤처 후진 양성을 위한 벤처캐피털을 설립하고,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 주는 역할을 자처하게 된다.

텀블벅, 스페이스클라우드 등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한 이재웅의 소풍

2008년 그가 설립한 벤처캐피털의 이름은 ‘소풍’이다. 소풍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사업목적으로 삼고 있는 벤처캐피털이다. 이들은 창립 후 10년 동안 다양한 기업에 투자해 왔는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텀블벅, 스페이스클라우드, 뉴베이스, 에티켓, 그리고 ‘쏘카’ 등 42개로 알려져 있다. 이재웅은 소풍 외에도 IT, 미디어, 라이프스타일 등의 분야에 투자하는 다른 투자사들을 복수로 설립해 스타트업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11년 만의 복귀, 이제는 모빌리티​

11년 동안 경영 일선을 떠나 후방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해 온 이재웅은 작년 4월 다시금 대표이사로 회사에 복귀했다. 그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회사는 바로 쏘카였다. 이재웅은 소풍을 통해 2011년 쏘카 창업 당시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최대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으며, 대표이사 겸임을 계기로 직접 택시업계와 쏘카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고 사업을 성장시켜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쏘카의 대표이사로 11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다

이재웅은 쏘카 대표로 취임하며 “이용자들이 모든 교통수단을 우리의 플랫폼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쏘카의 매출 및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신뢰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쏘카의 매출 상승을 통해 회사 자체의 경쟁력을 상승시키는 것은 물론, 기존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전혀 다른 신사업을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재현할 수 있을까​

쏘카는 작년 7월 ‘비트윈’을 서비스하고 있는 ‘VCNC’를 인수했다. VCNC는 쏘카에 인수된 이후 기사 포함 렌터카 대여 서비스인 ‘타다’를 동년 10월 론칭했으며, 이재웅은 타다 서비스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쏘카와 타다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그에게는 두 가지의 사명이 있다. 하나는 영업손실이 깊어지는 쏘카의 수익성 강화, 또 하나는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타다의 문제 해결이다. 이를 그가 어떻게 해결해 내는지에 따라, 후세에 그의 경영능력에 대해 내릴 평가가 다시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타다와 쏘카의 시너지, 그리고 택시업계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관건

그는 IT 시장의 성장기의 중심에 서서 큰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벤처 1세대 사업가다.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민간 공동본부장으로 정부의 혁신성장정책 입안에 참여한 것도. 스타트업 대표로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에 동행한 것도 그 명망 덕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조상으로서가 아니라, 현 세대의 모빌리티 혁명을 끌어내야 하는 경영 일선에 서 있다. 다음 창업자가 아닌 쏘카 대표 이재웅은 과연 다시 한 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낼 수 있을까.


최덕수 press@daily.co.kr

2019.08.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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